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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경기, 남양주> 묘적사

 

 

 

 가을이 깊은 아침, 남편과 묘적사에 갔어요.

왠지 짧기만 한 가을의 한 자락을 잡고 싶은 아쉬움에 막히지않은 평일 둘만의 데이트입니다.

고요하고 분위기가 좋아서 사찰에 가끔 가는데 시어머님께서는 불교를 믿을 때가 왔노라며 반가워하시던데

실상 그런 것은 아님을 밝힙니다.

종교는 나이들면서 꼭 가져야할 믿음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죠!

 

자주 나서는 남양주의 도로에서도 사뭇 새로운 길을 지나 계곡이 아름다운 묘적사를 만납니다.

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천년고찰로서 입구에서부터 오래된 사찰이라는 내용의 설명판을 마주하게 되며

가을하늘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아름다운 곳입니다.

 

 

 

삼성각과 석굴암으로 가는 짧은 계단의 곁으로 소원을 이뤄준다는 보리수 나무가 있어 최근에 은근스레 바랄 것도

많아지고 욕심이 도를 넘어서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먹고 잘 살기위한 가족의 은밀스런 마음을 빌며

보시합니다. 대입을 앞둔 문구들도 보였어요.

 

가을산이 너무나 아름다워 색색별로 나뭇잎이 쏟아져내릴 것만 같은 가파른 산의 다양한 단풍을 보며 오르면

묘적사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삼성각에 올라보고 석굴암에도 들어가봅니다.

곁으로 작고 맑은 시냇물 소리가 들려서 마음이 더욱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래된 은행나무, 그 사이로 쏟아져내리는 햇살,,

조용한 산속에 위치한 위치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곳으로 아이들도 데리고 오면 좋겠지마는 이러한 고요함과

적막을 깰까, 부부끼리 왔다감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석굴암속에는 다양한 감사의 정성이 보였는데 세월호에 대한 마음을 적은 내용이 있어 안타깝기도 하고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예상치 못한 변수에 대한 아쉬움과 걱정도 밀려오네요.

 

 

 

 

작지만 알차게 느껴지는 이 곳은 템플스테이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던데, 이효리씨가 다녀가서 더욱 홍보가

되었다고 하네요.

템플스테이가 시도되던 십 몇년전, 친구와 전라도까지 내려가서 머무르다 온 기억이 있는데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내 자신을 독려하는데 좋은 체험같다고 생각합니다.

 

꽤나 넓은 절터였으나 전쟁 등으로 인해 남아있는 것은 금이 간 팔각 7층석탑뿐이라니 아쉽기도 하고

아름답고 서정적인 환경과 잘 어울리는 가을 나들이 장소로 좋겠어요.

 

 

 

절 인근에 계곡의 음식점들이 즐비해서 아쉽기도 했는데 여름철에는 많은 방문객들이 오실 것 같은데

아직까지 치워지지않은 돗자리들이 ....쫌....

 

사람이 있는 곳에 만들어지는 자연환경을 다치게 하는 인위적인 것들은 잘 고려하고 생각해서

덧붙여진다면 참 좋겠습니다.

 

* 묘적사: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 222

http://www.myojeoksa.org/

 

 

 

 

늦은 점심을 먹어야 겠어요.

남편과 저와 최근 비리비리한지라 힘빠진 소도 일으킨다는 낙지입니다.

힘찬낙지라고 다양한 매스컴에도 소개되었다는데 낙지비빔밥과 멸치국수를 1인당 7000원에 먹을 수있다니

들어가보는데 점심시간으로 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금방 무친듯한 치커리무침, 콩나물무침, 무채는 참 맘에 드는데 쫀득하고 매콤스런 양념속 낙지의 탱탱스러움이나

약간 신선하지않은듯한 양배추는 살짝 아쉽습니다.

 

* 힘찬낙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504-33

 

 

 

 

커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잠시 쉬어가도록 바로 옆에 위치한 브라운스푼에서 카페라떼 한 잔 합니다.

날씨가 너무나도 좋아서 볕을 쐬며 이야기도 하고 풍경도 바라다 보려구요.

 

남매가 좋긴 한데 버거울 때도 있고, 왠지 혼자만의 혹은 부부만의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한데

우리 서방님은 또 여기서도 핸드폰을 바라다 보십니다.

나는 너를 보고 너는 다른 곳을 보고...소설이 따로 없네요.

 

 

 

아름다운 브라운스푼의 정원을 거닐면서 사진 좀 찍어보아요.

이웃사촌 언니와 함께 와서 참 좋았던 곳인데 많은 분들이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아기들과 가족들과 지인들과

행복한 시간과 맛을 나누려고 방문하시는 것을 보니 참 좋아보입니다.

 

발을 흔들거리며 좋아하는 귀여운 아기들...

아웅...

 

 

 

남편에게 돌아와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 있음을 알리며 공허한 메아리없는 혼자만의 감정표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가을은 짧겠어요.

이제 슬슬 춰지려 함을 감지할 수 있으니 11월로 가는 추워추워 날씨 전에 좀 더 나서보고픈데

 곳곳에서 가중되는 정체뉴스 소식이 있으니 좀 더 잽싸게 혹은 좀 더 가까운 곳으로 나가보려구요.

행복합시다!!

 

*브라운스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도곡리 50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