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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태국, 코사무이> 강스부부의 신혼여행


 내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지
? 하며 인식할 순간이 되자,
우리부부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 위에서 웨딩카를 운전하는 신랑의 지인에게
 " 좀 더 빨리"를 외치며 달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결혼식을 마친 사람들이 그러하듯, 빠듯한 결혼준비와 결혼식으로 조금 정신이 없었다.
오후 2에 진행된 결혼식이 끝나고 여유 있을 것만 같았던 공항까지의 이동시간이
 이렇게 걸리다니
..그나마 어쩔 도리 없이 막히는 서울의 도로가 끝나고 공항으로 가는
고속도로를 타서 달리면서 드는 여유로운 생각이었다
.

무조건 달려~티켓을 찾고 함께 온 지인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하고 우리부부는 거의 경보를
하듯 걸어 후다닥 중식 식사를 마치고는 안타까운 면세점 쇼핑을 뒤로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

 

정말 많은 사람들이 빽빽히 앉아 비행을 기다렸다.

누가봐도 " 저 금방 결혼했어요"라고 말해 주는 듯한 신부화장과 머리치장을 한 신혼부부들이 눈에 속속 들어왔다.

나 또한 그렇게 비춰지리라 생각하니 조금 챙피했다.
 

작은 흔들림에 지상으로 안착하여 늦은 밤 새로 접하는 태국 공항의 공기가 박하 향처럼 확연하게 느껴졌다.

유리를 이용한 태국공항은 인천의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꽤나 세련되고 실용적으로 지어져 있었다.
몇 년 전 친구들과 태국으로 여행을 와봤기에 비교분석이 바로 머릿속에서 진행되었다
.
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돈 좀 벌었는가 보다
..다시 찾은 나로서는 깨끗하고 편리하게 변신한
공항내부가 반가울 따름이었다
.

수속까지 잠깐의 대기시간을 지난 이후 많은 인파들 사이로 우리부부의 이름을 들고 있는 가이드를 발견했다.

몇 몇 부부들이 모여들고 인원 수가 확인되자 곧바로 호텔로 향했고,
결혼
15년에 접어든 인상 강한 여성가이드는 축복과 염려의 말들을 안겨줬다.
또한 매우 능숙한 어투로 태국여행에서의 상세하고 다양한 정보를 명확히 집어 알려주었는데
, 총기소재가 가능하다는 말에 우리신랑은 밤엔 나가지 말자고 내게 속삭였다.
정겨운 고가도로를 타고 컴컴한 일반도로를 지나 작지만 단아한 붉은 색을 이용한 인테리어가 깜찍한 호텔에서

핸드폰 로밍 만 해놓고 남편은 세수도 안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나는 남편이 깰까
, 조심조심 작은 스탠드 불빛에 의존해서 머리에 꽂아있는 수도 없는 핀들을 뺐다.
생소한 짙은 갈색의 가구와 익숙한 듯 쿨쿨 자는 신랑의 모습은 야릇하게도 어울려서 웃음이 났다.
이제 결혼식도 끝나고 신혼여행을 왔구나
!!
안도감과 기쁨 속에 내일 입을 옷을 꺼내놓으며 정말 신나게 놀리라 다짐하며 히죽거렸다.
육아와 익숙한 일상에서의 탈출~방음이 안 좋은 호텔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편안한 잠을 잤다.

