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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육아>/딸과 좋은시간

동요콘서트<구름빵>관람

 

 

 3월 금요일, 딸과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 구름빵을 보러 왔습니다.

위치는 확인하고 와서 어렵지않게 도착했고, 전 날 유치원 담임선생님께 이야기도 전했으며,

구름빵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딸이라서 기대하며 왔어요.

유치원입학을 앞두고 추운 겨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볼려고 했었다가 감기가 심해서 못갔는데

구름빵 1, 2 모두 내용을 외우다시피하고 오빠가 봤던 플라잉픽쳐쑈의 cd를 들으며 잘도 불러제껴서

꼭 보여주고 싶은 공연이었습니다.

 

 

좁지만 소극장의 장점처럼 아이들을 일일이 하나하나 세세하게 신경써주시며 온객석을 돌아다니시며

열렬하게 동참하게 해주시는 주인공분들은 한 시간 정도의 공연에 최고봉들이십니다.

수줍음도 있지만 동요콘서트이니만큼 모두 외우고 있는 딸은 열심히 동요를 따라부르고 호응해주었습니다.

좌석의 위치가 다닥다닥하게 붙여있는 구조라서 불편스러움도 있었지만 모녀는 맨 앞자리여서 큰 불편은 없었고

대부분이 우리 딸의 연령보다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분들이라서 서로 웃으며 배려하며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15분 전에 입장가능한데 좌석마다 유아방석을 마련해두시고 신경써주시려고 하심이 느껴져요.

땀을 뻘뻘 흘려가며 열정적이신 배우분들의 노고가 느껴질 즈음 끝이 나는데 아이들에게 구름빵이라며 빵도 하나 씩

나눠주셔서 아이들은 정말인양 야금야금 맛있게도 먹었답니다.

 

저는 역시나 공간의 활용을 눈여겨 보게 되었는데

조명이나 미술담당, 소품담당하시는 분이 정말 잘 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화책 속에 나오는 이쁘고 통통스런 금방 구운 듯한 구름빵 소품이나  구름빵을 만드는 집안 모습은 참 이뻤어요.

구름빵 재료로 등장한 우유, 구름, 설탕과 소금, 이스트로 분한 별모양들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아름다운 구성이었다고 봅니다.

 

 

 

다양한 어려움도 많으실텐데 배우분들과 아이들의 공연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들께 밝고 알찬 좀 더 나은 문화생활을 위한

밑바탕이 마련되길 희망합니다.

어린 아이들을 가지신 가족들에게는 이런 좋은 공연은 항상 기다리게 됩니다.

배우들의 열정..

어디선가 봤던가 싶은 특징을 지니신 것도 같지만 저는 애써 생각하기를 그만둡니다.

배우는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서 그 배역에 최선을 다한 모습으로 기억되면 가장 좋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오늘 땀을 뻘뻘 흘려가며 최선을 다한 6분의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고 3때 그냥 후딱 연영과 시험을 스리슬쩍 한 번 본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친한 친구들도 모르는 ...ㅋㅋㅋ

대부분의 예술적 능력을 타고나는 것으로 생각했던 저는 노력없이 그냥 봤다가 역시 나는 아니구나~느끼고 온 적이 있어

그리하여 배우들은 정말 대단한 노력과 인내의 산증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특징을 고려하여 연기하려고 더 과한 스캐일과 집중력을 요하는 어린아이들의 감성을 흔드는

키즈뮤지컬 배우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어요.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에 가려면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출구로 나와야 합니다.

다시 돌아가려니 서울연극센터가 보입니다.

추운 손도 녹일겸 아이와 들어가서 구름빵 시리즈를 읽었어요.

모두 화면으로 접하는 것들인지라 읽어주기는 수월했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는 공연을 본 것도 아니고

제가 즐겨하는 문화예술 주간 정보를 확인한 것도 아닌데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으로도 대리만족 까지는 아니어도 미소짓는 모습을 보니 좋은...

그런 것들이 부모의 마음, 엄마의 마음인가 봅니다.

 

 

대학로 소나무길 골목에 있는 더밥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가기로 합니다.

아침밥을 대충먹어서 한식으로 먹으려고 욕심을 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지않아서 다행스러워요.

아이와 동반된 도심의 식사공간에 점심시간에 들어간다는 것은 매우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데

알아서 아이포크와 스푼을 챙겨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순두부와 떡갈비를 주문해서 안먹으려는 딸을 구슬려 어느정도 먹고 나왔어요.

일 인분정도의 반찬량이 저는 참 맘에 들던데 풍성한 식탁에 대한 욕심으로 우리신랑은 싫다할 것 같네요.ㅋㅋ

 

저는 그리 사방사방하고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가 아닙니다.

화도 잘내고 혼도 잘내고 무서운 엄마입니다.

그러나 남매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신경써주고 그들과 데이트하듯 그리고 그래서 엄마와의 앙금을 조금씩 풀기도 할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마음의 여유는 남겨두는 엄마이고 싶습니다.

유치원에 가서 부담감도 많을텐데 딸의 입장을 신경써주고 싶은 엄마의 선물이었습니다.

즐거웠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