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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가족요리

2021년 9월의 밥상

 

 

밥상차리기 힘들었던 여름이 지났습니다.

더더군다나 에어콘 바람이 들어오지않는 코너의 주방인지라 진짜 밥하기 싫었는데

사진으로도 그 마음이 담겨있네요.

접시에 소분하여 예쁘게 담기는 커녕, 반찬그릇 째 나와있는 적나라한 밥상의 모습에

그 얼마나 대충하고 싶었는가를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입추와 처서가 지나자 거짓말처럼 시원해진 날씨에 엄마의 밥상도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밥을 하고 남편과 아이들을 먹이고, 각자의 입 맛을 생각해보는 일상,

오곡이 무르익는 아름다운 가을이라니, 사뭇 설레기도 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재료는 무엇이 있을지 또 떠올려보아요.

 

 

 

 

무더위를 지나 얻은게 있다면 남편이 꼭 장을 봐주고,

아이들이 가사를 돕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기게 되었다는 점.

먹고 사는 일이 제일 중하고 어렵고 소중하다는 이치를 반복되는 일상에서도 배울 수 있으니

남편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 육류를 구입해서 구워 제공합니다.

 

 

 

 

바베큐장이나 야외숙박을 잡아야 먹을 수 있던 고기는

남편의 구이로 집에서 쉽게 접하며 스테이크로 맛봅니다.

스킬이 좋아져서 겉면을 바싹 굽고, 잘라 속까지 익히고 버터를 둘러주며

풍미와 질감까지 잡아주니 할수록 는다는 진실을 느끼게 되요.

치맛살과 살치살이 최고인줄 알았던 아이들은 10만원대의 최고급 스테이크를 맛본 뒤.

최고가 아니면 살포시 시큰둥한 상태.

 

 

 

 

등원도 다시 시작이 되어 분주한 아침밥상을 차리게 됩니다.

각자의 입맛에 맞게 제공되는 한식은 간단하게 제공되며 빵은 더부룩 하다길래 가능하면 가끔 제공,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천천히 시원할 때 준비하는 밥함이 제게 맞고 좋은 것 같아요.

밤에 취사 누르고 자는 밥보다 새벽녁에 하는 밥이 훨씬 맛있고용!!

 

 

 

 

단순하면서도 사진이 잘나오는 식사메뉴는 김밥, 돈가스, 떡볶이 등의 분식이 아닐까요?

에어프라이어가 보급화되어 좀 더 기름기는 덜하고 담백한 맛의 냉동제품들이

본연의 맛을 잘 전달하는 것 같습니다.

돈까스, 치킨, 핫도그 등 엄청나게 맛있게 잘 나오는 좋은 세상~~

샐러드와 소스만 곁들입니다.

 

 

 

 

손칼국수 스타일로 우엉초밥과 함께 먹고,

토마토, 감자, 양파, 옥수수 정도만 넣고 야채커리도 준비해요.

어릴 때부터 사진찍고 밥을 먹는 것이 일상인 가족들인지라. 초밥 오는지 모르고 칼국수 먼저 드신 아들,

멈칫합니다. 아냐아냐 괜찮아. 먹어도 된단다...

항상 반복되는 일상, 식사지만 그 안에 생활이 있고 성장이 있으며

의욕과 활기를 주는 신체가 되려니 엄마는 오늘도 뭘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할까를 고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