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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관심사

서울> 남편과 함께 하는 일상.

 

 

남편이 오랜만에 제 시간에 퇴근하신 주중, 저녁 먹고 재활용쓰레기를 버린 뒤

전부터 왔으면 했던 태국마사지를 받으러 왔습니다.

동네에는 몇 군데의 마사지점이 있는데 몇 년 전, 명절에 왔었던 곳이에요.

전화 예약하고 왔는데 손님이 계속 오시네요. 

 

 

 

 

아내는 핑크, 남편은 브라운으로 환복하고 한 시간 정도 받았습니다.

매운 손맛 자랑하는 언니들에게 마사지를 받으니 진심으로 감사하네요.

등에 곰 한마리 얹혀져 있는 찌뿌둥함, 삭신이 쑤신다는 통증이 싸악 가십니다.

과중한 업무에 '가자가자'하셨던 남편도 시원하다니 너무 개운합니다.

 

괜찮다 말하기엔 괜찮지 않은 마음의 동요, 허무하고 쓸쓸한 분위기가 감돌기도 해서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병원도 가고 도움을 받습니다.

한 번에 좋아지진 않겠지만 살짝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려는 남편,

남의 편이 아닌 내 편이라 감사해요.

 

 

 

 

남편 알바가신 주말,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하고 조금 일찍 나와서 걸어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언제 였는지 가물가물한 가운데 5월의 특징을 말해주는 연등을 보며

시청을 지나 명동으로 갑니다.

친구와 함께 웃음이 넘쳤던 웨스턴 조선호텔을 지나며 사진 한 장 찍어보고,

괜찮은 일상으로의 복귀를 스스로 환영합니다.

 

 

 

 

왠만하면  시간약속을 맞추는 남편과 만나 그가 좋아하는 명동칼국수를 먹습니다.

스벅을 가지않고 설빙가서 인절미빙수랑 커피도 후식으로 했어요.

챙겨준다고 한스푼 떠줬을 뿐인데 목에 가루가 걸렸는지 쾍쾍거리는 남편,

미안한데 웃음이 납니다.

 

 

 

 

아이들의 성장, 노화의 진행 등 마음의 허함은 당연한 이치거늘, 울적함의 이유를 찾으려 했어요.

더함과 덜함없고 함께면 편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은 시간,

도봉구 걷기 좋은 길을 좀 걷다가 남편이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러 왔는데

예상치못한 딸기청 음료수를 함께 주문해왔네요.

씁쓸함과 달달함이 감돕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것 중에 하나는 살포시 무미건조한 느낌의 남편,

슬슬 츤데레적인 면도 생기지만 내 곁에 있으니 더 함이 필요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가 당연한 가족은 그냥 믿고 지내는 관계와 자리임을 잊고 있었나봅니다.

사소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변치않고 찾아가는 나의 집처럼 그런 존재인데 말이죠.

남편과 더 많은 일상과 대화와 공감을 하면서 지내야겠다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따뜻한 그의 손을  꽉 잡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