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이야기>/술이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돌고 역전할맥 마시고

 

 

얼마 만에 보는 등나무 꽃인가요? 보랏빛향기 머금은 등나무꽃은 어릴 적에 보고 오랜만에요.

퇴약볕을 막아주던 등나무꽃은 덩굴로 이뤄져 풍성하고 산들거리는 바람과 잘 어울립니다.

또 얼마만에 마주하는 친구인가요? 

밤샘을 밥먹듯이 한다는 말이 진짜로구나 싶은 나의 친구는 운동을 마치고 만나자며 연락을 주었습니다.

경희대를 휘휘 돌며 만남을 신나합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경희대는 고요하며 적막해서 친구와 돌아보기 좋았습니다.

조명과 어둠만이 감도는 경희대는 친구들과 자주 서성거리던 장소였는데

경희의료원에 못보던 건물이 있어 뭔가했더니 암센터라고 하네요. ㅠ,.ㅠ

후마니타스...

 

 

 

 

경희대 평화의 전당과 석조전, 도서관쪽을 돌면서 경희대가 참 넓다라하니 예쁜 건물이 많구나 싶었어요.

경희대 정문, 후문, 쪽문까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친구들과 몰려다녔던 때가 떠오르던데

여기저기거니 마구 뚫려있는 지름길 같은 그 길들이 재미있었습니다.

 

 

 

 

카페인 중독자 친구는 스타벅스에서 텀블러에 커피한 잔 때려담고

시원스런 생맥주를 마시러 가자고 합니다.

다양한 공간에 위치하지만 많고 많은 사람들로 맛보지 못했던 역전할머니맥주집에 착석해요.

익산역에서 시작되었다는데 살얼음맥주와 저렴한 건어물 안주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두 시간 가량의 시간이 있었지만 맥주부터 선주문하는 친구의 센스~

여러가지로 일상의 갈증이 있었던지라, 주저리 주저리 그동안의 일상을 털어놓고

웃고 낄낄거리며 잡담을 한보따리 풀어놓습니다.

건강, 행복, 여행, 친구, 술 등 우리의 주제는 항시 비슷한데 왜 재미있는 걸까요?

 

 

 

 

먹었으니 운동한다며 경희대 언덕을 넘어 후문으로 나가는데 청춘들이 언덕배기에서 업어주며 오르고 있었어요.

내몸 오르기도 힘든데 업고 오른다?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ㅋㅋ

하늘은 예쁘고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며 한동안 몰랐던 오밤중 미학과 행복감을 전달해줍니다.

이런 시간들이 있어 일상의 지리멸렬함을 지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깊고 푸른 밤, 향긋한 나무향이 가득한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