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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일본> 큐슈 온천여행3일<친정엄마와 제2일>

 

 

 

 

 

"자연은 살아있다." 말그대로 웅장함이 느껴지는 아소활화산 분화구 나카다케에 다시 도전합니다.

세계최대의 칼데라 화산을 봐야하지 않겠냐며 일행들은 오전 일찍 방문을 하였습니다.

현지인들도 보기 힘들다는 분화구의 에메랄드빛 물도 보았는데 흔치않은 기회라해서 뜻깊다고 하십니다.

엄마와 둘레둘레 돌아보며 버스에 앉아봅니다.

초록 대지는 가을과 겨울이 되면 금색으로 변한다고 하시네요.

자연의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이 살아있고 조용하고 안정적인 아소산을 내려가니 소와 말들이 다정하고

한가롭게 풀을 뜯습니다. 이 곳은 말고기로 유명한 곳이랍니다.

오늘은 이곳 저곳을 많이 둘러봐야 한다고 하니 체력관리를 잘 해야하는 이틀째 날입니다.

 

 

 

일본의 명수 100선에  선정되었다는 아케야마 수원지입니다.

역시 아소산의 칼데라에 고인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흐르다가 분출되서 엄청난 물이 뿜어져 나오는

곳이라는데 아주 맑고 깨끗합니다.

귀여운 투명과 불투명의 물병을 파는 작은 가게와 연못같은 곳에는 물고기가 살랑거리며 다니는데

직접잡아 구워주신다는 작은 화로도 있어요.

 

 

 

커다랗고 길다란 나무들과 다리를 건너면 너무 맑아서 물 속의 초록 풀과 이끼도 보이는 연못을 마주합니다.

깊이를 알 수 없지만 엄마께 동전 한 개 던져보시며 소원을 비시라고 드렸더니

찰랑 소리를 내며 던지시고 두 손을 모으고 뭔가를 비셨어요.

곳 곳에 신들을 섬기는 장소가 많은 지라 엄마께선 지나가시면서도 가끔 두 손을 모으고 뭔가를

기도하셨는데 아마도 자식들과 손주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셨을 거에요.

 

 

고속도로를 지나면 자꾸 오토바이 라이더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나름대로 멋을 부리며 달려가는 그들은 일본의 고속도로에서의 운행이 합법적이라고 하는데 즐거워보이십니다.

버스타고 가는 길에 심심치말라고 가이드께서 주신 알사탕인데요.

단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하나 물었다가 볼이 터지는 줄 알았답니다.ㅋㅋ

맛 뿐만 아니라 전해지는 마음의 그 달달함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네요.

 

 

벳부로 이동했습니다.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였고 멋드러진 해안가를 슬쩍 보았어요.

지옥온천순례 중에서 가마토지옥이라는 곳을 방문하였는데 싸악 돌아보고는 종을 치고

사진을 찍으면 완료라고 해서 엄마와 함께 사진도 찍습니다.

우리는 부지런해서 모범생처럼 시간약속을 잘 지키며 돌아다녔어요.

 

 

저희와 함께 다니던 분들의 뒷모습이 담겨져 있네요.ㅋㅋ

모두 조용조용하시고 좋은신 분들이시라서 함께 다니면서 좋았답니다.

가족들과 좋은 시간과 여유를 즐기러 오셨다는 공통사항과 함께 함께 웃으며 둘러보니 금새 친밀감이 느껴져요.

이 곳도 역시나 한글표시가 많았는데 먹으면 젊어진다는 뜨끈한 물도 마셔보고

물은 너무 뜨거운데 검은모래에 포옥 담그면 그 열기가 좀 가시는 족욕탕에도 잠시 담가봤어요.

사진으로 담으려니 함께 다니셨던 분이 금새 v자로 합류해주셨습니다.

소화가 안되서 삶은 달걀 대신 라무네라고 하는 일본사이다를 엄마와 나눠 마셨어요.

동그란 구슬을 쏘옥 밀어넣으면 마개 역할을 한다는데 우리나라 사이다보다 덜 달고 탄산수 느낌이 나네요.

 

 

온천수를 증발시켜 만드는 온천의 꽃, 유노하나의 재배과정을 볼수 있는 재배지에 잠시 들렸다가

벳부만 전망대에도 들렸습니다.

부산같은 느낌의 벳부만은 마음을 확 트이게 해줍니다.

날씨가 너무 좋았지만 밥도 먹었겠다..슬슬 졸음이 밀려오면서 피곤스럽기도 하였네요.

 

 

일본에서 가보고 싶었던 유후인에 갑니다.