 

다음 날, 순정만화에서 보았을듯한 새가 짹짹 거리는 이른 아침, 모닝콜

공주라도 된 듯, 전 날 정리해서 준비해둔 짐 2개를 신랑에게 떠맡기고, 로비로 향해 간단한 부페식 아침을 먹었다.
많은 수의 한국인 부부들이 상기된 얼굴로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각자의 차량으로 이동하였고,

나는 과일까지 두둑히 챙겨먹은 뒤 찾으러 온 가이드에게 이끌려 갔다.
조금 후덥한 공기와 빨래를 하고 난 뒤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낼 때의 약간의 습기가 느껴졌지만

곧 에어콘이 빵빵한 준비 된 이동차량으로 다시 공항을 향했다.
높은 빌딩이 없어서 뚫린 시원스런 시야와 몇 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늘어져 눠있는 개들을
보니 싱끗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
몇 년 전, 친구들과 왔을 때 더위에 지쳤는지 여기저기 쓰려져 차량이 가까이 와도 꿈쩍 않던 개들을 보고 어찌나

황당 헀었는지 떠올랐다.
물론 아무렇지 않게 개들을 피해가는 운전자들도 재미있었다.

 

하늘도 맑고 기분도 좋았다.

여유로이 도착한 비행장에는 꽤 많은 여행객들이 서울 공항 못지않게 북적거렸다.

아이에서 부터 어른 할 것 없이 일정을 확인하고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들이 재미있어 보였다.
우리나라보다 더 여유롭게 수속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태국공항에 맞춰 이른 수속을 마치고
사진도 찍고 라운지에서 무료로 젤리음료와 과자를 맛보았다
.
사무이 가이드책자와 레스토랑선택에 관한 책자를 집었는데
,
요리에 관심있는 나로서는 자신있는 요리사진이 곁들여진 레스토랑 책자가
매우 마음에 들어, 가방안에 꿍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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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하게 내리쬐는 태양을 받으며, 우리의 목적지인 코사무이섬으로 향했다.

신혼부부 아니면 여유로워 보이는 유럽인들과 명품으로 도배한 나이 지긋한 중국인 아저씨를 보고 있자니,

코사무이가 휴양의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내식을 먹고, 한 시간 안 되는 비행을 하자니 구름 속으로 아련히 섬이 보였다.

구름 속에서 몽롱한 형체를 드러내던 섬은 점점 가까워 오자,

앞니를 드러내며 웃는 소녀처럼 이쁘장한 별장들을 보여주었다.

우리가 묶을 곳도 저기 있겠지..기대감 백배..


쿵쾅~조금의 흔들림에 비행장에 도착하자,
너무나도 앙증맞은 놀이공원의 코끼리버스 같은 미니버스가 우리를 이동시켰다.
코사무이의 공항은 귀엽고 단순
-그 자체였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쉽게 지어진 듯 보이나 그래도 야자나무는
150
년이 넘는 튼튼함을 자랑하는 듯 공항을 비롯한 여기저기에 기둥으로 쓰이고 있었다.
오징어칲 부부라고 이름지어 준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우리를 보자마자 과자를 들이밀어 지어준 별명이었다
.
안타깝게도 오징어칲 부부는 다른 리조트에 묵게 되어 우리와는 이별하게 되었다.
그렇게 많던 한국의 신혼부부들은 각자의 리조트별로 흩어지자 반림사이 리조트에는
3쌍의 커플만이 남았다.
그나마 각자의 방으로 흩어지면 영화 속의 까메오처럼 보기도 힘들어진다.
긴 머리의 눈웃음이 인상적인 담당 G.R.O.리나를 만나

일단, 차웽비치에 가서 제트스키를 타고 해물볶음밥과 과일을 먹었다.
몇 사람들은 볶음밥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하는데 작은 종지에 주는 짭짤한 소스를 끼얹고, 라임을 뿌려먹으면 괜찮다.
우리신랑은 항공에서 줬던 작은 고추장튜브를 이용하고 있었다
.
하지만 십대처럼 돌도 씹어 삼킬 정도의 식욕을 자랑하는 나도

