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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시티투어

강원, 평창> 1박2일, 봉평면 관광지돌아보기


오전, 촉촉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날씨예보를 보니 전국적으로 온 모양인데 낮부터 개인다고 하니 일정대로 하려해요.
11시에 체크아웃하고 이동합니다.
아이들 과자가방이 없어서 평창 코업 스위트하우스쪽에 전화를 해봐도 감감하니....그냥 포기합니다.
아이들과 다니기엔 짐이 많아서 스스로 잘 챙겨야함도 있지만 호텔같은 경우에는
버리는 것도 확인전화를 해주시거나 잘 챙겨주시는데 말이죠.
저가의 숙소이지만 서비스의지도 없고 담배피우시는 분들도 많으시고
다시 오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의 먹을 거리와 음료를 다시 구입하고 이동합니다.


엄마가 찜한 장소 평창무이예술관에 갑니다.
조용한 마을 안에 위치해있는데 2001년 폐교스튜디오 프로그램 중에 하나로 개관하여
열린 예술공간이네요.
현금만 가능해서 부부만 6,000원을 내고 입장해봅니다.


비가 옴에도 여전히 핑크색 선글라스를 고집하며 거꾸로 쓰고 다니는지라
질질 흘러내리는 것을 올려대기 바쁜 딸은 고양이 조각품을 보고 좋아하네요.
재미있는 굼벵이 가족의 조각품도 보여서 모두 얼굴을 확인하여봅니다.
슬슬 비도 내리고 실내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입구 위쪽에는 다리를 넓게 벌리고 손은 모으고 있는 조각상이 보여서 남매가 따라합니다.
아들은 제법 리얼하게 다리를 쫘악 벌리고 좋다고 껄껄거려요.
딸도 본인도 하겠다며 의지를 보이는데 어설픈 귀여움이 보입니다.
귀여운 벽화와 자판기의 그림들, 입구의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남여화장실에
재미가 가득한 그림들은 소소하게 꾸밈을 해놓은 아티스트들의 시선을 느끼게 됩니다.


복도를 따라가면 멋진 그림들과 조각 등의 예술작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며 다가갔는데 손끝과 시선으로 다양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흥미를 많이 끄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천장에 달린 작품을 보며 문어라며 좋아하는 아이들입니다.
금새라도 꿈틀거리며 내려와 우리를 또아리 틀 것만 같기도 하고
언젠가 봤던 미국영화의 외계인 주인공 같기도 하네요.


오상욱 작가의 작업실에 들어서봅니다.
이렇게 개인적인 공간에 들어가도 되나 싶은 마음도 있지만
어떤 생각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작업하시나 캐내어보고 싶은 간질스런 마음으로 들여다봐요.
아이들은 완성, 혹은 미완성의 회화, 조각 등을 보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것들을 이야기해보고
찾아보기도 합니다.
업드려 손을 들고 있는 조소를 보더니 최근 재밌어하는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같다며 따라하기도 해서 크게 웃었습니다.
"오빠 이게 뭐게?, 이거 꼭 돼지같지 않니?" 남매는 오랫만에 사람다운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복도를 따라가면 도예, 판화, 서양화, 서예 체험을 할 수 있다는데 압화체험실의 문이 열려져
있어 살짝 고개를 들이밀어도 봅니다.
메밀꽃화실은 30년간 메밀꽃을 그려왔다는 화가의 아름다운 메밀밭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요.
초가을에 왔다면 볼 수 있었을까요...아름다워서 취해 잠들어버릴 것만 같은 메밀꽃을
실물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세익스피어의 한 여름밤의 꿈과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의 배경과 느낌이 비슷하게
연상되는 것은 몽환적인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서예전시실도 둘러보고 아름답게 걸려진 작품들도 총총히 구경하고 나옵니다.
예전 학교의 모습을 간직한 이 곳은 나무로 된 신발정리대가 그대로 남아있어
아빠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작은 테이블을 보더니 딸은 냅다 앉아서 책상에 부착되어진 그림을 보고 있네요.


아트샵에는 엄마가 좋아할만한 자기용품들이 많았어요.
투박하지만 질감이 좋은 그릇들은 그래도 작품인지라 가격도 있어서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찻잔, 메모꽂이 등 선물을 해주면 좋을만한 소품들이 눈에 뜨입니다.
둘러보며 크네, 작네, 무겁네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해봅니다.
이제 제법 감각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할 수도 있군요.
2층으로 올라가면 향긋한 커피향이 나며 유리창으로 조각공원이 넓게 보여서 시원스럽습니다.


뒷편으로 나가 봅니다.
가마도 보이고 작가의 숙소로 보이는 건물도 있습니다.
작품들도 있는데 성별도 가늠해보고, 무엇일까 생각도 해보며
로마의 휴일에서의 장면처럼 죄지은 것이 없으면 물지않는다며 임시로 지어낸 아빠의
사자상 입에 손도 넣어봅니다. 물론 죄지은 것은 많겠지만 물리지 않은 남매에요!


시골집처럼 생긴 휴식공간에는 김치를 담으시려는지 절여진 배추가 물기를 떨군채
업드려있고 뽀얀 연기도 피어 올라와요.
화가의 집에도 올라가 보고 싶지만 개인적인 곳인것 같아서 문앞 돌위에 바램을 하고
작은 돌도 올려보고는 앞쪽으로 이동해봅니다.



