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서울,삼청> 비 오는 거리

 

 

'비 오는 거릴 걸었어. 너와 걷던 그 길을, 눈에 어리는 지난 얘기는 추억일까.'

아주 오래 전 들었고 그리 탐탁치 않았던 대중가요 '비 오는 거리'를 흥얼거리며 삼청동을 걷습니다.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 라는 영화제목처럼 별로였는데 생각나거나, 좋아했는데 잊었거나

사람의 마음과 기억은 알 수가 없으나 삼청동은 걷기 예쁩니다.

 

 

 

 

한가로운 여름 날, 비 오는 거리에는 담장 너머로 살포시 상큼스레 자신을 드러내는 여름 꽃이 활짝입니다.

여성을 상징하는 능소화는 생화와 조화 작품으로도 만날 수 있고, 

화사함을 자랑하는 수국도 색상별로 가득합니다.

감성 돋게 걸어볼 수 있는 멋진 배경까지 오늘은 영화 속에서 걷고 있는 느낌이군요.

 

 

 

 

즉석 떡볶이의 명가 먹쉬돈나는 삼청동 길가로 이전했고, 삼청동 빙수는 그대로이고,

멋진 갤러리와 공사중인 건물들과 지인과 갔던 홍합밥 가게, 청수정과

친구가 사줬던 개운한 김치말이 국수와 떡갈비가 나왔던 눈나무집까지 옛 기억을 알차게 소환합니다.

<국시집여자>라고 박병은, 전혜빈 배우가 나왔던 드라마도 떠오르는 예쁜 길을 걷네요.

 

 

 

 

점심시간 근방이라 살짝 걱정되었지만, 삼청동 수제비집에서 줄을 섰는데 생각보다 빨리 착석되서

수제비1인분과 막걸리 반 되를 주문합니다.

비가 오니 대부분 테이블에선 감자전 등을 시키시던데 점심시간이라 막걸리는 저만 마시는 것 같아요.

호박, 감자, 조갯살이 있는 손 수제비는 멸치육수를 기본으로 담백합니다.

 

 

 

 

삼청동과 안국역을 가로지르는 골목에 들어갑니다.

관광객으로 가득할 도로는 한가로웠고, 떡꼬치와 떡볶이를 파는 풍년 쌀농산은 휴일입니다.

누가 살고 있는지 궁금한 오래된 주택도 그대로인데, 선물샵과 카페 등 폐업한 곳들도 많아요.

생맥주와 닭꼬치를 파는 음식점도 닫아 있던데 휴일이기를....

 

 

 

 

한 때 좋아했던 킴스브띠끄는 알록달록하지만 심플한 디자인을 자랑하고

핑크와 초록이 유행을 알리며 좀 더 확실한 색감의 의류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편안하나 취향이 드러나는 의상, 편한 신발을 신고 사진을 찍으며

여행자의 느낌으로 돌아보는 삼청동의 시간을 누려봐요.

 

 

 

 

도보로 거리를 걸어보면 내가 픽하는 상점과 샵들이 확인되고,

취향을 확인하고 구입을 하면서 전달할 가족도 생각합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소개받거나 혹은 어쩌다 보니 알게 되었던 서울의 구석 구석들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이제는 여유감이 깃든 서울속의 동네는 없는 것 같습니다.

 

 

 

 

초콜릿이 맛있어서 가득 샀었던 베이커리 카페, 우드&브릭에서 담백한 빵들을 구입합니다.

비 오는 거리에 맛있는 빵냄새와 커피는 무척 잘 어울리니까요.

샐러드, 쿠키들도 어여쁘게 담겨서 선물하거나 구입하기 좋습니다.

안국역에서 삼청역을 지나는 비 오는 거리, 사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