농익은 파파야는 위장건강에는 좋다고 하나 정말 못 먹겠다.
대신 단맛 강한 수박과 망고, 용과 등의 열대과일들은 입맛에 맞게 골라 많이 먹을 수 있다.
이 곳은 작은 숙소와 식당을 겸한 곳이었는데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듯 했다.
열심히 일한 자는 떠나라는 광고문구처럼 큰 일을 치른 신혼부부들도,
일상을 견뎌 낸 현지인들도 열심히 즐기고 있었다
.
물에 빠지는 두려움에 스피드를 즐기는 신난 신랑을 졸라 내린 뒤,
다시 해변가를 돌며 추억에 남을 사진을 두 어장 찍은 뒤 미니버스를 타고
시골 읍내인듯한 정겨운 거리를
20분 정도 지나자
오매불망 기다리고 고대하던 반림사이 풀빌라에 도착하였다
.
물론 예상은 했지만
, 도회적인 공항이나 시골스러움이 남아있는 거리와는 다른 느낌의
차별화된 고급스러운 리조트였다
.
택시를 탈 경우
, 발냄새로 발음 하라고 주의를 주던 리나는

우리를 까무잡잡한 피부에 친절은 기본인 캐서린에게 인계했다.
골프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이동식 차량을 타고 짐을 싣고 언덕을 넘어서자
34일 동안은
우리집으로 전세 낸
302호가 나타났고, 풀장과 해안이 가까워서 좋았다.
나무마루와 천장을 가진 태국양식과 우리나라 옛 가옥구조를 동시에 지닌 귀여운 단층집이었다.
집 앞마당과 같은 곳엔 작은 개인 풀과 정자같은 게 지어져있고,
담 없는 마당처럼 만들어진 입구엔 다양한 식물들과 더불어 귀여운 출입구만이 돌로 앙증맞게 지어져 있다
.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마자 디카를 꺼내들고 장미꽃이 뿌려진 침대와 욕조를 찍어대며 들떴다.

허니무너를 위해 준비된 것들은 과일과 케익도 있었다.
내 집인 양 옷장을 열고 옷을 걸고, 정리를 어느 정도 끝내고,
내 집 구경을 끝냈으니 남의 집 구경이 궁금하듯 빌라 내를 산책을 했다.
언덕에 스파건물과 좀 더 커다란 평수의 이층집 들 사이로
아기자기 조성되어있는 나무와 꽃들
, 발 사이로 지나가는 도마뱀과 알록달록한 새들,
태초의 아담과 이브가 된 느낌이었다.
시야의 위쪽에는 쪽빛 하늘이, 아래쪽으론 바다와 야자수들이 수도 없이 늘어서
아름다운 가슴을 드러낸 여인을 본듯한 몽환적 감상이 그득했다
.
왜 가끔 해외여행가서 인물은 없고 배경사진 만 찍어오는 친구들 있지 않은가! 이해가 되었다. 아름답다.
어느 곳을 배경으로 찍어도 사진빨 좀 받을 부부사진을 소담스럽게 카메라에 담아본다.
신혼부부는 한국인들이 대다수인듯했다.
공항에서도 느꼈듯이 유럽피언이 많았는데 대부분 가족과 동행이라 두고 온 아이생각도
났지만
, 재미있는 호기심과 염탐스런 산책으로 곧 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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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행으로 코사무이를 선택하기 전에 태국은 방콕여행이 전부였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기후와 비용
, 동양인으로서의 친숙한 삶의 느낌이 좋았다.

그 중에도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비슷한 여건의 코사무이를 보고 무조건 가고 보자~
찍었던 감이 틀리지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그래도 미지의 장소라는 설레임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

이곳 저곳을 둘러보던 중 여기 온 사람들은 휴식과 휴양을 목적으로 왔을꺼라는 생각에
우리부부도 개인적 시간을 갖기 위해 방으로 내려왔다
.
신혼여행지를 선별할 때
, 말 그대로 휴양 차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7
년 정도 연애를 했지만 부산과 에버랜드 말고는 함께 한 여행이 없었으며,
남편은 미국에 본사가 있어 일년에 한 두번은 지겹게 비행기를 탔으므로 가깝고도 잘 쉴 수
있는 여건을 지닌 신혼여행지를 선택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
남들은 평생에 한 번뿐인 신행을 길게 유럽이나 호주로도 간다지만
,
욕심없는 우리부부는 아기를 맡아 주는 친정어머니의 배려에 신행을 간다는 것이
그저 감지덕지이며
, 와서도 그냥 잠 좀 실컷 자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막상 와보니 잠은 신랑이 다자고 나는 들떠있는 마음에 잠도 오지 않았다.
아니 사실 짧지만 달게 잤다.

