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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테마투어

제주> 휴식여행<제2일>

 

 

 푹 자고 일어나니 흐릿한 하늘입니다.

준비를 하고 나서서 리조트 앞, 바닷가에 나가보았어요.

아이리스 촬영지였다는데 저 멀리 보이는 흰 등대에서 김태희 양이 서있었고, 자동차를 타고 가던 이병헌 군의

화면속의 모습이 머릿 속으로 후딱 지나가는군요.

까만 돌들이 가득한 곳을 지나가니 딸은 넘어져서 아빠의 품으로 이동합니다.

역시 아들은 씩씩하고 튼튼하게 돌사이를 비집고 잘도 걸어 다니네요.

 

 

 

작은 게들과 이름모를 벌레들이 후다닥닥 우리의 발소리를 피해 달아나고 있습니다.

짭잘한 내음을 맡으며 바다 쪽을 거닐어봅니다.

벌써 귀뚜라미도 있는지 찌렁찌렁 소리를 내다가 가족이 가까이 옴을 느끼면 조용...

리조트에서 200미터 앞에 있다는 해녀의 집 음식점으로 걷다 보니 전혀 그 거리에 있지 않을 것 같아서

도로변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남편이 차량을 가지러 갑니다.

아이들과 어머니는 후후 바람에 꽃씨를 날려도 보고 오빠는 노란 꽃을 따다가 동생 머리에 꽂아줍니다.

 

 

 

근처 가까운 곳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답니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지만 전복 돌솥밥과 해물 뚝배기, 옥돔구이를 주문해서 야금야금 냠냠...먹었어요.

돌솥밥은 양념간장에 비벼 먹는데 아이들에게는 마가린을 약간 함께 넣어서 비벼주면 좋습니다.

 

남편이 가보자던 산굼부리 쪽으로 오르니 흐리기만 했던 하늘에서 빗방울을 뿌립니다.

아이들은 내려가면서 마주한 세프라인 월드 입구의 커다랗고 빨간 후라이팬에 박장대소를 하며

우리도 튀겨지겠다고 까르르 거립니다.

 

 

 

표지판을 보면 성읍, 성읍2라는 곳이 나오는데 제주도 민속마을이 있습니다.

구경하는 곳이라는 팻말과 음식점들, 주차장을 갖추고 있어 내려서 돌아보기로 했어요.

전통가옥이나 둘러볼 생각으로 가보니 마을 분이시라면서 설명을 해주십니다.

똥돼지라고 불리는 흙돼지도 구경해보고 제주도의 특징과 더불어 살아온 이야기들을 해주세요.

더불어 오미자 액기스와 말뼈환을 판매하시는데 ...

판매를 부추기시지는 않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둘러봄이네요.

 

 

 

표선 해비치해변에서 놀다 갑니다.

백사장은 말랑거리며 걷기에 재미가 있고, 낮은 바닷물이 찰랑거려 아이들이 안전스레 놀기에 좋은 해수욕장이네요.

저녁에는 색색의 가로등이 켜지는데 멋지고, 무료 야영장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깡총깡총 뛰어놀고 아빠와 구멍이 숭숭난 곳을 파내어 게도 찾아보았답니다.

 

 

 

 

점심식사를 하였어요.

여기와서 흑돼지 한 번 먹자는 친정엄마의 권유로 들어왔는데 다양한 부위의 초벌구이한 고기를 다시 궈서 먹습니다.

딸은 자고,,,아들만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아이들이 자니 자동차 안이 조용합니다.

생기 있고 왁자지껄한 아이들도 좋지만 가끔은 이런 고요함이 마음속의 풍요로움을 줍니다.

창으로 바라본 해변은 아름답고 조용하고 무서울 만큼 커다랗지만 아늑하기도 하고 상반된 감성을 일으키네요.

 

 

역시나 오면 못 올랐던 성산일출봉에도 가보았습니다.

아이들은 일어나서 함께 오를까 했지만 빗방울과 저 멀리 구름이 가득하여 까마득해 보이는 정상을 올려다보니

오르고 싶은 정복감도 사그러지네요.

고냥 입구에서 사진 몇방 찍고 음료수와 간식거리인 올레 꿀빵을 먹어가며 리조트로 돌아갑니다.

귤구경도 하였는데 구입은 하지 않았어요. 귤은 겨울이 제철이니까요.

 

 

 

아이들이 이번 제주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으로 꼽았던 수영장 놀이 시간입니다.

오자마자 노래를 부르다가 낮엔 돌아다니고 저녁 즈음이 되서야 이용했는데 그래도 좋답니다.

날씨가 흐려서 이용객이 없어 전용풀처럼 놀게 되었어요.

이렇게 재밌는데 엄마는 왜 안 들어오냐는 아이들에게 수영복도 없고 수영도 못한다며 베드에 앉아 맥주를

홀짝거리며 있자니 아이들이 엉겨 붙은 남편이 아른거립니다.

 

 

 

 

따땃한 풀에도 들어가고 미끄럼틀을 타느라 몸을 던진 아이들은 잡아주느라 두 시간 정도 수그리고 있어

허리가 아플만한 아버지를 부여잡고 더 놀고싶음을 억제시키며 객실로 들어옵니다.

역시 물놀이는 장건강에 좋아 화장실도 모두 다녀오고 깨끗하게 씻은 뒤 컵라면과 과일도 먹고

근처에서 사온 설렁탕과 회도 맛보았어요.

오붓한 대화와 먹거리가 풍족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휴가로구나~싶습니다.

내일은 날씨가 좀 받쳐줘야 할텐데..하는 남편의 걱정소리를 들으며 꿈의 세계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