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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초대& 스페셜 데이 요리

제사상> 시아버지 제사상 차리기

 

 시집와서 몇 년간 시어머님 옆에서 자잘한 것들을 정리정돈하며 제사상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께서 다리를 다치셔서 이번 시아버지 제사상은 둘째 며느리인 제가 도맡게 되었어요.

이유불문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신념으로 열심히 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빠뜨린 것이 있을지 몰라 메모를 하고 제사상을 그려도 보고 준비를 하고 남편과 장도 보았어요.

시어머님께도 차려드릴 아침상 준비도 하였답니다.

 

서울에서 준비한 것들을 바리바리 싸고 냉동할 것과 상온의 것들로 구분해서 담아 자동차로....

부릉부릉..

설날 일주일만에 ...또 갑니다요~~~~콜미

 

 

 

시어머님댁에서 제사음식을 준비해야해서 누님댁에 계시는 어머님께 아침상을 차려드렸습니다.

설날에 남편과 추석 이후, 거의 사람의 왕래가 없던 시어머님댁을 대청소한 바,

청소는 하지않고 요리만 하게 준비했어요.

시어머님께선 저녁 8, 9시경이 드라마를 보시며 주무시다가 새벽 5, 6시면 벌떡 일어나시는 바,

조금 피곤했지만 불이나케 일어나 오전 7시에 준비해온 음식을 따끈하게 내어드렸지요.

 

단촐하지만 떡만두국, 갈비찜, 닭볶음탕, 멸치조림, 김치로 아침부터

부담스러운 조식! 육식의 향연입니다.

 

 

1. 아이들멸치볶음 & 어른멸치볶음

오래 두고두고 먹을 밑반찬을 생각하다가 준비해갔습니다.

멸치를 중불, 약불로 볶아 습기가 없도록 바짝 볶아 식기를 기다린 후, 양념을 하는데

요렇게 하면 비릿한 맛도 사라지고 담백해집니당.

아이들멸치는 소금과 간장 약간, 물엿과 설탕을 넣고 깨를 뿌려 후다닥 볶아낸 뒤 식히면 되용.

어른들멸치는 식용유, 고추기름, 고추장, 설탕, 물엿, 청양고추, 꺠를 넣고 역시 후다닥 볶습니다.

 

2. 연근 우엉볶음

연근과 우엉을 두 개씩 사다가 껍질을 벗기고 적당하게 썰어 식초를 넣은 물에 담궜다가

한 번 끓여준 뒤, 물은 버리고 식용유에 살짝 볶다가 간장, 물, 물엿, 설탕, 매실액 넣고 잘 조린 뒤 깨와 잣을 뿌립니당.

 

 

3. 손만두국 (고기&김치)

아니 이렇게 손 많이 가는 것을~~하시며 시어머님이 좋아하셨는데

사실 고려하지않다가 추가하게 된 음식입니당...

고기완자를 하다가 남는 것에 당면 삶아 넣으면 고기만두, 잘 익은 배추김치 잘게 잘라 넣으면 김치만두입니다.

저는 만두피는 사다가 만들었더니 손쉽게 완성되었어요.

사실 만든 만두피는 잘 터지고 찢기며 반죽하기도 쉽지않은데 구입한 만두피는 짱짱하니 안터져서 좋더군요.

둥근 만두피의 가운데 부분으로 움푹하게 소를 담고, 반으로 접은 뒤, 다시 끝을 맞잡아 물묻혀 붙히니

작고도 귀엽기 짝이없는 앙증만두 됬어요.

아이들을 위한 고기만두, 어른들을 위한 김치만두 준비완성입니다.

김치넣고 김치만두 함 끓여봤더니 칼칼하고 시원했지만 살짝 끓여야지 모양이 터지더군요.

시어머님 상에는 맑은 만두국을 준비했습니다.

멸치, 무, 다시마를 넣고 멸치육수를 끓인 뒤,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고

쌀떡과 만두를 넣고 살짝 끓여 모양이 퍼지지않게 담고 김가루 뿌려냅니다.

 

 

4. 갈비찜

가족 모두가 잘 드셨던 갈비찜입니다.

고기는 코스트코에서 사다가 만들면 실패확률이 적으므로 역시나 바쁜 일정이지만 남편과 가서 구입해 왔어요.

갈비 1.7kg으로 구입하고 백설표 소갈비양념과 갈비 삶은 물을 섞어 양념준비했습니다.

