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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시티투어

서울, 종로> 북촌한옥마을

 

 

 안국역에 내리면 항상 들리고 싶은 북촌길로 들어섭니다.

돈가스를 먹고 싶다는 아이들의 입맛에 인사동에 들려 돈가쓰를 먹고,

북적대는 도로를 지나 잘 녹지않는 터키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쥐어주니 녹지도 않고 흐르지도 않는다며

신이 난 남매에요.

 

좀 먹여두었으니 조금은 잘 쫒아당겨주겠지~하는 기대감으로 슬슬 길을 나서봅니다.

 

북촌길은 삼청동, 가회동, 계동과 창덕궁 등을 휘휘도는 남북방향의 물길을 따라도는 마을을 일컬었다는데

사간동, 소격동, 원서동 등 동네도 엄청나니 약속장소 잡는데 힘들겠어요.

영희, 순희, 철수네집을 구비돌아 떡집에서 만나자며 명확하게 잡아야...

 

 

카페와 소품들이 즐비한 좁지만 아담한 길을 지나면 군데군데 내가 맘에 들어서 휘휘 돌아볼 골목길들이 있는데

자연스레 시간을 즐기고 공간을 누리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물결처럼 흘러 지나가네요.

노란벽 작업실이라는 상점에 눈을 떼지못하며 인형하나 구입하려는 딸과

앞 골목에서 마주한 강아지와 시간도 보내봅니다.

 

사달라고 떼를 부리지않는 아직은 엄마의 회유와 권유에 의심을 가지지않는 딸인지라

얼렁 나와서 저기보자...저기가자..돌아당겨요.

일정을 정하지않고 돌아보는 마을구경은 이래서 더욱 재미가 있어요.

 

 

여성스러움과 세심함이 돋보이기도 하는 딸은 맘에드는 상점 가까이로 가서 소품도 보고

맘에 드는곳은 훌쩍 상점으로 들어가기도 해서 종종 걸음으로 함께 해봐요.

요렇게 볼거리가 있고 재미나는 상점들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한데 딸과 함께 커서도 둘러보기 좋을 것도 같네요.

그때쯔음엔 우리딸이 안 놀아주려나...

 

슬슬 다리가 아파오고 웃음이 사그러들던 아들은 다리아픔을 호소하여 줍니다.

 

 

골목길이 전해주는 친근함과 일상성이 담긴 생활공간은 살아보고 싶은 마음과 함께 불편하기도 할텐데 하는

걱정까지 몰아서 주는 군요.

어릴 적 뛰어놀던 공간 생각이 나서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무렇지않게 집밖 담벼락에 던져둔 자전거, 오래된 사자얼굴의 손잡이가 달린 대문,

꽃인지 식물들이 이상하리만큼 아무곳이나 화분처럼 담겨 심어진 담장밑이 편안함도 줍니다.

 

돌담에 반짝이는 햇살같은 아이들은 다리가 아프다며 어느 집 앞에 놓여진 나무의자에 앉아 또 다시

히히낙낙..좋다고 떠들고, 나도 저랬었지 하는 유년의 흐릿한 기억을 떠오르게도 합니다.

크게 웃는다고, 혹은 떠든다고 부모님께 혼나지 않았었는데 아파트에서 뛰지말고, 떠들지말라고 남매에게

너무 윽박지르는 엄마라서 미안해지네요.

그래서 저렇게 다리도 금새 아파지는가 봅니다.

 

 

중앙고등학교와 목욕탕과 이발소를 지나 골목골목을 헤매고 다니니 아이들은 이제 힘들어지나 봐요.

하긴 언덕길을 오르고 골목길을 걷자니 작은 몸으로 힘도 들겠죠?

가파른 곳들도 많았던 것 같구요.

궁금한 체험관과 많아진 게스트하우스들을 뒤로 하고 내려오자니 코스로 돌지않고 이렇게 여기 저기 골목길을

들쑤시고 다니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곧 부처님 오신날이랍시고 달아두신 오색연등사이로 다채로운 삶이 묻어나는 그 넓고도 넓은 북촌한옥마을의

한 부분을 스쳐간다 하며 안국역쪽이겠거니~ 감이오는 방향으로 걸어갑니다.

 

 

너무나도 다리가 아프고 걷기가 힘드시다는 아들의 눈물겨운 이야기에 안국역에 가기 전,

북촌박물관 부근의 카페에서 쉬었다갑니다.

나그네도 아닐지인데 오래 걷는 일이 일상에선 거의 없는 아이들에겐 힘든 동네구경이었나봅니다.

파인애플 생과일쥬스, 청포도 생과일쥬스와 카페라떼를 한 잔 주문하고 작아서 더 귀염성이 퐁퐁 묻어나는 미니식빵을

구입해서 넓다란 테이블위에 앉아 노닥거려요.

더반베이크 가회점,,

느즈막한 주말의 저녁으로 가는 길목은 급할 것도 없고 여유자적 해도 좋은 맘입니다.

 

역시나 빠지지않고 전자기기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하는 엄마빼고 3인의 행위가 시작되어

그만 가자고 마무리를 짓습니다.

 

날씨도 좋아졌고, 감기도 약해지고, 봄날이 가기 전..

우리딸이 좋아하는 벚꽃날림을 신나게 받으며 싱싱싱 돌아다녀보려합니다. 씽씽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