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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가족요리

2020년 12월의 밥상

 

 

나이 먹을 수록 한 해, 한 해가 더욱 빠르게 지나간다고 하더니 2020년 경자년도 막 달입니다.

한 해가 지나감의 아쉬움과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우울이 가득 드리워져 있네요.

추워지고 쌀쌀해지는 이맘 때, 먹으면 바로 행복해지는 집밥을 준비합니다.

 

  12월 밥상 

해산물을 좋아하는데 산지만을 고집하긴 욕심인 것 같아 인근 재래시장에서 굴을 구입합니다.

신선도는 떨어지지만 굴향이 전해주는 감동은 겨울의 감사함을 더하죠.

무넣고 시원한 굴국도 끓익 굴전도 부쳤습니다.

 

 

 

 

굴 향을 힘들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수육도 준비합니다.

사먹어도 좋지만 양이 부족하니 커다란 삼겹살을 한 덩이 사와서 기름은 약간 제거하고

압력솥에 조리해서 특유의 부드러움은 추가하고 조리시간은 단축합니다.

시원한 김장배추김치와 굴을 곁들이니 굉장히 호화스러운 맛을 느낍니다.

 

 

 

 

양파와 대파를 넉넉하게 깔고 소주 반병과 인삼청을 넣어 저수분요리처럼 쫀쫀함을 더했습니다.

냄새는 오늘 커피분말로 잡습니다.

김장을 하고 수육을 삶아 넉넉하게 나눠먹던 나의 어릴 적 시절의 장면이 스쳐가며

엄마가 해주셨던 뽀얀 연기 가득했던 그 맛이 떠오르네요.

나의 아이들도 김장을 요란하게 하지않지만 소소하게 수육이 곁들여진다는 것을 느끼게 되겠죠.

 

 

 

 

가끔 아이들이 찾는 닭볶음탕이나 안동찜닭도 마련해봅니다.

구수하고 짭잘스런 안동찜닭도 한 때 유행해서 체인점도 많았는데 요즘은 또 인기가 시들하여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하죠.

닭한마리로는 부족하지만 한 번에 먹으려고 준비했는데 감자와 양파, 당면을 넉넉하게 넣었음에도

닭이 부족하다는 아이들..알았다 담엔 한 마리 반으로 해주맛..

 

 

 

닭 한마리는 씻어서 끓는 물에 한 번 데쳐준 뒤 후라이팬에 대파와 감자와 함께 볶습니다.

양념과 졸일 때 외형이 깨지지않고 양념도 잘 스며들어요.

구수함을 더한 뒤 간장, 다진마늘, 흑설탕, 맛술, 참기름, 굴소스 등을 섞은 양념과 졸여줍니다.

뽀로록 익으면 당면, 고추, 양파 등을 넣어야하는데 찡한 맛을 위하여 청양고추 꼭 필요해요.

당근과 홍고추가 있으면 더욱 멋스러웠겠지만 패쓰,

역시나 빠알간 맛, 김장배추김치와 함께 해요.

 

 

 

들쑥날쑥,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가족에게

삼식이를 넘어선 간식이까지 제공해야하니 주부들에겐 과한 부담감,

설겆이와 장보기 등에 동참시키고는 있지만 한 참 모자란 마음의 거리,

지지고 볶고 요란을 떨어도 이틀이면 떨어지니 분주합니다.

부대찌개, 어묵국, 카레, 짜장~~내일은 뭐 먹지?

 

 

 

 

밥도 4인분씩 해두는데 남는 경우가 있어요.

라면에 밥말아먹거나 김에 스팸과 계란을 구워 단무지 곁들여 미니김밥도 싸주고,

볶음밥도 자주 해먹는데 우주선볶음밥으로 재미도 줍니다.

한 참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알맞은 영양에 따라 급식이 제공되던 학교가

감사할 따름이니다.

 

 

 

 

형부께서 김장을 하셨다고 왕창 전달해주셨습니다.

배추김치를 좋아하고 잘 소비하는지라 감사했는데 김장김치 하나만으로도

겨울내내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가득하니 감사하네요.

소도 넉넉하시고 정성이 가득 들어갔음이 확인됩니다.

라면 끓여서 먹고, 김치가 전달해주는 생생한 감동은 사랑입니다.

 

 

 

 

김장배추김치가 있으니 국물요리 하나만 더해도 식사가 되네요.

차돌박이 칼국수, 육개장, 두부조림 등에 곁들여 먹으면서

시원하고 아삭한 겨울의 진미를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를 생각하고 넉넉하게 준비해서 음식을 나눈다는 것은

큰 마음이 없으면 어려운 일, 참으로 감사해요.

 

 

 

올 한해는 엄청 찌그락 째그락거리며 빨리 간 느낌입니다.

좋건 싫건, 밉건 좋건 가족으로 함께 하며 먹고 마시며 건강을 챙기고 행복을 바라는 일,

엄마로서 가지는 첫 번째 의무처럼 식사를 준비하고 마무리지었어요.

삼시세끼 챙기고 기념일과 절기 등을 확인해서 함께 했던 일상을 올리며

참 수고했고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네요.

좀 더 안정적이고 행복하고 싶은  신축년을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