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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육아>/아들의 여행

외가에서 추석보내기


 짧지만 추석이라고 모두들 들뜬 분위기입니다.
아들은 엄마를 따라 미용실에 머리를 자르러 갔습니다만,
칼하나 사주면 머리를 자르겠노라~엄마와 협상끝에 대조영칼이라는 커다란 칼을 문방구에서 구입해서
늠름한 자세로 미용실에 들어가 머리를 잘랐습니다.
몇 번 해보았지만 칭찬받는것이 좋은지 다리와 손을 곱게 겹쳐서 웃음을 띄우며 앉아 흐드러지게
웃습니다. 잘 앉아서 자른다고 이쁜 누나들에게 칭찬도 받네요.
미용실안에서 칼을 돌리고 간판도 후려쌔리는 자세로 나름 신이났습니다.


친정엄마와 언니와 함께 재래시장엘 갔습니다.
명절을 앞둬서인지 이렇게 사람이 많고 상품종류도 많은 재래시장은 처음인것 같습니다.
집에서 가지고 온 천가방이 꽉 차도록 이것 저것을 구입했는데 역시나 저렴하면서 싱싱한 것이 좋았고
넉넉한 인심과 넉살이 가득한 재미있는 시장구경이었어요.
멀리서나마 찍어본 모녀의 사진속에서 그동안 동우동생을 보시느라 큰딸과의 시간이 적어지셔서
오랫만에 만난 반가움이 보여지네요.
시장보고 밥하시고~ 생각의 시간이 촉박한 어머니께서는 어찌나 걸음이 빠르신지 언니와 쫒아가느라

구경하느라 정신없었습니다만
오며가며 송편도 입에 넣고 살아움직이는 게도 사고 정말 재미있게 구경하면서 돌아본 장보기였어요.
장위동 또한 뉴타운 개발로 점점 이런 풍경을 접할 수 없게 된다하니 조금 서운하긴 합니다.



이번 추석에는 할머니께서 매우 기다리시겠지만 남편만 급히 구하신 비행기로 부산에 혼자 내려가셨답니다.
모두가 떠난 쓸쓸한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있는 아들을 보자니 마음이 스산해집니다.
아들은 곧 원에서 미술시간에 사용하게될 낙엽을 이곳 저곳에서 줍습니다.
딸기처럼 생긴 열매와 보라색 작은 동글동글한 열매가 달린 떨어진 것을 줍더니 맛을 보고 싶어서
야단입니다만 엄마도 알지못하는 열매인지라 놀게만 하고 맙니다. 대체 뭔열매인지...
결국 이름표를 찾아낸 엄마는 딸기나무 열매인 붉은 딸기열매의 이름만 확인하였습니다.
떨어진 딸기열매를 으깨보니 오렌지색의 속과 함께 동그란 씨도 나오네요.
역시나 엄마도 예습해서 아이들과 동참해야함을 느꼈습니다.
하긴 엄마도 학습적인 부분도 그러하지만 자연적으로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네요.
함께 공부하고 자연학습도 많이 나가보아야 함을 느낍니다.


역시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있어야 시끄럽지만 심심하고 외롭진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아파트라는 작은 울타리안에 자연친화적인 요소가 곳곳에 있어 시간떄우고 놀기 좋네요.



추석 날은 외삼촌식구들과 함꼐 보내게 되었습니다.

두 달 차이가 생겨 동생인 여동생과 이번엔 함께 잘 노는군요.
여자라고 조금 수줍음이 많은데 그림을 매우 잘 그려서 아들의 그림솜씨도 조금 향상되었어요.

함꼐 노란 의자에 앉아서 책도 보다가 그림도 그리다가 아이스크림 등, 먹는 것도
잘 나누어 먹고 알 수 없는 대화도 나눕니다.
조카는 입삐뚤어진 할머니를 그렸고, 아들은 아직도 임신 중인 얼굴생김새는 짐작할 수 없는 엄마를
그려주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역시 아이들은 함께 하면 할수록 친해지는 법인가봐요.


외할머니께서 가져다 주신 망원경으로 이곳저곳을 들여다봅니다.
남동생이 어릴 적 썼었던 물품으로 아버지께서 사다주셔서 옥상에 올라가서 달을 보았던
기억이 있던 추억의 장난감인데 그 당시 가격도 비쌌지만 엄마께서 남동생에게 다시 주려고 가지고 계셨던 모양인데 당분간 좋은 장난감이 되곘군요.


 추석의 다음 날, 외삼촌가족은 다시 숙모의 친정으로 인사를 가셨습니다.
어여쁘게 한복으로 갈아입은 조카를 보니 귀엽군요. 작은 고모가 만들어준 명절머리띠를 했더니
한복가 색도 잘 맞아 기분이 좋았어요.

사진 몇 장 찍고 인사를 하면서 떠나갑니다.
대신 이모네 가족이 등장하셨죠.



명절연휴에도 쉬지않는 소아과에 들려 독감예방접종을 하고나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도 사고
마트에서 식품을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동우는 아빠는 없지만 영선이와 잘 놀며 안아주시고 놀아주시는 이모부에게 함께 안겨서 조금 아이같은 생생함이 묻어나네요.
엄마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조랭이떡국과 쏘세지케찹볶음, 잡채 등을 해서 줬더니 서로 경쟁하듯이 너무
잘먹어주어 좋았습니다. 역시 명절의 즐거움은 먹는 것도 많은 까닭이에요.

형부는 갔다하면 차량의 트렁크가 꽉차도록 명절음식 및 다양한 식재료들을 싸가지고 오시는데
이번에도 많이 줄였다고는 하시는데 맛있는 오징어전과 생선전, 말린 생선들과 쌀을 보내주셨어요.
사먹는 쌀은 그래도 맛이 떨어지는 편인지라,  얼씨구나야 ..좋다고 쌀을 받습니다.
시골이 있다는 것이 다양한 면으로 좋긴 하지만 이 곳들도 농사짓는 사람들이 점점 사라지고,
노령의 인구만이 남는다니 뉴타운 소식에 이어지는 조금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지나지않아 명절의 시간은 지나가고 짧은 인사와 식사 등을 하고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같은 서울하늘 밑인데도 2살터울의 언니는 이것 저것 여동생에게 바리바리 싸주느라 여념이 없네요.

짧고도 정신없고 매우 후다닥 지나가는 명절인데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서운하니
그래도 없으지면 안될 소중한 시간들인 것 같네요.
이번에는 출산과 둘째아이때문에 불참하게 되었는데 시어머님께서 매우 섭섭해하셨을것이 분명합니다.
그래도 친정에서 명절의 온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도 많지않으니 좋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