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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육아>/아들과 좋은시간

경기, 양평> 2014 여름, 신론리 외갓집체험마을

 

 

 

 아들의 숲체험 친구들과 함께 양평 신론리 외갓집체험마을에서 1박2일을 하기로 했어요.

도심의 아이들에게 농촌에서의 재미를 주는 것도 좋겠지만 엄마들도 함께 교류하고 휴식하면서 아이들에 대해

새로운 모습도 볼 수 있으니 참 좋은 체험형 장소입니다.

2,3번 방문했어도 외갓집처럼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방문객이 많았는데 점심시간이후가 되면 대부분이 빠져나가서 저녁무렵이면 한가하고

장소에 따라 이동하면서 체험하므로 붐비고 대기하진 않아요.

 

 

 

일단 점심식사부터 하고 짐은 방으로 이동시킨 뒤, 아이들과 이동하면서 체험을 시작합니다.

내리쬐는 볕은 너무 뜨거워서 구름이 낀다는 날씨예보를 접하고 대충 썬크림을 바르고 온 우리 모자는 히껍했으나

물도 마시고 엄마들의 모자대여와 썬크림 자주 바르고 뿌리기에 동참하며 이동합니다.

세월호사건 이후, 많은 지적이 있어 물미끄럼과 트렉터타기 등이 없어졌다는데 무척 재미있는 장치이므로

직접 현장에 와서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없앤 것인지 담당자가 아쉽기만 하더군요.

그래도 트럭도 타고 옥수수를 따고 아이들의 표정은 밝습니다.

 

 

 

감자수확도 했는데 우리팀을 담당해주셨던 아저씨께서 너무나도 좋으셔서 감사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서두르지않고 천천히 자연과 접하며 수확하는 방법을 명확히 알려주셨고,

엄마들도 모르는 다양한 식물과 꽃에 대해서도 조근조근 설명해주셔서 많은 재미를 주셨습니다.

개울로 와서 감자도 씻고, 아이들은 정말 천진난만한 얼굴로 임했어요.

 

 

 

 

 

너무 더워서 쉬고 싶을무렵, 드디어 물놀이 시간이 되었습니다.

누구랄것없이 준비운동을 단체로 하고 물로 뛰어들었는데 녀석들이 나올 생각을 안하더군요.

엄마들도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그늘에 앉아 물도 마시고 쉬면서 조금씩 생기를 찾습니다.

그 수많은 사람가운데 내 아이를 눈으로 놓치지않고 찾는 일은 참 잘하시던데,

수영을 많이 배우고 있긴하지만 걱정스러우신 분들은 안전쪼끼도 입히셨어요.

물총을 준비해온 아이들은 서로 쏘면서 즐거워했는데 고무보트에 타고 있던 여자친구들에게 전진해서 빼앗고

아무튼 웃긴 모습도 포착됩니다.

다시 수적으로 우세한 여자아이들이 뒤집기도 하고..암튼 녀석들은 신났어요.

 

 

 

슬슬 출출함이 밀려오니 우리의 촌장님께서 삶은 감자 양재기 하나와 옥수수 양재기 하나를 차례로 가져다주시고

손님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얼린맥주도 가지고 나와 엄마들, 아이들과 나눕니다.

점심식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새 배가 꺼져 출출하던 차에 마주한 삶은 옥수수와 감자는 너무나 맛있어서

평소에 그다지 좋아하지않는다는 아이들도 하나씩 두개씩 잡고 먹었습니다.

커다란 양재기의 그 많던 옥수수와 감자는 슬슬 자취를 감추고,

물 밖으로 나온 체온떨어진 아이들에게 엄마의 사랑과 더불어 온기를 온전히 전해주네요.

 

 

 

송어잡이도 했는데 역시나 힘좋고 뚝심있던 여자아이들이 낚아채었습니다.

아직 어리버리한 사내녀석들과는 달리 똘망똘망 여학생들이 좀 더 명확한 발달상황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손에 손잡고 마을 뒷편의 산쪽으로 갑니다.

활쏘기를 하려고 한다네요.

슬슬 정오의 뜨겁던 태양도 약간 힘을 잃고 짙푸른 녹음의 산아래는 시원했습니다.

차례로 활을 두 차례씩 쏘고도 더 쏘고 싶어하는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시며 즐거운 산체험도 마무리..

 

 

 

저녁 식사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역시나 1박2일의 묘미는 바베큐 저녁식사아니겠습니까?

시원하고 맛깔스럽게 담구시는 더덕막걸리와 감자전을 먼저 전해주셨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숯을 피워 두툼한 돼지고기를 잘 궈서 아이들의 접시에 챙겨주고,

그 뿌옇고 흐릿한 연기를 온전히 참아가며 구울려니 눈물이 주르륵....

애매모호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엄마들과 교대..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아이들은 방에서 놀거나 밖에서 놀기도 하고

엄마를 찾기도 하지만 매우 잘 놉니다.

엄마들도 아이들의 성장과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하루정도지만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같은 학년의 같은 학교로 보내다보니 어느 정도 말하지않아도 알아요..하는 부분들이 있어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또한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는 말도 맞는 것 같아요.

잔뜩 쟁여온 맥주는 들어가지않고, 과자와 안주거리들을 아이들, 엄마들과 나누며 늦은 밤까지 대화합니다.

생각보다 모기도 없고, 벌레도 없고...아주 컴컴한 하늘과 달빛이 도란도란 거리는 밤입니다.

 

 

 

아침입니다.

일찍 눈이 떠져 동네 한바퀴를 돌았는데 아이들이 놀던 장소는 낮과는 다른 평온함과 자연미를 갖추고

오늘의 방문자들을 위해 대기하는 느낌입니다.

잘 놀고 정돈하는지라 쓰레기도 잘 모아뒀고, 위험한 부분도 없었어요.

아이들은 일어나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거의 한 둘있는 가정의 아이들이다보니 친인척이 아닌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다니며 느껴보는 시간이 생소하지만

재미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오전시간엔 떠나기 전에 떡만들기를 했어요.

찹쌀을 쪄낸 그릇을 커다란 나무도마에 내려 차례로 떡을 치게됩니다.

남자아이들은 역시나 까불고 낄낄거리며 뭣이 그리 재미있는지 좋아죽어요.

차분하고 말없는 여자아이들이지만 잘 웃고 이야기도 하며 많이 들떠있는 기분좋은 모습이고요.

함께 시간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잘 맞게 되는가 봅니다.

 

힘드는 처음은 엄마들이 치시고, 쫀득한 질감이 생겨나니 아이들을 시켰는데 우리의 남자아이들은 역시

힘은 좋아요.

 

 

 

후다닥..콩고물을 묻히고 가위로 썰어서 함께 주신 식혜와 먹었습니다.

금새 만들어 먹는 인절미 또한 별미였는데 저 많은 양이 훌훌 사라지고 비닐에 몇 개씩 담아서 나눴어요.

우리 아들은 아빠와 할머니를 준다며 챙겨서 집에가서 드렸답니다.

 

마음을 열고,

좋은 공기와 자연적 환경에서 지내는 짧지만 굵은 1박2일의 시간...

양평 신론리 외갓집체험은 꾸미지않고 소탈하셔서 정말 시골집에 온 것 같은 느낌과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프로그램이 저렴하면서도 알차서 방학마다 찾게 되는 곳 같아요.

이제 슬슬 가족과도 떨어져서 잠을 잘 수 있는 시대가 된 것 같은데..

함께하면서 많은 정서의 교류와 소통의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신론리 외갓집체험마을: 경기도 양평시 청운면 신론리 323

http://www.sinronl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