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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미술관&박물관&체험전

서울, 강동구 >강동어린이회관 세번째 방문기


 주말, 친정가족들과 모여 태릉으로 가서 신나게 고기를 먹고 돌아온 다음 날 입니다.
형부가 집까지 자동차로 바래다주시니 참 편하긴 하군요.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고 나니, 슬슬 느껴지는 더위가 하루를 짐작케합니다.
남편과 상의해서 얼른 씻고 강동구청쪽에 있는 강동어린이회관으로 피신합니다.
아이도 좋아하는 장소이며, 키즈카페보다 저렴하고도 깨끗해서 좋았는데 일단, 남편은 가보지 못하고 제 블로그에서만 보아서 함께 방문해 보는것도 좋겠다 싶었거든요.
택시를 타고 가자니 동우는 볕만 들면 뜨겁다며 아버지 품으로 파고듭니다.



 주말엔 11시에 동동놀이체험관을 이용할 수 있어서 서둘러 갔는데 시원한 냉방과 함께 동우가 뛰어놀기 시작합니다.
남편은 생각보다 좁긴 하지만 동우가 경찰옷도 입고, 똥모양을 뒤집어쓰기도 하며, 다양한 놀이공간을 돌아가면서 놀자 아들을 쫒아다니며 살펴보시네요.
우리가족을 제외하고도 아빠와 엄마, 아이가 포함된 가족들이 조금 오셨습니다.
덥고 힘든 여름인지라 가까이사시는 주민들이라면 와서 노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동우는 처음 온 아빠에게 설명해주라고 하니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하고 노는 것인지를 알려주기도 하고 함께 조작해보기도 합니다.
삼각형 사방거울안에 쏙 들어가서 요가로 조금 유연해진 몸동작도 선보여주네요.


 오늘의 만들기는 공간의 주제는 부채입니다.
선녀, 애벌레, 물고기모양의 부채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동우는 애벌레부채를 만들겠다고 하네요.
동그란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장식물을 부쳐서 부챗살에 앞 뒷 장을 맞붙이는 것인데 접힐 부분을 생각하면서 해야되겠어요. 역시나 부부의 작업이 되는 경우가 많겠는데 동우는 같은 색상의 맞붙일 종이의 색을 찾고 덮어주었으며 약간의 색칠과 장식물을 붙였답니다.
다 만든 후에는 "아빠, 시원하지요?"하면서 부채질도 해주었구요.


 12시가 조금 지나자, 피노키오방송국으로 이동이 시작되었는데, 상어가 나타나는 장면이 무서웠는지 동우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해서 1층 어린이책방으로 갔어요.
아이들이 없어서 아빠와 맘에 드는 공간에 자리를 잡고 다양한 책을 보았습니다.
그 중에 얼굴을 들이밀고 다양한 동물표정을 지어보는 동화책이 맘에 들었는지 재미있어 하면서 아빠와 놀길래 엄마는 연신 사진을 찍어주었답니다.
엄마와 함께 와도 좋지만 아빠도 함께 오니 기분이 매우 좋은가봐요.
남편은 아이들의 높이와 공간구성에 적합해보이는 가구들이 좋았는지 사진을 찍어두라더군요.
부부는 오래전부터 가능하면 아이의 가구를 만들어주려고 생각은 하고 있어, 몇 군데의 나무로 만드는 가구공방에도 들려보기도 헀는데 시간을 내기가 힘들어서 생각만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회사일에 바쁘신 아버지를 대신해서 엄마가 했으면 하는 눈치시던데..
적합한 디자인을 고르고 재료를 선택해서 만들면 가격적인 면이나 다양한 부분에서 장점이 있기에
빠른 시일안에 수강을 해보고 아이의 가구를 만들어주고 싶네요.
일단, 보기엔 디자인선택과 목재재단만 잘 된다면 반은 성공일 듯 싶은데 크기로 볼때, 접합하는 작업에서는 남자가 더 나을 것 같기도 해서 부부가 공동작업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습니다.
동우가 좋아했던 마주볼 수 있는 의자는 높낮이를 조정하고 소재를 조금 바꿔주면 침대로도 손색없을 것 같아서 매우 군침이 돌더군요.
매트리스를 뺐다가 넣었다가 해서 다양하게 이용할 수 도 있을 것 같구요. 엄마, 아빠의 대화를 들었는지 동우는 갑자기 납작 누워서 실실 웃습니다.


그렇게 여유있고 넉넉하게 책을 읽다가 점심식사를 하러 나갑니다.
아들의 선택은 아웃백이었는데 양 이틀 육식은 엄마에게 조금 부담이더군요.
칼국수와 만두집도 맛있어 보이길래, 선택을 하라했는데 여전히 요지부동 고기먹으로 가잡니다.
올림픽공원쪽에 아웃백은 대기인원이 조금 있었지만, 아빠와 이곳 저곳을 돌아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아들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니 다행히 좌석의 전등이 고정되어있는 곳이더군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아웃백은 고기먹는 곳이라면서 좋아하였는데, 좌석에 흔들리는 조명이 문제였습니다. 떨어진다면서 잡으라길래 부부는 한 손으론 떨어지지도 않을 조명을 잡고 한 손으로 식사를 하였어요. 정말 웃긴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엔 좀 나아지긴 했지만 신경쓰이는 눈치던데, 아예 고정되어진 좌석안내를 받았으니 신경을 안쓰더군요.
아들이 좋아하는 립과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함께 나오는 스프와 에이드를 더 좋아합니다.
빵에 딸기버터가 나와서 버터가 바뀌었다면서 신나하더군요.
뜨끈한 스프를 거의 엄마가 먹었을 즈음 바라보니 아버지는 아들을 먹이시느라 바쁘십니다.
자식 입에 밥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 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떠오르네요.
항상 동우먼저 챙겨주시고, 공을 들이시는 것을 보면 참 내 남편이지만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아무래도 엄마는 소홀해지는 경우도 생기거니와, 아들 스스로 하기를 바라며 나두는 경우도 많은데
남편에 눈에는 아직도 어린 아들같기만 하신가봅니다.


역시나 남편도 입맛이 안도시는지 음식이 많이 남아서 포장을 하였답니다.
빵과 스프와 음료만으로도 배가 부르게 느껴지는 더운 날인 이유도 있겠습니다.
동우가 더위에 짜증내지 않고 즐겁게 느꼈으면 하는 여름날의 주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