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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육아>/아들의 여행

친정나들이


갑자기 친정에 갔습니다.
몇 일 늦게 퇴근한다는 남편의 스케줄도 있었습니다만, 혼자 하는 육아에 조금 지친상태였구요.
컨디숀 충전의 이유로 맞벌이하는 언니집의 조카와 친정엄마, 저와 아들은 몇 일을 함께 지냈어요.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하이마트에 가서 전자제품도 구경하여 보았어요. 남편과 떨어져 엄마와 아들과 지내다보니 나름 이것도 재미가 있더군요. 역시 오랫동안 정든 지역과 사람이 주는 따스함은 사람을 아늑하게 해주는 법인가봐요.


엄마께 낮잠자는 아들을 맞기도 나가 오랫만에 미용실에도 들려보고, 저녁에 언니와 이마트에서 장도 봤지요. 오랜 동창들과의 만남의 시간도 가질  수 있었는데, 다양한 직업속에서 나름대로의 멋스러운 길로 걸어가고 있는 미혼의 그녀들을 만나 매우 색다른 향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여자조카의 여성스런 옷들과 장신구로 멋도 내보기도 하였지만, 자신이 남자아이라는 것을 아는 것인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어요. 놀이터에도 가보니 텅텅 비어있더군요.
혼자 모래놀이를 하고 놀이기구를 타다가 별로 재미가 없었나봅니다.



석관시장으로 가는 길에 자연친화적인 목재와 페인트를 사용한다는 가구점에 들려도 보고, 슬슬 어슬렁거리며 둘러보니 팥죽을 끓이는 떡집의 모습이 보였어요. 동지도 아닌데 끓여 판매하는 모습이 신기하지요. 명태머리만 모아서 처마밑에 말리는 모습도 있었지요. 과연 뭘 해서 드시려고 저리 말리는지는 모르곘지만 윙윙대는 파리몇 마리와 따사로운 햇볕 사이로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재미있게 호박과 생선, 야채 등을 구경하였어요. 물론 슈퍼에 들려 깜찍이라는 음료수도 구입했는데 형과 동생과 나눠 먹을 거라고 두 개를 집는 모습을 보니 혼자 자라는 것 보다 남을 배려하면서 자랄 수 있게 많은 대가족 안에서 자라는 것도 참 좋은 성격을 지니게 하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냥은 못지나가는 선물뽑기 기계와 어디에나 하나 씩은 놓여져있는 아기용 놀이기구도 타보았지요.



 


 

오래된 물건이나 장소에서 느끼는 편안함은 사람에게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인가 봅니다.
항상 곁에서 많은 힘을 주시고 원기충전을 하여 살찌게 만들어 주시는 가족이 있어 매우 든든하군요. 결혼을 하고서도 친구들과의 관계를 확인하고 돈독히 할 수 있도록 항상 배려해주시는 친정가족들이 있어서 아직도 철없이 기대기만 하게 됩니다.


저도 항상 든든한 누나, 동생, 딸이 될 수 있도록 오늘도 묵묵히 나의 길을 걸어가야 겠어요.
화이팅...충전100%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