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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타인의 밥상

서울,종로> 토속촌삼계탕, 놋그릇가지런히

 

 

여름임을 실감할 수 있는 무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초복과 중복을 지난 시점에 

남편과 몸보신 하려고 서촌 토속촌 삼계탕에 갑니다.

오전 10시 오픈이며 11시에 도착하니 대기없이 여유롭게 착석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한옥 느낌 물씬 풍기며  내외국인 손님이 벌써 자리하고 계십니다.

 

 

 

 

내실이 즐비한 가운데 카운터 및 좌석안내를 해주시는 분이

가까운 중앙부분으로 안내 하시네요.

전에는 좌식이라 다리가 저렸던 기억이 있는데 테이블이라니 좋습니다.

남편과 마주앉아 오전에 잘 왔다고 히히 낙낙..

 

 

 

 

심플한 삼계탕 메뉴에서 기본으로 주문하였습니다.

토속촌 삼계탕1인 18,000원....후덜덜..

아이들과 먹으러 왔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가격, 뭐든지 다 오르는

요즘의 무서운 물가상승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일 하시는 분들이 많은 가운데 기본 반찬과 인삼주가 나왔습니다.

소금과 후추를 뿌려가며 먹을 준비를 하는 부부는 짠하고 원 샷을 했지요.

한 병에 만원이며 상자 패키지가 있어서 선물용으로 좋습니다.

 

접시에 담겨 나오는 깍두기와 김치가 말라 있어 조금 아쉽지만

항아리에서 덜어 먹는 번거로움이 없으니 시간 절약..

 

 

 

 

작은 닭은 살이 쪼매 없어 아쉽지만 푹 우린 진한 국물 맛에 견과류가 들어 있어요.

인삼, 해바라기씨, 은행 등 야무지게 꼭꼭 씹어 먹습니다.

초록고추 곁들이면 정말 좋겠는데 김치 랑 마늘, 쌈장 뿐인 식탁,,

야무지게 피가 되고 살이 되라고 국물까지 먹었으며

빨리 먹는 남편보다 더 빠르게 먹는 스피드를 보여주었어요.

 

 

 

 

한 낮의 태양은 진실로 야무지게 내리쬐니 영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얼굴이 되지요.

팥빙수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후식을 먹으려고 100미터 정도 도보한 것 같은데

짜증이 이빠이 오르신 얼굴의 남편님..

세종대왕이 왜 궁궐이 아닌 이 곳에서 태어났는가 올 때는 정신차리고 알려줬는데

생각이 아니나무니당..

 

 

 

 

온전한 나를 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카페, 놋그릇 가지런히

무더운 날 시원하였고 여유로운 좌석과 한적한 분위기가 편안함을 주는 곳이었어요.

옛날 팥빙수를 좋아하는 남편에게 맛 보여 주려고 왔는데 좋았습니다.

 

 

 

 

메뉴판도 예쁘고 메뉴사진도 어여쁘지만 놋그릇이 주는 고급스러움과 진지함이 참 멋졌습니다.

나를 위한 시간과 나를 위한 호사가 꼭 필요한 일상에서

예쁘고 맛있고, 멋있으며 의미 있는 것을 스스로에게 제공하는 것은

정신적인 풍요로움은 물론 쉬어 가는 중요성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품위가 녹아 든 놋그릇에 흑임자향과 아몬드향이 섞인 팥빙수와 향긋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삼계탕의 맛이 남아있는데 후식으로 참 좋았지요.

귀여운 냅킨 바구니하며 생화도 너무 좋았어요.

남편에게 애정 어린 손짓을 하면서 땀을 식히고 대화도 하고 그랬습니다.

서로의 건강과 애정을 챙기며 더위를 애써 외면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