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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타인의 밥상

서울, 석관> 석관동황금시장 떡볶이

 

어느새 유명해진 석관동 황금시장 떡볶이 입니다.

학창시절에 이 시장을 지나야 집으로 갈 수 있었기에 친구들과 자주 들렸던 곳이지요.

 

그때에도 월세에 쫒겨 근방으로 몇 번 이사를 하셨고, 몸이 아프셔서 쉬시기도 하셨지만 이곳에서만

벌써 20년이 넘게 떡볶이를 팔고 계시니 진정한 분식의 명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땐 야채김밥도 말아주시고 대충했지만 짭조름했던 잡채도 한켠에 초록접시에 주셨는데

이제는 떡볶이와 오뎅국물만 포장으로만 팔고 계세요.

 

 

석관동 황금시장은 재미있는 재래시장이지만 점차 활력을 잃고 있는 아쉬움이 있는 곳인데

석관동 떡볶이 할머님의 유명세 덕분에 그나마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 명맥을 이어가고 있어요.

간판도 없이 어째저째 이어가시고 있는 참으로 신통방통한 떡볶이집!!

 

인사를 드리면 무뚝뚝해 하시면서도 얼굴을 딱 보면 아시는지 말안해도 더 담아서 잔뜩 양이 많아지는...

그리워서 왔노라고, 딸과 아들도 데려가는 날이면 꼭 인사를 드리게 한답니다.

가끔 집으로오는 지란지교가 들려서 사오기도 하는데 그 검정 비닐이 참 친밀스러워요.

 

 

그득한 떡볶이의 양은 언제나 넉넉한데 튀김만두3개, 길다란 어묵 3개, 달걀도 들어가 있으며

잡채를 함께 버무려 떡과 함께 담겨져 6000원으로 판매됩니다.

 

무가 들어있거나 없는 비닐봉지의 오뎅국물은 서비스.....저는 항상 무가 담긴 것을 원하는데

좀  짭짤하니까니 집에와서 물 더 붓고 꼬치어묵을 넣어서 더 끓여서 먹는답니다.

 

 

내게 맞게 깻잎도 넣고 냠냠냠...

아이들이 먹기엔 자극적인 매운 맛이어서 아직 함꼐 먹진 못해요.

 

춘장과 고추장의 비율은 모르겠지만 섞여져있고 매운 고춧가루도 있고..암튼 그렇고 할머님의 맵고 짠맛이

더 강해진 느낌도 있지만 맛이라는 것은 미각뿐이아니라 추억과 기억을 더듬는 것인지라

저는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땀을 흘려가며 매우면 물마시고 짜도 물마시고 맛있게 먹는 편입니다.

 

 

오늘은 잊으셨나 했더니 양이 많아서 못봤던 것이었어요.

반가운 삶은 달걀이 얼굴을 내밉니다.

석관동 떡볶이라는 체인점이 생겼던데 맛도 이름도 똑같은데 꼭 따라했다라고 볼 수 없을지언정

참고했거나 했다면 그 이야기를 꼭 전달해야한다고 생각되는데 아닌 사람들도 많은가봐요.

할머니께서는 알기만 알고 모르시거나 상관 안 하시는 느낌...

 

세상의 모든 것들이 약삭빠르게 돌아가고 경제성으로 환산되고 이익추구를 원한다지만

추억과 기억과 정이 있는 이런 작은 가게들이 오래오래 남아주길 희망합니다.

 

* 석관동 황금시장 떡볶이: 서울시 성북구 석관동 황금시장 내 종합화장품 간판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