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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시티투어

서울, 시청> 덕수궁을 돌아 시립미술관 다녀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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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웠던 일요일, 남편은 제일 더울 시간에 나가자고 합니다.
아들과 둘이 나갔다 온다나요?
옷 입는 폼이 뭔가 수상해서 물었더니 덕수궁에 간다고 합니다.
노대통령의 분향소에 들릴려고 하는 듯 해서 따라갔는데 막상 가니 저도 가슴이 막막해졌습니다.

죽 늘어선 검은 옷의 인파속에서 어찌할지몰라 허둥대다가 2시간 이상은 대기해야할 듯 하고 아이도힘들어하는 더위라서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나옵니다.
뭐라고 정리해서 말하긴 힘들지만 사람들은 몹시 화를 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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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로 접어들어 남편은 한숨을 쉬며 담배를 태웠고, 많은 인파와 더위에 답답했던 아들은이제야 신이난 듯 돌바닥을 신나게 두들겨보며 걷다가 조형물에도 앉아보고 합니다.
아이는 아이인지라 커다란 화분으로 조성된 사각대의 손잡이를 올렸다가 내려보기도 하고, 돌고래의 몸과도 비슷한 돌조각상에 앉아서 신나하기도 합니다.
나무그늘을 지나가자니 궁시렁거리시면서 말씀하시면서도 함께 설탕을 녹여 뽑기를 만들고 계신 노부부가 뵈네요. 하나의 천원으로 비싸긴 했지만 어릴 적 엄마와 아빠가 먹었던 간식이라며 줘보니 달기도 하고 씁슬하기도 하고 뭔가 야릇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사랑이 이뤄진다고 하니 아빠에게 뽀뽀를 한 번 날려줍니다.
아빠의 착잡한 기분이 좀 좋아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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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립미술관에 들어갑니다.
2009미술관봄나들이 미술관습격사건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옥외공간부터 진행되고 있네요.
멋드러진 조형물들에 관심을 보이며 즐깁니다.
쌍둥이 푸우를 보고서는 배를 까면서 따라하고요. 엄마를 따라가는 팬더의 자세도 엄마와 따라서 해보면서 사진을 찍어봤어요. 작은 상자안에 혼합매체를 이용한 작품속에도 빠져보았습니다.
1층에 들어가서 선물의 집에서 움직이는 엽서도 보고 다양한 미술용구들을 살펴보았다가 신오감도라는 주제로 파트1.감각의 환영, 파트2. 다중감각 : 교차와 혼합이라는 주제의 작품들을 관람합니다.
윤병락님과 황순일님, 이용학님, 안성하님의 사진과도 같은 그림을 무척 좋아했으며 엄마 또한 비누소재로 만든 신미경님의 작품을 멋스럽게 생각했답니다.
전가영님의 의자들의 합창은 의자에 앉으면 불이 들어오는 재미있는 연출로 흥미를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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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서는 제공되기 힘든 무한감각을 아이에게 제공해준 듯해서 뿌듯한 마음이 가득하네요.
아무래도 고정적인 생각이 가득한 부부인지라 동우에게 생동감있는 감각들을 불어넣어주는데는 한계가 있는 듯한데 이런 만화적 유쾌한 작품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의 작품들을 보면서 미술관에 친밀감도 가지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생각도 하였을 것 같아요.
깨끗한 화장실을 비롯해 정수기에서 제공되는 일회용 종이컵까지 너무도 깜찍한 미술관의 이미지가 숨어있네요.

미술관의 뒷편으로 나오니 보다 한적한 길이 나옵니다.
예전 갈매기의 꿈인가 굉장히 심오한 연극을 보러 온 적이 있었던 길인 듯 하네요.
착잡했던 기분과 새로운 예술에 대한 기분까지 오묘하게 뒤섞여 산만스럽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