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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초대& 스페셜 데이 요리

특별식> 친정엄마를 위한 요리선물~

 둘째 딸 아이는 이제 태어난지 한 달을 넘었습니다.
살도 많이 쪄오르고 해서 목욕을 시킬때는 좋지만, 손을 탔는지 자꾸 안아달라고 해서
팔과 팔목이 시큰거리네요.
항상 아이를 안고 어르시는 친정엄마께서도 말씀은 없으셔도 힘드실꺼에요.
병원을 비롯해 이곳 저곳으로 딸의 외출도 많아져 혼자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를 보시고,
생떼도 잘쓰는 아들과도 놀아주시며 청소와 빨래, 주방일까지 척척해내시는
엄마께 조금 미안해지기도 하네요.
용돈과 한약도 쥐어드렸지만 뭔가를 더 해드려야 되지않겠냐고 남편은 항상 말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엄마를 위한 식탁이에요.
왠지 자신이 한 밥과 찬은 맛있게 먹기가 힘든 주부인지라~ 그래도 가끔 1주일에 며칠은 친정엄마와
번갈아서 식탁을 차리고 있습니다만, 외출이 없는 때나 아이가 잘 자주고 할 때,
장을 봐서 엄마께 드리고 있답니다.
소식하시고, 부담없는 음식을 좋아하셔서 딸은 가끔 생각나는 것들을 해드리곤 하는데
본인이 힘든 것은 괜찮으시다면서 딸의 요리에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시는군요!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을 날,
부침개 등 기름진 음식은 부담스러워서 떡뽂이를 했어요.
조금 과한 양에 고추장까지 듬뿍해서 매콤했는데, 모녀간이 신나게 후다닥 맛나게 먹었더랍니다.
좋은 밀가루를 정말 썼는지는 확인불가능한 좋은 밀가루를 사용한 쫄면을 넣어 쫀쫀하게 만들었는데
쌀떡과 어묵, 양배추가 넉넉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밤 낮으로 기온차가 있어 아침밥은 간단히 찌개와 김치와 먹었던 바,
점심은 조금 가볍고 신선한 것을 먹고 싶은 마음에 준비해봤습니다.
연어파프리카무쌈말이입니다.
썰어놓은 초록, 빨강,노랑 파프리카에 얇게 썬 게맛살과 함께 절인 무쌈과 연어를 돌돌말았어요.
연어의 맛을 느끼려고 소스는 준비하지않았습니다.
달걀, 시금치, 당근, 어묵, 깻잎,단무지등등을 넣고 돌돌말은 야채김밥입니다.
함께 놓으니 신선한 풍미가 가득하네요.
차게 해뒀던 맥주도 한 잔 따라드리니 어머니는 시원하게 잘 드셨어요.


 점심식사로 드렸던 알밥입니다.
아침식사는 출근하는 사위와 등원하는 동우와 함께 밥과 찌개, 반찬이 있는 상을 많이 하여서
점심은 간단하고도 맛있는 일품요리를 해드리곤 하는데요.
톡톡 씹히는 날치알이 올려져 좋으셨다고 하시네요.
작은 뚝배기에 가스오부시국물을 약간 붓고 밥을 한공기 올립니다.
위에 당근과 호박,양파 등을 살짝 볶아서 올리고, 김치양념을 약간 제거한 익은 김치도 잘게 썰어서
올려요. 김무침과 통깨, 참기름을 넣고 가쓰오풍 후리가께를 뿌려줍니다.
멸치육수에 약간의 된장을 풀고 두부, 호박, 양파를 넣은 된장국을 함꼐 내었어요.


 나름 사위 또한 장모님께서 힘드실까봐 신경쓰시곤 하는데요.
사위와 장모, 아내가 좋아하는 회를 많이 사오십니다.
기본적인 꼬들꼬들함을 좋은 광어와 우럭은 정말 맛있습니다.
가을을 맞아 보약이라는 전어구이와 전어회도 먹었는데 석촌호수에 늦은 밤 조깅나갔던 남편은 전어구이가 식을까봐 스산한 날씨에도 목부분이 땀으로 흠뻑 젖어 뛰어왔더군요.
늦은 밤에 잘 드시지도 않으시는 친정엄마꼐선 주무시던 중에 깨셔서 사위의 성의를 받으십니다.
전어구이와 회도 신나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았으며 다음 날, 아침 퉁퉁 부은 얼굴의
장모와 아내의 배웅을 받으며 남편은 출근하셨습니다.

친정어머님의 넉넉한 정성과 사랑 덕분에 둘째아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딸은 병원을 오가면서 몸이 한결 가벼워지고 좋아지고 있으며
어린 두 자녀를 두고 출근하는 남편도 든든해 하고 있습니다만,
엄마께선 힘들기도 하시고 친정으로 가셔도 할일이 많으셔서 쉬지도 못하시고
주말을 보내고 다시 딸의 집으로 오시기 바쁘십니다.
그런 어머님의 정성을 보면서 나도 내 아이들에게 그럴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데
결론은 할수없다 뿐만 아니라, 안하겠다 입니다.
늙어서 자식을 보면 뭐라도 힘닫는데까지 해주고 싶은 마음에 너도 더 할것이라는 친정엄마의
미소띤 이야기가 있으시지만 지금의 감정으로는 이런 수고는 정말 하기 싫을 것 같네요.

아무튼 그런 고된 일을 도맡아서 해주시는 친정엄마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면서
또 맛있는 음식이나 간식거리를 생각해봐야겠네요.
맛있게, 건강하게 잘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