 

스파를 받으러 갔다.

고급스런 외관에 걸맞게, 오우..대단히 인상적인 스파와 마사지였다.
향긋한 오일과 이름 모르지만 까칠하지만 나쁘지 않은 감촉의 씨앗으로 마사지가 진행되고,
정말 코까지 골며 신나게 편안함을 느꼈다.
팁으로 건네준 3달러가 아깝지 않았다.
끝나고 나온 음료가 산모에게 좋다고 하여 한 방울도 남김없이 들이켰음은 물론이다
.
스파나 마사지를 여유 있으신 마나님이나 받는 불필요한 지출로만 알았던 신랑은
이것이로다
~쾌재를 부르며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나를 칭찬하였다.
저녁은 우아한 불빛 속에서 씨푸드디너가 제공되었다.
신나게 게와 새우를 까먹고
,향신료 맛이 강하지만 태국의 유명음식 돔양꿍을 맛보았다.
손은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입으로는 앞으로 어떤 부부가 되겠노라며 간단한 약속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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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커피 올 티라고 묻는 상냥한 직원이 도와주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선택프로그램도 스파로 정하였다.
선택스파는 외지에서 진행되는 관계로 미니버스를 타고 나갔는데 고급스런 리조트 스파와는 조금 질적으론 떨어지나만성 피로와 근육통에 시달리는 직장인 남편에겐 손으로 일일이 토닥거려주는 마사지 또한 너무너무 좋아했다.
이곳에서 김치찌개 백반을 먹었는데 눠있는 것도 힘들었는지 날아가는 태국쌀밥임에도 불구하고 꿀맛이었다.
오너로 보이는 아저씨는 찹쌀을 섞어서 밥맛이 나을거라고 설명해주시며
이곳에 여행 왔다가 필이 꽂혀서 정착하였다는 일화도 들려주셨다
.
돌아오는 미니버스에서 우리신랑은 관심이 많은 투자심리를 들춰내며 빌라가 얼마나 하는지 사무이 책자를 보며

계산을 하고 있었다.
물론 사놓으면 금액이 뛸 것이라는 것은 나도 인정하는 바였다
.

리조트에 들어와서도 넘쳐나는 기운으로 쏟아져 내리는 빗속에서 수영을 즐겼다.
대부분의 수영장 이용객은 독서를 즐기거나 포커를 쳐서 풀을 즐기는 사람도 많지 않았는데
, 비까지오니,

이용객이 전혀 없어 우리 부부의 전용풀이 되었다.
수영초급자인 우리부부는 열심히 물보라를 튀겨가며 어린아이 마냥 놀았다
.

저녁시간이 되자 다양한 선택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온 부부들은 로비에 모여들었다.
그 빗속을 뚫고 호핑을 한 사람들은 훈장처럼 얼굴을 까맣게 태워 돌아왔다.
이제 타지여행의 별미인 거리구경이 있는 것이었다
.
저녁식사는 대형마켓에 입점해 있는 수끼전문점에서 수끼를 먹었다
.
어묵과 해산물과 육류와 야채가 결합된 샤브샤브식의 수끼는 태국음식에 익숙치 않아 고생하는 여성들에게 인기였다
.
모유수유때문이라고 하기엔 변명같지만 태국음식이고 한국음식이고 모두 땡겼으며
,
해산물-특히 새우를 배부를 만큼 먹고 싶었다.
테이블에 합석한 3쌍의 부부들은 잘 알고 지내는 이웃사촌처럼 맥주도 한 잔씩 부딪히면서

서로의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워했다.