 


대나무로 짜여진 다양한 공간에서 남매가 뜁니다.
남편은 위험스럽기도 하고 지저분해질 것 같아선지 제지하셨지만,
엄마는 큰 위험은 없을 것 같아서 놀게하였더니 엄청 재밌어 하더군요.
쪼개진 부분을 피해 한 쪽으로 건너오기도 하고, 나무 위쪽으로 올라가보기도 합니다.
딸은 확실히 언어능력과 동작성을 오빠보다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며
둘째라서 다양한 환경요소와 오빠 따라하기가 많은 요인으로 보여지네요.
싸우기도 하지만 졸졸 따라다니며 좋아보이는 것은 뺏거나 모방합니다.


다시 조각공원으로 나왔더니 역시나 유상욱작가의 작품이 많은 가운데 비가내려
촉촉하고 좋은 자연의 내음이 다가옵니다.
아이들은 우산을 들고 쫒는 아버지는 생각도 않고 작품의 자세를 따라하는 등
나름대로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가족상 앞에서 찍은 사진은 엄마가 참 기분좋아지는 사진에요.


엄마는 여행지에 가면 재래시장이라든지, 미술관 혹은 아틀리에 등에 들려보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아이들에게는 산만하거나,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고 남편도 그러할 것 같아서
전에는 크게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최근엔 한 곳 정도는 엄마가 가고 싶은 곳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가족들도 잘 동의하고 즐기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답니다.
역시 대단하고 유명한 장소보다는 함께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장소라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소박스런 만족감을 느껴봅니다.
보기만 하는 작품이 아니라 만져보고 이야기해보며 올라타고 느껴볼 수있는
다양한 감각이 가능한 아트센터가 곳곳에 많아져 아주 반색하는 바입니다.

*평창무이예술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무이리 58


이효석문화마을이 잘 조성되어있는데 다양한 차량으로 북적거립니다.
생가마을 쪽에 주차를 하니 앞 쪽에 당나귀가 있어 아이들이 반겨합니다.
당나귀를 실물로 본게 몇 번 안되는 엄마는 신기하기도 한데 메밀꽃 필무렵에서
짐을 싣고 갈때 등장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편은 일잘하고 짐을 잘 운반하는 동물이라고 덧설명도 잘해주십니다.
생가를 복원한 곳으로 옛 가옥의 형태를 구경하던 중에 오빠보다 먼저 가려는 딸이
마당으로 떨어져 엉덩이가 젖었습니다.
좀 울긴했지만 그래도 오빠와 무거운 절구질을 하고자 하는 것을 보면 의욕은 넘쳐요.


비도 내리고 문학관쪽을 일일이 돌아보지 않고 점심식사를 하러 들어갑니다.
입구쪽으로 다양한 메밀음식점들이 즐비한데 동이네라는 음식점으로 갔어요.
맵지않다는 물메밀면과 메밀전병을 주문했는데 뜨끈한 메밀차를 먼저 내어주시네요.
찬물을 섞어서 아이들과 짠하고 마셔보는데 구수하군요.
메밀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다이어트와 몸의 독소를 빼기도 하는 잘 이용하면
득이되는 식재료입니다.
메밀요리를 그다지 즐기지않는 부부인데 좀 더 시큼해서 냉면육수에 가까운 메밀면과
김치만두의 속을 넣은 듯 알싸한 매운 맛의 전병은 맛있더군요.

먹고 나서 주차장쪽으로 나오면 삽살개가 사람들을 반겨하는데 만져주지 않자
기대감이 떨어진 것인지 버뜩 기둥을 잡고 서서 깜짝 놀랐답니다.
친절하시고 맛도 있고 좋은 메밀요리 음식점입니다.

*이효석문화마을: 강원도 봉평면 원길리 764-1


다음코스는 팔석정입니다.
옛 선조가 여덟개의 바위에 글을 써놓았다더니 역시 수려한 경관이 끝내줍니다.
많은 계곡 등을 봐왔지만 정말 아름답구나! 싶은 곳으로 떨어질 듯 깍아놓은 듯한 바위에서
내려다보는 강물의 유유한 색과 자태가 완전 멋지지만 도도한 여인같은 느낌에요.
아이들은 겁도없이 앞쪽으로 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남편에게 사진기를 맞기고 아이들과 찍는데 후덜덜에요.


팔석정은 생각보다 넓진 않은데 펜션과 송어회집이 있는 곳에 주차를 해서 돌아봅니다.
펜션에는 커다란 말이 있어서 아이들이 또 혹해서 구경하고 나옵니다.
작은 강아지들도 있고 사람을 따르는지라 아이들은 과자도 줘봅니다.
대가족이 올 경우엔 괜찮은 펜션같아서 연락처를 적어왔어요.
우리는 항상 계획하고 예약하고 다니는 편인데 성수기가 아닌 날에는 그냥 무작정 와서
맘에 드는 펜션을 잡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좋지만 곳곳에 이쁜 펜션이 가득한 강원도 평창입니다.

*팔석정: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평촌리 흥정계곡

이렇게 1박2일간의 평창여행을 마무리합니다.
비도 왔고 너무나 여유롭게 잡은 일정같기도 하지만 강원도에 대한 생각을 약간
느슨하게 바꾼 여행이기도 합니다.
추후에 다시와서 아름답고 고즈넉한 강원도의 매력에 다시 빠져보고 싶네요.
좋은 지역을 추천해주시고,
바쁜데도 가족을 위한 여행에 솔선수범하며 동참해주시는 남편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