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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농어촌체험&자연

경기, 양평> 2013 여름, 신론리 외갓집체험마을

 

 

 

 

 아들의 초등학교 친구들과 어머님들과 양평 농촌체험마을에 갔습니다.

양평 신론리 외갓집체험마을입니다.

몇 년전, 놀이학교 다닐때, 가족 모두 와서 즐겁게 놀고 간 기억이 있었는데

여전히 그 자리에서 아이들의 즐거운 방학체험을 책임지고 계시더군요.

소나기가 온다했지만 구름이 껴서 그나마 많이 덥지않았는데, 오전 일찍 움직인지라 출출하기도 합니다.

 

인원체크를 하고 인절미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찹쌀을 떡판에 두고 떡메로 쳐서 콩고물을 묻혀먹는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했으며

식사를 하지못하고 오신 가족들께 토스트를 하나씩 드렸습니다.

 

 

 

 

다음 일정은 옥수수따기입니다.

덜컹거리며 즐거움을 주시는 트랙터를 타고 마을 언저리의 옥수수밭에 들어가 하나씩 커다란 옥수수로 잡아왔는데

붉은 수수밭이란 영화가 문뜩 떠오르네요.

아이들은 큰 것을 딴다고 땄거늘, 바닥에서 주운 엄마의 옥수수가 더 실해보입니다.

옥수수에 대한 설명도 듣고, 옥수수 기둥뿌리가 꽤 튼실해서 넘어지지않으려 바닥을 보고 비껴나와 걷습니다.

 

 

 

딴 옥수수를 폭신하게 커다란 가마솥에 쪄서 나눠주시는데 너무 맛있고 쫄깃합니다.

찰옥수수라는 말이 어울리게 찰지고 쫀득해서 좋았어요.

아이들에게 먹이시는 엄마들의 손길이 따사롭게 느껴지네용.

바리바리...어머님들은 알아서 각자 커피나 간식거리들을 잘도 준비해오셨습니다.

저 커다란 가방에 물과 간식, 아이들의 여벌옷, 장난감 등...화수분처럼 나왔어용.

아이스박스를 가져온 제게 남은 것들을 주셔서 며칠 더울때 열심히 냉장고에서 꺼내마셨습니다.

 

점심식사는 잡채와 묵은지, 오이지무침, 김, 코다리조림, 돼지고기볶음과 오이, 콩나물국이 나왔는데

든든히 잘 먹어두고 지하수라는 맑고 시원한 냉수도 마셨답니다.

 

 

 

 

 

또 감자캐기를 하러 트랙터를 타고 오릅니다.

커다란 감자 2개를 캐어보는데 겨드랑이가 따겁다하여 아들과 먼저 내려와 계곡물에 씻어내리니

윙~하는 산모기가 모자간의 주위를 맴도네요.

계곡물에 깨끗하게 씻어 껍질까지 벗긴 감자를 강판에 갈고 준비해주시는 화로에서 지져내면

구수한 냄새가 진동합니다.

열심히 감자를 캐내어 씻고, 갈고, 기름을 두르며 뒤집으면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아이들의 진지한 얼굴이

우습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해요.

조금 귀찮고 번거로울 수 있어 찐감자를 먹고자했더니, 맛과 재미에서 더 나을것이라며 감자전을 추천해주셨는데

역시나 좋은 경험입니다.

 

 

 

하우스 진흙체험을 마치면 본격적인 물놀이가 시작되는데 남자아이들은 완전히 신이났습니다.

엄마들은 산지 얼마 되지않는 아이들의 옷이 걱정인데, 아이들은 아는지 모르는지..마냥 펄쩍 거리며 들어서고

우리아들은 헌 옷을 입고 와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팬티가 황토팬티가 되었답니다.

 

잡는 너희나 잘 할것이지, 막상 물에 들어가서는 물고기 한 마리도 잡지못하더니

남들이 물고기 잡는 장면을 내려다보면서는 저기있네, 잡네 마네, 진두지휘를 하고 계십니다요.

 

 

 

이제 진정한 물놀이에 동참합니다.

에어바운스를 내려 미끄럼틀로 만들어두신 부분은 남자아이나 여자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 좋아했는데

소나기가 아닌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나올 생각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은 신나게 신나게 오르고 내리며

아들이 가져온 물총난사까지 하면서 잡아라 쏴라...신나게 놀고 있습니다.

 

예전에 비오는 날, 친구와 장난치며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논 기억이 있는데

그 쫀득하던 물기머금은 진흙같던 운동장의 감촉이 발로 전해지던 때를 기억합니다.

아무 걱정없이 흐드러지게 웃으며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비까지 내리면 더 재미있지요.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해보이네요.

 

 

 

드뎌 송어잡이의 때가 되었습니다.

두 주먹 불끈쥐고 잡아온다며 내려간 남정네 4인방은 우르르..몰려만 다니다가 잡아오지 못했는데

나름대로 모여 어떻게 잡을까 의논도 하며 이리저리 모는 모습을 보니 재밌기도 했어요.

몇 년전에는 무섭다며 도망나오던 아들인데, 제법 든든해진 남자다움을 보게 됩니다.

 

송어 2마리 모두 그물망을 가지고 들어가신 이모님께서 잡아채셨는데

급히 잡아 회로 넘겨주십닌다.

우리는 우르르 세면장으로 몰려가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바꿔 입혔는데,

역시나 남자아이들이 빠르긴 하네요.

회도 거칠 것이 없는 그들은 세명이 엄청 먹어댔습니다. 고추장도 잘 먹는 녀석들~~~

 

엄마들이 챙겨오신 과자와 음료수와 물놀이하느라 못먹었던 옥수수까지...

정말 잘도 먹습니다.

 

 

 

 

사진으로나마 즐거웁고 고된 하루의 여정이 녹아있는 라스트컷을 보며 슬쩍 웃어봅니다.

어머님들은 고기를 굽고, 감자전을 뒤집고, 아이들을 챙기고 먹이고 씻기며 하루 종일 분주하셨어요.

앉아서 멋스럽게 커피한 잔 하면서 대기할거라는 기대를 완전히 깬 것이죠.ㅋㅋㅋ

저는 사진찍고 막걸리마신다는 핑계로 불 옆에는 가지도 않았네요. 지숑~~

무엇이든지 솔선수범하시며 평온하고 좋으신 어머니들이 계시니 아이들도 심성이 곱고

여리고 착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아직 초등1학년이지만 순수하면서도 때묻지않고 장난이 녹아있는 남자4명, 여자2명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하기 주저하곤 했는데

다음엔 다 함께 즐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더 고려해봐야겠네요.

개학 전이라도 또 좋은 체험과 공연이 있으면 모두 함께 다시 마주하게 되길 진심으로 바래보겠습니다.

 

이상 막걸리먹고 잠든 채, 귀가한 엄마였습니다.

 

* 양평 외갓집체험: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 신론리 284-5

http://www.sinronlee.com/index.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