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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서울, 강북> 화계사에 가다!

 

 

 며칠 째, 말랑한 스폰지 케잌같은 하늘과 달콤스레 느껴지는 꽃향기가 봄이구나~

느껴지게 합니다.

봄 날은 빨리 가므로 오늘도 주중에 형부, 언니, 친정엄마와 후다닥 만나 화계사에 갑니다.

뒷 계단쪽에서 찍은 전경이에요.

참 아담하고 소박한 화계사이며 자연적인 요소가 많아서 좋은 공간입니다.

 

 

어릴 때, 우리 가족은 종교는 없었지만 주말 즈음에나 시간이 나실 때 가끔 아버지를 따라

도봉산에 절에는 몇 번 따라갔던 기억이 있는데 화계사는 처음에요.

차량을 이용하여 입구까지 들어가기가 가능한데 그래서 사람들의 발길이 손쉬운 절입니다.

템플스테이도 가능하고 국제선원, 불교대학까지 갖추고 있는 꽤 실속있는 곳이네요.

 

 

주차를 하고 화계사에 정면으로 서면 오른쪽으로 4층의 전각으로 공양간과 선원, 대적광전이 있는 복합건물과 왼쪽의 정면으론 범종각이 눈에 들어옵니다.

도보로도 오기 좋은 거리로 커다랗고 오래된 나무도 있고,

북한산 둘레길로 접어들 수 있는 나무계단이 놓여져 멋스러워요.

 

 

음식냄새에 이끌려 공양간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는데 나물비빔밥과 된장국이 메뉴로군요.

집에서 아침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추장에 쓱싹비벼 먹고 국도 후루룩 마십니다.

점심공양은 11시반까지였는데 아무래도 몸이 잡아끌었는지 정각에 식사를 마치고 나와

언니가 설겆이를 하셨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식사를 하셨는데 예전 친구와 갔던 템플스테이 생각도 나고

일일이 남은 음식이 없는지 검사하시며 잔소리하시는 스님의 모습을 뵈니 웃음도 나네요.

우리가족은 밥알하나, 된장찌거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었습니다.

 

 

더할 것, 덜할 것 없이 깔끔스런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하늘은 더욱 푸르렀습니다.

이제 화계사를 둘러봐야겠지요?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는 화계사의 동종은 조선후기의 범종 양식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이용될

범상찮은 크기와 웅장함을 자랑하네요.

어느 쪽으로 갈까 하다가 계단을 오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아름다운 대적광전을 마주합니다.

보살님들의 수행이 이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둘러보면 아름다움에 매료되요.

대웅전, 명부전, 삼성각까지 한 곳에 있는데 그 운치가 너무 평온합니다.

 

 

하늘을 보면 벚꽃사이로 햇살이 따사로운 하늘은 사람을 노곤하게도 만드는데

땅 쪽으론 소원지를 적어 접어두는 곳이 있어 언니와 함께 개인적인 소원을 적어서

매달아 보았습니다.

완벽하게 이뤄지지는 않더라도 바라고 바라면 이뤄진다고 하니 항상

머릿속 에 넣어두고 싶은 마음으로 고이 접어 올려보았습니다.

 

 

도심사찰이지만 치장이 과하지않고 오랜역사와 전통까지 살아있다보니

부담없이 돌아보며 생명의 숨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종교는 없지만 염불소리와 목탁소리가 마음을 가라앉게 해주고 엄마가 안아주는 듯한

평온함을 느껴보구요.

시간은 머물러주는 것이 아닌데 욕심을 내고 뒤돌아보기도 하고 뛰어가기도 하는 내 자신을

느끼면서 덧없는 욕심이 많은 것을 반성도 하여봅니다.

5월 초파일 행사때문인지 준비에 바쁘신 모습도 보였는데요.

저런 것을 왜하나? 했던 예전과는 달리 무엇인가에 정성을 쏟고 정진하는 모습이

의미를 생각하게도 하고 최선을 다하게도 하는 것 같아 조금은 멋스럽게도 느껴집니다.

 

 

스님들이 공부하시는 곳의 마당으로는 잘 닦여 윤기가 잘잘한 장독대와 크기와 이름은 다르나

반질하게 질서있게 놓여져 키워지는 것으로 보이는 정갈한 식물들이 보여

그 부지런함에 웃음이 나요.

2박3일의 템플스테이에서 일찍 일어나고 청소를 하고, 밥을 먹으며 참 부지런히 움직이고

단순한 식사를 하니 스님들은 살도 안찌겠구나 했는데 말이죠.

소비의 시대를 살며 하루하루 버텨나간다는 심정으로 스트레스를 논하고

감정에 치우쳐 만족을 모르고 사는 나에게 자연이 주는 평온함을 사찰에서도 마주하게 됩니다.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를 고뇌하고 생각하며 좀 더 내 자신에게 떳떳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형부 덕분에 좋은 곳에 방문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제 슬슬 종교를 생각하는 언니가족들을 보면서 무엇인가에 기준을 잡고 의지하고

믿고 따르는 부분이 필요한 시기이구나 합니다.

어린 시절엔 부모님께 의지하고 또 반려자와 아이들 ..가족에게 많이 의지하게 되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종교에 대한 생각이 ..필요성이랄까 느껴지곤 하거든요.

종교가 무엇이 되었건 나에게 맞는 부분을 찾아 좀 더 내 자신을 성찰하고 지내게 된다면

그 것으로 족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도심사찰, 화계사에 아이들과 한 번 더 와보고 싶네요.

 

* 화계사: 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4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