차웽거리에 나서자 한 시간의 자유시간이 무색하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많은 유럽피언에게 알려진 섬이라서 일까? 다양하고 유명한 인지도 있는 브랜드 상점들이 많았다.
태국의 전통적인 시장을 경험하고 싶은 신랑에겐 조금 안타까운 일이였다.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신랑과 나는 처마 밑에만 있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워
싱인 인더 레인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비를 맞으며 거리 구경을 했다
.
내가 귀여워라하는 태국버스 쏭태우를 못 탄 것이 조금 서운하지만,
비를 피해 사진도 두어 장 찍고, 흥정을 해서 작은 자석도 하나 샀다.
영어는 통하지 않아도 몸짓과 얼굴을 보고 통하는 것을 보면 참 재미있다
.

 

돌아오는 길은 섭섭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발마사지라도 받고 택시를 타고 들어왔다면 싶었다.
비까지내려 쏴한 풀냄새에 노상에선 국수를 팔았다.
 
태양의 혜택을 받는 태국은 자외선으로 자연소독되어 수인성 전염병이 걸리지 않는다.
쌀국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싸고도 두둑한 먹거리인 길거리국수를 권하고 싶다.
저녁을 든든히 먹어 배도 부르고 조금 피곤했지만 잠깐 멈춰서서 그들에 일상에 말이 안되지만 눈치껏 끼어들어

삶의 향기를 느끼고도 싶었다.

 

결혼식이 친지들과 하객들에게 기억되어 지는 행사라면
정작 당사자인 부부에겐 신혼여행이 웨딩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행복이라고 생각된다
.

정말 길고도 호화찬란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인 신혼여행은 깊이 각인될 것이다
.
물론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기도 하지만
(
비가와서 더위는 덜했지만, 놀러다니기엔 조금 아쉬운)
오붓하게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코사무이 여행은 첫 여행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

 

상냥한 리조트 사람들과 열심히 미소를 띠며 순찰을 돌던 경비아저씨까지..

다시 이곳에 찾게 된다면 그들을 볼 수 있을까? 아쉬웠다.

불청객소동(?)으로 신경써주신 관계자분들꼐도 감사를 보낸다.

다음에 방문할 땐 캐서린이 뉴질랜드 애인과 부부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ㅋㅋ

 

조금 여유있게 일어나 짐정리를 마치고 아침을 먹으러간다.

소스를 곁들인 해물볶음밥과 토스트와 후라이한 계란, 신선한 우유 등을 골고루 먹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 내 손으로 아침상을 차려야 한다
.
남이 만들어주는 마지막 아침식사가 될 양 많이 먹는다.
닭죽과 비슷한데 생선살이 들어있는 보일드 라이스인 피쉬라는 것이 있었는데
먹을까 말까 하다가 먹어본 새로운 것이었다
.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나름 좋았다. 인기가 안좋았는지 오늘은 그냥 보일드 라이스만 있다. 안타깝다.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떠나면서 사무이가 고향인 듯, 마음이 서글퍼진다.
다시 아이와 오자고 남편과 다짐은 했지만 쉽진 않을 것이므로..
우리 아이보다 더 어려보이는 아기는 기압차 때문인지 계속 울었다
.
무덤덤하지만 나도 눈물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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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 도착하자 길거리 사우나임에 분명하지만 사진은 잘나오는 사원방문이 이어진다.
차량 안에서 신경쓰지 못했던 관계로 긴 옷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원을 내고 긴 치마를 빌려입는다.
현지가이드는 한국어를 사용해서 설명을 잘해주셨고
,
사진이 잘나올 만한 장소에서 더위에 지친 기색도 없이 부부끼리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주셨다
.

