남편은 살다보니 그리 알뜰살뜰한 면이 있거나 생활력이 강하지는 않으나
명품이라든지 화장품 구입에 그리 신경을 쓰지않는 무던한 마누라에게 감사하기도 하나봐요.
오늘은 마이너스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도 하네요.
어쩌면 들어본 적도 있으나 사용용도나 이자비율 등 상세한 정보는 관심도 없고
만들생각도 없는 제가 고민적고 소소하게 잘 살아가는 것일수도 있겠어요.
곰곰히 화장실에 앉아서 번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적어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취미나 흥미가 있는 것을 하나즈음 생각해서
재미로 삼을 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꼭 그것이 실리를 추구하지는 못할지언정, 소소한 행복과 자기만족을 줘서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니까요.
나는 어떤 것을 하면 좋을까에 대해 생각해왔는데요.
이것 저것 떠오르긴 하는데 시작하다가 관둔 것들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며 지금까지 마음속에 가지고 오는 것들도 많아요.
어쩜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들은 상상속의 것들이어서
더 쉽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거나,
막상 시작하고 현실속에 벽에 부딪히면 흥미도 사라지고 낙도 없을 것 같아
지른하게 마음과 머리속에만 두고 야금야금 생각하는 재미로만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슬슬 드는 생각은 그림을 그려보자는 것인데..
곧 가까운 교보문고에라도 가서 예쁜 노트한 권 구입해서 아름다울 봄날에 낙으로 삼으려해요.
언젠가 저런 문을 보았는데 아주 보잘것 없고 평범한 철문이 저녁이 되면 번쩍 열려
동화속 나라로 들어가는 입구가 된다면 하는 상상을 해봤어요.
사진에서는 별로인데 담쟁이 넝굴가지도 엄청 빽빽하니 한 여름정도엔 정말 멋있을 것
같은 담쟁이였거든요.
입구에는 멋드러진 옷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서 안내를 하고 끝도 없이 펼쳐질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의 행렬을 상상하지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떡하고 떠오르네요.
한참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남편이 불러 이동했는데..
그러한 나의 상상력과 현실성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을 생각해내는 것들이 요즘은 재밌네요.
아무래도 육아라는 막대한 현실성에서 도피처로 삼는 아이디어인 듯 해요.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삶을 재미있게 해주고 윤활제같은 역활을 최근엔 톡톡히 해줘서
뜬금없는 나의 뇌구조에 감사하며 살고 있답니다.
사치라는 것이 위로가 되고 다시 삶으로 뛰어들수 있는 처방전 같은 것이 될 수 도 있는데요.
흥청망청 써볼수도 없거니와 그닥 관심없는 동우맘에게
정신적인 요로한 뜬금없는 상상들이 사치라고 생각해요.
누가 제동을 걸지않는 한 어떠한 상상을 한들 법적으로 걸리거나
남편에게 제어당하겠습니까..ㅋㅋㅋ
요러한 나의 왕성한 마음속의 사치스러움들을
아까운 것들은 메모하고 정리해서 나중에 꼭꼭 노트를 마련해서 그리고 써볼까 합니다.
그럴려면 일단 현실에 매진해야겠어요.
슬슬 뒤집고 맛도 보려하는 딸과 새학기가 되는 동우 먼저 챙기고
마음속의 은근한 사치스러움으로 치장해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