짝이라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서 장소로 소개되었던 곳인데 아기자기한 맛에 궁금하였던 곳이었답니다.

뭐..전통적인 온천마을이라는데 입소문을 탄 까닭인지

우리나라의 인사동 혹은 방문객들의 쇼핑마을이 더 어울리긴 해서 아쉬웠던 곳이였어요.

작은 긴린코 호수와 소소한 상점들 순례를 하여봅니다.

 

 

푸딩집, 수제 동전지갑집, 각종 팔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한 거리를 엄마와 거닐어 봅니다.

유명하다는 금상고로케집에서 감자고로케와 알콜 0%기린맥주를 마셨는데 기분때문인지 알딸딸하네요.

셈베과자집과 찹쌀떡집을 지나자니 아버지 생각이 나지만 나중에 사기로 하고 눈구경만 했습니다.

 

 

어머님의 관심사는 아이들에게 줄 선물에만 향해 계십니다.

옷도 보시고 장난감도 보시고 하시다가 오르골 매장에서 토토로 노래가 나오는 열쇠고리를 구입했답니다.

비쌉니다. 이것 저것...모두...

엄마..엄마 물건을 좀 보세요..훅...말씀드리고 싶지만..

모녀는 너무 욕심이 없어요 ㅠ.ㅠ

 

 

같은 가족이라도 성향과 취향이 각기라는데 욕심도 없고 소소한 것은 엄마나 저나 비슷합니다.

우리는 세세한 일본인들의 심성이 묻어나 볼거리 많으나 사람많은 쇼핑의 거리를 벗어나

졸졸 개울물이 흐르는 뒷 편의 동네를 걸어 차량쪽으로 걸어가 봅니다.

길눈이 꽤나 밝은 편이고 방향감각이 좋아서 복잡한 동네를 벗어나 여유있게 화장실도 들리고

날좋아 바리바리 걸어둔 이불들과 빨래들이 정겨운 가정집들 사이를 걸어갔어요.

여행은 낯선 곳에서 만나는 환경들과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쇼핑보다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니까요.

친절하고 예의바른 일본인들의 배려와 눈빛 속에서 결례되지 않도록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고고노에로 이동합니다.

산 속에 둘러싸인 고원이라는데 고마츠 지옥이라고 곳 곳에 온천이 솟아나고 있는 산언덕에는 달걀을 넣으면

삶은 달걀이 완성된다며 곳 곳에 바구니가 달려있어요.

등산을 잘하시는 어머니는 역시나 훌쩍 돌아 딸과 1등으로 내려오셨습니다. 기운도 좋으세요.

 

 

작고 아담한 온천동네인데 료칸형 호텔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게 됩니다.

다다미 화실에 들어서니 넓다랗고 공기가 맑습니다.

엄마와 유카타로 갈아입고 시원하게 맥주한 캔을 마시고 저녁식사를 하러 내려가요.

핑크색이 잘 어울리시는 어머님께 안성맞춤인 유카타였는데 신발까지 갖춰져있어요.

게다라고 해야하나 일본사람들의 나막신이었는데 편하긴 한데 발까지 도톰해서 새끼발가락이

자꾸 옆으로 퍼지네요.ㅋㅋ

 

저녁식사는 카이세키 석식이었는데 작고 소담스럽고 맛있었습니다.

운전을 해주셨던 니시다상께서 맥주도 한 잔씩 돌려주시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해주셨으며

맛있는 약고추장을 주신 가족분들도 계셔서 엄마께서도 맛있게 드셨네요.

좋지않은 옛일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을 좋아한다며 잘 지내보시자는 니시당상의 말씀에

가깝고도 먼나라 일수밖에 없는 그 이유와 마음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적으로 보면 좋은 사람들 같은 일본인들이

이제 곧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내용을 교과서에 전부 싣을 예정이라니 답답한 노릇입니다.

 

 

몇 개의 온천이 있었지만 후딱 하고 나왔어요.

아무래도 온천욕은 어제 했던 아소빌리지의 다양성 있고 깔끔했던 온천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맥주캔을 가지고 나와서 족욕을 하며 함께 오신 모녀분과 담소를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갖습니다.

료칸호텔에는 똘똘하여 사람들을 맞이하는 커다란 개가 있었는데 제가 건네준 빵한조각때문에

곁을 떠나지않고 줄 곧 지켜주었네요.

결혼을 앞두고 모녀간의 여행을 오셨다는 가족분들을 뵈니 여행의 의미와 가족..그 중에서도

엄마와 딸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좋은 아름다운 일상들을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네요.

서로 동감하고 공감하면서 그렇게 저녁 밤이 깊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