5년 만에 만나는 방콕시내인데도 한국관광객에게 귀신같이 붙는 상인들과 비둘기떼는 변함이 없었다.
다음은 완벽한 여행에 흠이라면 흠 같은 쇼핑투어가 시작된다.
이후 오징어칲 부부와 상면하여 쇼핑과 식사를 겸할 수 있는
킹타워면세점에서 양껏 부페디너를 섭취했다
.
해산물은 물론 양고기와 쇠고기 구이는 소금과 후추를 좀 더 쓴 것을 제외하면
한국의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질적으로 우수하다
.
수작업 인형쑈도 보여주는데 테이블마다 방문해서 아양을 떨어 팁을 받아간다
.
우리자리에 오기 전에 서둘러 자리를 뜬다.
밤거리를 차량으로 조금 이동하여 게이들이 보여주는 칼립소 공연을 보면서 깔깔거리고
호호거리면서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맛보았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건전지 용량이 다한 로봇처럼 서서히 늘어져간다.
공항에 도착하니 몇 몇 여행객들은 의자에 길게 누워 자고 있다
.
 
~태국여행을 갈 때엔 긴소매옷이나 가디건 하나쯤 가져가는 것이 좋다.
공항을 비롯해 가끔 에어컨이 완빵해서 쌀쌀한 곳이 등장한다
.

여행은 기쁨 반 피곤 반임에 틀림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행이라면 설레이고 기대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
신혼여행이라 조금 더 특별한 여행이었는지는 모르지만
,
여행의 목적은 쉼과 깨달음과 기억이 아닐까 싶다
.
느끼고 즐기고 이해할 수 있었던 코사무이 여행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 수 있는 부부가 되길 마음속으로 빌어본다.
어린 아들과 아이를 맡아주신 친정엄마께는 죄송했지만
,
여행을 미뤘더라면 정말 좋은 경험을 미룬 것과 같았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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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뒤가 될지는 모르지만, 코사무이에 꼭 남편과 아이와 함께 가겠다.

그땐 신랑이 구입하지 못해 아쉬워한 만큼 리조트 가격이 올라있겠지..ㅋㅋ

이래되건 저래되건 다시 간다면 맨발로 많이 걸어다니고 싶다.
또한
, 아이가 있으니 코끼리도 타봐야 할 것이고,
일정에 없더라도 위험하지 않은 한도 내에서 시내구경 등을 더 할 것이다
.
, 모유수유 덕분에 한 병밖에 못마셔서 아쉬운 맥주도 한 병 더~~

첫 번째 태국여행에서 조금 보고 태국인들은 조금 지저분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여행에서 내 생각이 얼마나 오만방자한 것 인지를 깨달았다.
그들은 나름대로 청결했고
, 남을 배려했으며, 여유로운 친절한 사람들이었다.

 

여행사에 전하고 싶은 말은 친절한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어
편리하게 다녀온 좋은 여행이었다는 것과 선택적 요소를 더욱 첨부했으면 하는 것이다
.
 
리조트내에선 휴양이든 관광 레져 등 원하는 대로 즐길 수 있었지만,
마지막 방콕투어에서는 그럴 수 없음이 조금 아쉬웠다.
쇼핑을 요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는 것은 어떨까
?
로얄제리와 라텍스
, 보석매장은 두 번째 방문하는 나로서는 조금 시간이 아까웠다.
물론 고층의 보석매장에서 바라보는 시내전경은 나쁘지 않다
.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선에서 수상가옥 구경이라든지
,
농장이나 동물원 방문 등을 한다면 더욱 선호할 부부들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

환전은 15만원을 해갔는데 거의 쓰지않았다. 현지에서 선물드릴 물건이나 쓸 돈을 제외하면
크게 환전해가지 않는 편이 낫다
.
필요하다면 현지공항이나 호텔에서도 가능하다.

물론 어디가서나 팁을 주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으며,
신혼부부는 거의 호텔급 숙소를 이용하게 되니 약간의 환전은 필요하다
.

 

집으로 돌아와 기억을 더듬자니 까마득하다.

꼭 다시 가게 될 날을 기약하며, 육아와 일상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상처럼 주어질 다음의 여행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