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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육아>/딸의 성장

삼칠일

 


 아기가 출생한 지 7일이 되면 초이레, 14일이 되면 두이레, 21일이 되면 세이레라 하여 행사하는 습속이 있는데,

불교를 믿으시며 연세도 있으신 시어머님께선 손녀딸에게 이런 행사도 챙겨주시길 바라십니다.

7이라는 숫자가 길하다는 속신 때문인데 행사 방법이나 내용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나,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 지방에서는, 초이레에는 새 옷, 새 포대기를 갈아 주고 시아버지가 첫 대면을 하며 새벽에 삼신에게 흰밥·미역국을 올린답니다.
두이레에는 새 옷으로 갈아입히고 두 손을 자유롭게 해주며 새벽에 삼신에게 흰밥과 미역국을 올립니다.
세이레에는 새벽에 삼신에게 흰밥과 미역국을 올리고 금줄을 내리며 수수로 경단을 만들어 먹고, 친척과 손님을 청하여 대접한다고 하네요.
이 기간에 금기하는 식품은 닭고기·개고기·돼지고기 등이며, 상가음식은 부정탄다 하여 먹지 않으며 가족은 물론 이웃 주민도 출입을 금하고, 특히 부정한 곳에 다녀온 사람은 출입을 절대로 금한다고 합니다.

종교도 속신도 믿지는 않지만,
시어머님이 바라시며 아이에게도 좋다고 하여 삼칠일, 새벽같이 친정어머니께서 준비를 하셨어요.
예쁜과일과 색색깔의 나물이며, 알록달록 찰진 떡들을 부지런히 준비하니 날이 밝네요.
모든 것을 의지하고 있는 친정엄마를 뵈니, 딸을 잘 낳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엄마처럼 제 딸에게 헌신적이진 못할테지만요.
남편을 깨워 마음속으로 건강과 행복을 빌라하고 아침밥을 먹습니다.
자다 깬 육순이는 이것이 뭔가 하는 약간은 불편스런 표정으로 썩소를 날려주며 연신 하품하고 관심도 없는 표정입니다만, 우리가 얼마나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다렸으며 앞으로도 좋은 것들만 주고, 빌어주고 싶은지 마음만은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눈에 눈물과 눈꼽이 끼어서 걱정이 되어 소아과에 들렸다가 큰 이상은 없으나 안약을 받아서 돌아왔네요.
 엄마도 병원진료를 위해 부자간과 함께 아침에 집을 나서, 전 날 15분만에 완성되었던 도장을 가지고 은행을 갑니다. 일반 입출금통장과 종합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줬어요.
아들에게도 지금까지 두고두고 본인 앞으로 모인 돈들을 모아줄 수 있고,
자라면서도 경제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바로 챙겨주고자했던 선물입니다.
드디어 만들어 준 것 같아서 마음이 후련해지네요.

 
 아들의 원에는 떡을 보내드렸습니다.
원장선생님과 쁘띠반 담임선생님께서 출산선물을 챙겨주신 바, 우리아이가 이렇게 컸습니다.
하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었어요. 양은 좀 작았으나 잘 드셨기를 바랍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떡이 딱딱해지거나 상하지 않을까도 염려스럽네요.
다행이 상하진 않았는지  반 친구들과 먹었다고 이야기 해주네요.
본인이 나눠주겠다고 하더니 여자친구들에게 주겠다던 분홍색 꿀떡은 남자친구들이 먹었다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저녁무렵, 간단하게 통목욕을 친정어머니께서 시켜주시자, 아들은 거실에서 첨벙거리며 물을 튀겼어요.
그 모습이 싫어서 화장실가서 놀라고 쫒아버렸는데, 알고보니 동생이 입었던 옷을 빨고 있더라구요.
친정엄마와 남편이 아기옷을 따로 손세탁해주는데 지나가다 몇 번 보았나봐요.
아기용비누로 비누칠을 해서 물에 넣고 빨래하는 시늉을 하면서 대충 짜고 다했다라고 말하네요.
엄마는 너무 미안했습니다.
항상 동생에게 잘해주려고 하고 예뻐하는데
엄마는 솔직히 해가 될수도 있어서 금지어를 많이 사용하기도 하고 무라기도 했으며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도 생각했던 부분인데 양보하거나 대기해주길 강요하게 되었거든요.
샘도 내지만 여동생이라면서 많이 예뻐하고,본인이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있기도 해요.
기저귀나 물티슈심부름도 잘하고, 다윤이가 울면 제일먼저 뛰어가서 얼러주고
엄마에게도 알려주는데, 그런 착실한 부분에 대한 고마움의 칭찬보다
조심조심만 강요한 것은 아닌지..미안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