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여행이야기>/테마투어

서울, 옥인> 수성동계곡~윤동주문학관

 

 

 

가을가을한 이맘 때,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으면서 자연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곳들이 있죠.

한껏 들뜬 마음을 친구들과 가려고 점찍어 둔 곳, 인왕산 수성동 계곡에서 윤동주 문학관까지

걸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인왕산 수성동계곡 

질리지 않는 한식의 묘미처럼 몇 차례 와도 좋은 도심 속의 자연미.

느닷없이 서촌을 걷다가 등장하는 수성동 계곡은 한 두시간의 산행코스로도 유명합니다.

 

 

 

 

재방문한지 한 달이 채 안된 것 같은데 같은 장소에서도 생경스런 다른 느낌,

가을 향이 잔뜩 묻어나는 이곳은 강원도 혹은 제주에 와 있는 듯 합니다.

신나게 걸을 것이라고 운동화 챙겨신고 오랬더니

말 잘 듣는 나의 친구 화이트 운동화 챙겨신고 왔고 여전히 무겁지만 가방의 짐도 빼왔군요.

 

 

 

'서울의 중심에서 우정을 외치다'

자주 모이는 3인방, 완전체는 아니라 아쉬웠지만 둘이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고

그녀가 대학시절 스타크래프트를 했었고

피맛골과 대학로에서 선배들을 따라 다니며 술을 마셨었다는 이야기를 듣네요.

둘 만의 시간에 새롭게 듣고 느끼게 되는 그녀의 이야기와 우리들의 이야기는

숲 속의 이정표처럼 과거와 현재, 미래의 방향을 알려주는 듯 합니다.

 

 

 

 

고동색 나무테크와 이정표를 따라 이동하는 숲길은 파란 하늘과 내려다보이는 서울풍경을 보여줘서

좋았는데 가끔 스쳐가시는 분들도 있어 홀로 와도 무섭진 않겠습니다.

이중섭 의자, 이상 의자 등 아름다운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쉼터와

 조선의 위항문학에 대해서도 친구에게 질문해봐요.

나 이건 잘 모르겠다~~

 

 

 

 

오르락 내리락 나무테크로 이동하는 구간은 운동 지대로입니다.

그동안의 운동부족으로 내일 다리에 알 좀 제대로 박히겠다는 예상이 드는 가운데

날렵한 내 친구는 가디건 자락 도포처럼 휘날리며 앞서갑니다.

나무와도 대화한다는 그녀에게 자연친화적인 장소는 유독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네요.

 

 

 

 

제주도 오름 같았던 구간들을 넘어가면 단풍이 슬슬 시작되는 강원도 같은 구간이 나타납니다.

흔들흔들 요동치는 가온다리가 인상적이던데

이번 태풍에 잘려나간 것인지 뭔지 부러진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보이는 골짜기는

을씨년스러워 내려다보면 고소공포증 유발됩니다.

 

 

 

양지와 그늘에 따라 이미지 달리보이는 인왕산과 내려다보이는 도심들의 멋스러움,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소소한 재미들이 흥겨워요.

이 곳도 여기저기거기 동네와 구간마다 올라 올 수 있는 구성인지라

운동기구 및 주민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빨바위, 앞에서 보면 왜인지 더욱 동조하게 되는 바위가 있던데 튀어나온 앞니로

별명도 지어주고 놀리기도 헀던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그땐 왜 그랬는지...

 

 

 

 

한 시간 조금 못 미쳐 내려가는 구간에 다다랐어요.

운동기구도 있고 시소도 있어서 친구랑 타보고 웃어도 봅니다.

한옥의 형태가 멋스러운 청운문학도서관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하므로 외관만 봐요.

졸졸졸 물도 흘러내리는 조경과 한옥의 단아함이 묻어있으니

문학과 동반되는 도서관에서 공부가 잘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다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다사다난하고 정말 끝을 보여주는 경자년에

무사한 마무리와 안녕을 꿈꾸며 삼인방의 마음을 담은 돌을 올려보아요.

돌 무더기일 뿐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꿈과 이상이 숨쉬고 있는 듯한 주제의 제목은

무겁고 멋스러웠는데 생각이 안납니다. ㅋㅋ

불철주야 일하느라 불참한 친구에게도 사진을 전하며 우리가 이케 신경쓰고 걱정한다고 알립니다.

 

 

 

 

시인의 언덕을 따라 내려오면 윤동주문학관입니다.

감성 지대로를 보여주는 시인이며 안타깝게 죽어간 젊은 영혼의 이야기를 확인해봐요.

역시나 열체크하고 인원제한으로 대기하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작고 협소해서 빨리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물탱크를 개조했다는 장소는 우물에 대한 모티브와 자화상이라는 시와 잘 어울리네요.

 

 

 

 

많이 걸었으니깐 맞은 편 부암동 코스편은 다음으로 미뤄두고 내려옵니다.

청운중학교로 내려가는 길에는 은행이 후두둑 떨어져있어 친구에게 장난도 치고

따로 또 같이 걸어보며 종아리 스트레칭도 되었어요.

나의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인데 친구의 이야기를 듣게 되니 무심함도 반성하고

작은 것에도 잘 웃는 나의 친구의 순수성도 되짚어보며

가을가을한 나들이에 우정 감성 물들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