양파, 배, 사과를 갈아서 간장비율을 해서 양념을 만들수도 있으나 고냥 삽니다 ㅠ,.ㅠ

갈비는 지방부분을 약간 제거하고는 하루 정도 핏물을 물에 담궈 빼고 물에 팔팔 끓여 불순물도 제거한 뒤,

찬물로 두 세번 헹궈 탱탱한 질감을 갖게 합니다.

삶은 물은 두 세번 꺠끗한 면보에 걸러서 양념과 섞어서 사용하면 감칠 맛이 좋아져요.

감자와 당근을 이쁘게 돌려깍고 깍아놓은 냉동밤을 넣어 함께 포옥 끓여주니 진짜로 맛났답니다.

 

 

< 제사음식 미리준비 >

1. 고기완자

간 돼지고기에 두부 한개 으깨 넣고 당근, 양파, 파, 고추를 잘게 자른 것과 소금, 후추 간을 해서

열심히 치댑니다.

내일 내려가 당일 부칠 것이므로 냉동을 했어요.

비닐에 김밥처럼 모양을 둥글게 해서 잡아넣고 돌돌 말아 냉동했다가 약간 해동한 뒤 칼로 자르면

모양이 거의 일정하게 많은 양을 손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부침가루 묻히고, 달걀옷 입혀서 지져내면 끝~~

 

 

2. 전&튀김

생선전은 도톰하고 담백스런 대구전으로 준비했어요.

약간 해동해서 소금, 후추 간하고 밀가루옷, 달걀옷에 지져냈습니당.

고기완자 만들려 준비한 것을 고추에 넣어 고추전을 하려다 고기가 잘 안익고 시간이 오래걸리길래

튀김을 했습니다.

오징어, 새우, 고구마도 해서 상에 올리고 고추전은 가족들이 먹었습니다.

시어머님 하시는대로 .....왕창!!!

기름에 지져내고 부쳐내는 것들은 미리해도 동절기엔 괘안아용..

 

  

< 분주한 당일 제사상 준비 >

1. 밥하고 탕국 끓이기

국물용 쇠고기, 무, 해물(조개, 굴, 새우)등을 참기름에 볶다가 물을 넣고 팔팔 끓인 뒤, 소금간 하고 두부넣어요.

2. 나물준비(6가지)

콩나물, 시금치, 고사리는 물에 데쳤다가 소금과 참기름으로 무친 뒤, 깨솔솔 뿌리고

무나물과 고사리 나물은 양념은 같이하고 볶습니다.

부산에만 있는 미역나물은 생미역을 바락바락 소금에 치대어 여러 번 씻어냄을 반복하여

역시 같은 양념으로 무치는 손목아픈 나물입니다.

3. 전부치기

납세미라고 부르는 가자미는 부침가루 입혀서 부치고 두부도 부쳐냅니다.

4.문어 삶기

물에 데쳐 동그란 모양을 내어주지요.

5. 소라

단단한 부분에 칼집을 약간 내어 간장, 육수, 꿀, 물엿을 넣고 살살 졸여 간이 잘 베이게 해요.

6. 대추와 밤

물묻힌 깨끗한 행주로 대추를 닦고, 밤은 물에 불렸다가 이쁘게 깍아놓습니다.

7. 과일

바나나, 배, 사과, 감, 딸기..이번엔 이렇게 준비했는데 역시 물로 닦고 마른 행주로 닦아놓아용.

8. 포와 오징어

머리자른 포와 오징어를 길다랗게 모양낸 것을 둥글게 말아 함께 올려요.

9. 한과, 약과, 사탕, 과자, 양갱

홀수로 다양하고 이쁘게 올려요.

10. 편육, 떡

주문해주셨네요.

 

거의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제사상의 차이가 있겠지만 시어머님께 몇 년간 답습한 대로 준비해서 차려내려다보니

사실 며칠 전부터 준비해서 그렇지 하루 만에 해내기엔 버거운 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힘들다 어쩌다 이야기 드려 줄일 수도 있었지만 제사를 중요시하게 생각하시는 시어머님께

조금은 편안하게 손 놓으셔도 된다는 작은 기쁨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무리한 부분이 있었어요.

힘든 노동과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너무도 순식간에 마무리되는 제사 마무리에 결과사진이 없음이

아쉽지만 시댁 가족의 안녕과 시어머님의 감사를 받으며 마무리되었습니다.

 

넉넉한 음식의 양에 오셨던 친척분들께도 싸서 드리고 손 크다는 이야기도 들었네요.

사실 시어머님꼐 만족스런 기분을 드리고 싶었답니다.

이제 저도...

조금 품목과 양을 줄여보기도 하고 남편께 함께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으로도 이해시키도록 노력하는

조율하는 제사상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