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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가족요리

2011년 9월의 밥상

 


가을입니다.
밥하기는 싫어지고 누군가가 정성스레 마련해준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지는 것이요.
동태탕 생태탕도 참 좋을텐데...우리 신랑은 너무 바빠요..
남편은 업무가 바빠졌고 늦는 일도 많아져서 아이들과 기다리는 저녁시간이 많아집니다.
아들이 달걀이 들어간 마요네즈 샌드위치를 해달라길래 만들어서 먹었는데
남편이 오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얼린 새우는 끓는 물에 데쳐내고,  당근과 감자, 양파를 잘게 다져서 올리브유 두르고 밥과 볶습니다.
간장, 올리고당과 굴소스 약간, 좋아하는 달걀하나 톡~깨서 함께 볶고, 참기름과 깨뿌려서 마무리해요.
굴소스가 없을 때는 간장만 이용해도 좋고, 해산물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액젓을 조금 넣어
보시는 것도 좋아요. 태국 볶음밥처럼 알싸하고 새로운 맛이 나요.
동그란 모양의 그릇에 꾹꾹 눌어담아 뒤집어 접시에 놓으면 모양이 이쁘죠.
새우만 골라서 윗부분에 이쁘게 돌려담고 아이비 잎사귀 하나 올려줍니다.
볶은 감자와 당근을 간장에 조려낸 것도 얹어보구요.
아이들 용으로 끓인 콩나물국이 곁들여 집니다.
손씻고 식탁에 앉으려던 남편이 웃습니다.
완전히 사진찍어 올리는 블로그 용...티가 팍팍 난다며...신나게 웃네요.

 


요상야릇하게 멸치육수가 너무 땡깁니다.
그 뜨끈하고 담백한 맛이 그리워서 집에서 만들어 보고자 했어요.
커다란 냄비에 물을 가득 담고 무, 양파, 대파, 다시마와 국멸치를 넣고 포옥 끓입니다.
체에 걸러 내용물들을 제거하고 국간장, 소금 간을 하고
말캉하게 3,4분 끓인 국수는 찬물에 헹궈 그릇에 담습니다.
먹기 직전에 토렴을 해서 따끈하게 해서 김가루, 신김치자른 것, 호박과 양파를 다진마늘에 볶은 것,
자른 파와 고춧가루 뿌려서 주면...좋죠.. 좋아요..ㅋㅋㅋ
토렴은 국수나 국밥을 줄때 그릇과 내용물이 따뜻해지라고
뜨겁게 끓인 국물을 여러번 부었다 뺐다 해주는 일입니다.
아이들은 밥에 말아줬습니다.
탄수화물을 주지 않으면 약간 불안한지라
김가루에 깨와 밥, 참기름을 몽땅그려서 못난이 주먹밥도 함께 놓았어요.

 


살이 찌긴 하지만 딱 제철인 단호박, 고구마를 튀겨주니 아이들이나 남편이나 좋아하네요.
정말 맛있는 단호박은 고구마처럼 생으로 깍아먹어도 맛있다고 하더라구요.
찌개도 많이 먹고 다양한 섭취를 위하야 언제나 노력하는데
우리 신랑은 아내의 성의를 잘 몰라주시는 것도 같아 섭섭하기도 해요.
밀폐용기째 주지 않기, 가능하면 즉석조리해주기, 3가지 이상의 반찬을 준비하기 등,
나름의 원칙을 지키려면 힘든데 말이죠.
굶어봐야 ..아이고 우리 마누라가 그립구나....하겠죠..
늙어서 봐야지..굳게 벼르고 있답니다.ㅋㅋㅋ

 


아이들도 골고루 먹습니다.
하원하고 나서 밥 먹기전에 주전부리등의 간식거리를 약간씩 준비해야되고
음료수는 아예 없이 물과 우유, 보리차 정도를 줍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 잘먹고 잘 자고 쉬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나고
소아과 원장님들이 말씀하시거든요.
목에는 따뜻한 국이 좋은데 콩나물국, 미역국, 황태국 등이 좋다고 해서 꼭 한가지 국은
준비를 해놓고 있습니다.
시래기국이나 시래기 나물, 깻잎나물도 해먹었는데 우리집 아이들은 참 잘먹습니다. 
쌈싸먹거나 김밥쌀 때 쓰는 커다란 깻잎 말고 어린 깻잎순이 따로 있는데 2단을 싸게 사와서
줄기는 거의 제거하고 잎을 소금 넣은 물에 살짝 데쳤다가 찬물에 헹궈요.
들기름과 국간장, 다진 파와 마늘, 깨소금을 넣고 조물거리다가 후라이팬에서 볶습니다.
나름대로 향긋하고 고소합니다.
남편은 냄새로는 금새 알아차리던데요.
"깻잎 볶았어?""

 

 

 


날씨가 좋아지면서 도시락을 싸서 놀이터에 나가는 일도 가끔 생겨요.
아시는 이웃사촌들의 아이들도 있어서 음료수랑 간식거리, 과일등도 넣고 먹이면서 놀죠.
머리가 좋아지는 호두라니까 아들은 하루에 두 세개는 먹던데 맛은 없는가봐요.
오랫만에 피자도 궈줬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시지를 잔뜩 얹은 소시지피자...
간만에 하려니 반죽한 것을 두 덩어리로 나눌 것을...몽땅 폈더니 도우가 너무 두꺼워서
밀가루 맛이 팍팍 났어요.
그래도 별 말없이 윗부분의 토핑과 치즈는 싸악 긁어먹던 착한 아들입니다.
코스트코의 고기는 맛있는데 불고기와 갈비, 스테이크용 모두 최고라고 느껴서
집에서 가끔 궈줍니다. 약간의 와인을 붜주면 냄새가 확 없이 쫀쫀해요.

추석을 기해서 전반적으로 세금과 물가가 오르고, 들어오는 돈은 정지해있고....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도 버거운 듯한 경제생활을 느껴요.
가능하면 엥겔지수까지 줄여볼까 하는데 쉽진 않습니다.
쌀과 김치 등은 거의 친정에서 가져와서 큰 돈이 드는 부분은 없는데
아이들이 먹는 유제품과 과일까지 줄일 수는 없으니까요.
대부분 집에서 만들어 먹고, 외식을 거의 안하며 지냈는데 조금 마음이 씁슬하기도 하답니다.
먹을 것이 풍부해지고 살찌려고 이것 저것 생각나는 가을녁인데
좀 더 안정된 생활이길 바라면서도 주부로서 좀 더 알뜰해져야함도 반성합니다.
생선회를 좋아하는 아들이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여름에 못먹었던 회 맛을 보고 싶어 할텐데
걱정이네요.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갈까나.....  

일단 집에 있는 과일, 야채, 달걀, 인스턴트식품과 냉동식품을 다 이용해보고
필요하면 구입하려고 마트에 자주 가지 않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없이 다 먹고, 알차지고 건강해지길 기원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