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서울> 북한산국립공원~우이령

 

 

친구가 예약했다며 방문하고자 했던 곳은 북한산 우이령입니다.

오전에 만나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걸어올라가려니 오랫만의 산행이 기대되는군요.

 

  북한산국립공원 

산이 주는 확트임은 몸트임, 마음트임, 세상만사 마구 트임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죠.

아버지를 따라 도선사에 몇 번 왔던 기억이 납니다

 

 

 

 

 

입구에서 마주한 할아버지까페입니다.

상호처럼 할아버지께서 드립으로 커피를 내려주시고 여행을 즐기시는지 벽면으로 부부가 함께 하신

해외여행의 사진들과 소박한 카페의 내부를 느낄 수 있어요.

드립커피랑 더치 아이스커피를 받아들고 쉬엄쉬엄 올라가려 합니다.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분소를 지나면 졸졸졸 흐르는 계곡물소리 명쾌하게 느껴지고

도선사가는 길목을 따라 우드데스크를 따라 이동합니다.

봄은 봄이로되 아직 채 푸르고 화사하게 생기있게 자연이 움트지는 않았지만

그 생명력의 속삭임은 살포시 느껴지네요.

 

 

 

 

남편과 산행을 하겠노라며 몇 년전, 맨 처음 선택했던 북한산은 하드코어였습니다.

운동화를 신고와서 정상까지 올랐던 뭘 몰라도 한 참 몰라서 올라가야만 했던 그 날의 힘듦을

떠올려보며 예까지 와서도 업무전화를 받아야하는 분주한 친구의 일상도 목격하며

도선사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이 곳이 아닌가보다 싶어 등반로를 살펴보니 우이령이란 곳이 없어 왠지 잘못왔나 싶은 기분의 찰나

친구와 커피숍 쥔장의 언쟁을 확인하니 뭔가 무척 잘못되었구나 싶습니다.

이 길이 아니면 다른 길로 가면 되지..택시를 타고 내려와 진정한 우이령으로 출발! 

 

 

 

 

 

우이령 숲속문화마을이라는 커다란 간판을 보니 허탈한 웃음이 납니다.

도선사 방향이 아닌 교차로의 정면으로 예전 우이동 먹거리마을 쪽이었네라~~

여기가 좋을까, 저기가 맛있겠네 신나게 수다를 떨면서 돌담길을 따라 걸어들어가는

우이령길은 걷기 딱 좋은 느낌이네요.

 

 

 

 

짧고 굵게 하루를 보내려는 우리의 의도와 걸맞았던 우이령길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비밀의 숲처럼 다가옵니다.

백만불짜리 다리를 외치며 걷는데 하늘은 높고 나무는 스산하고

이제 스물스물 올라오는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 봄내음이 신비롭습니다.

 

 

 

 

어느 산 정상에서나 봄직스러운 아름다운 산의 모습은 멋집니다.

사진에 담아보며 홀로 만족하는 가운데 내가 서 있는 곳과 예상했던 일들과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마구 뒤섞여 혼돈을 이루는 인생을 생각해봐요.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우리는 현명하게 혹은 반성하거나 상처받거나 하면서

더욱 단단해지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오봉을 기점으로 하여 화장실 앞에 두고 간식타임을 갖습니다.

너무 바빠서 식사도 놓치곤 하는 친구랑 먹으려고 샌드위치를 쌌는데

친구는 상큼달콤한 오렌지를 준비해왔으니 완전 신납니다.

긴 나무의자에 쩍벌하고 앉아 즐기는 간식타임이란

땀흘리며 올라온 자에게 주는 행복한 시간이죠.

 

 

 

 

나의 바운더리의 또 다른 시선과 확장을 보여주는 친구와의 활동은

인생을 더욱 풍요롭고 성실하게 임하게 하는 자세를 갖게 합니다.

오늘이 아니면 안될 것 같은 마음의 조급함과 꼬여있는 심보를 들여다보게 하여 웃음으로 승화시키고

더 나은 나와 미래를 꿈꾸게 하니 감사하죠.

함께 한다는데 의의를 두고 무조건 너를 지지한다는 나의 마음을 전하며

우리는 이제 그만 하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