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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타인의 밥상

서울,강북> 고향식당

 

 

언제인지 몰라도 다양한 두려움에 생선을 구입하고 요리한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 먼저 챙겨주느라 언제나 가시투성이의 꼬투리만 남는 생선구이,

최근에 이상하게 두툼한 생선구이가 먹고 싶어지곤 했는데 친구가 찾아낸 생선구이 맛집이 있다니

오후5시라는 오픈시간을 대기하여 찾아갔습니다.

 

  고향식당 

생선과는 무관한 상호에 신문지로 벽을 꾸민 신기방기한 고향식당입니다.

 

 

 

 

음....반찬을 먼저 받고 왜 고향식당인지 알 것만 같은 느낌의 식당..

흰머리 멋스러운 어머님은 주방을 맞으시고

분주하게 오가며 설명도 잘 해주시는 아버님이 홀을 맞고 계시네요.

미역나물, 고구마순나물, 쥐눈이콩조림, 파김치, 갓김치, 갈치속젓, 대파김치, 우엉조림, 취나물, 무나물,

계란찜, 우거지된장국 등의 기본반찬부터 막걸리 찾게되는 비주얼입니다.

갈치껍데기 튀김인가 싶었던 짭잘했던 반찬은 갈치의 새끼 풀치라네요.

 

 

 

 

산지직송 한다는 생선은 조업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모듬구이가 따로 메뉴에 있습니다.

선호하지 않는 생선도 포함하고 있어 삼치구이와 가자미구이를 주문했습니다.

양파와 파를 깔고 잘 구워진 자태를 뽐내며 나오느 생선들..와우..

조기구이는 서비스랍니다.

널 어쩌면 좋니??

 

 

 

 

무서운 삼치머리는 아랑곳하지않고 아니 잊고서 살 만 뜯었던 시간들..

친구는 잘도 발라서 두툼한 생선의 흰 살만 제 쪽에 놓아줍니다.

너의 배려로 와사비간장에 찍어먹고 하얀 쌀밥에 올려도 먹으며 그렇게 안주빨을 세우는 찰나,

아랫쪽에 자리한 양파와 파도 얹어 먹으니 비린맛은 없는 편이지만 더욱 깔끔한 생선구이의 맛을 전합니다.

보드라운 가자미와 퍽퍽살을 선호하는 우리가 좋아했던 삼치의 심플한 맛..

내어주신 누룽지까지 박박 긁어먹으니 친구가 잘 먹는다고 깜놀..

 

 

 

살포시 들었던 고구마순 나물은 리본모양이 되어 어여쁩니다.

든든하게 먹었으니 건너편 맥도날드에서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번동 우이천을 따라 걷습니다.

우아한 발걸음과 찬란스레 느껴지는 안락한 조명까지

배부른 게으른 자에게 스리슬쩍 걷기를 종용하는 분위기네요.

 

정말 좋아서 즐기며 식당을 하시는 것만 같은 고향식당의 쥔장님들..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설명해주시는 것도 즐거우신 듯 보였어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맛있는 것 먹고 행복하니 바랄 것이 없는 저녁입니다.

 

* 고향식당 : 서울 강북구 덕릉로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