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도 없던 3월의 폭설입니다.
하늘은 검고, 땅은 하얗게 덮히네요. 왠지 우울해 지는 날입니다.
그 우울의 한 귀퉁이엔 아들에 대한 엄마의 안쓰러움이 쓰며 있어서 일 것입니다.
아들은 뭐든지 잘먹는 편입니다.
육식을 싫어하는 엄마인데 다행이 쇠고기 무국이라던지 생선구이와 찜도 매우 좋아합니다.
아버지는 채소중에서 몇 가지를 싫어하시는데 다행이 시금치, 당근, 양파와 오이까지 잘먹습니다.
그러더니 봄에 부스럼이 조금 나면서 입맛이 뚜욱~떨어지게 되었지요.
친정엄마가 오시면 조금 잘 먹는데, 아빠와 엄마와 지내면서 또 입맛을 잃었어요.
통통했던 아들을 생각해보자면 서러움이 밀려와서 어디한 번 먹여보자 싶어서 이것 저것 해봤답니다.
국산 순두부를 사다가 엄마는 맵게 아들은 순하게 끓였지요. 한 두스푼 먹고 안먹습니다.
아이들은 면종류를 좋아해서 우동이나 당면을 넣은 국을 이웃 엄마들과 많이 먹였어요.
잘먹던 생각에 잡채를 조금 해보았지요. 잘게 잘라서 주니 당면과 당근 정도만 조금 먹더군요.
딸기와 귤을 좋아해서, 사과와 단감,배, 바나나도 줬더니 조금 밖에 먹지 않더군요.
과자도 한 두입..콘칲과 쌀과자만 조금 먹어요.
오븐은 없지만 후라이팬에 얇게 구워주면 될 듯해서 과자용 밀가루와 버터와 달걀 등을 넣고 얇게 지져 보았지요. 거의 부스러 뜨려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다 버리네요.
김에 밥을 넣고 접어서 가위로 썰어주고, 각종 야채를 넣어서 부침개도 줘봤어요.
흰 밥과 반찬을 따로 주는 것을 좋아해서 줬더니 그래도 조금이군요.
김밥에 날치알을 넣어 짭잘하게 말아 길게 다시 풀어서 가위로 잘라주니 어묵, 햄, 오이, 당근만 쏘옥 빼먹습니다. 단무지는 좋아하긴 하지만 주지 않았어요. 계란은 잘먹더니 안먹네요.
페디어슈어를 사다가 조금 씩 타주고 있어요.
오늘은 아빠를 따라 스팸을 한조각 먹긴 했네요.
아버지도 걱정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봄이라 조금 입맛이 없는 이유일까요. 코에 물집도 어서 나으려면 잘먹어야 하는데..
엄마가 조바심이 납니다.
병원의사선생님은 어른도 입맛이 떨어질 때가 있지않냐며 괜찮다고 하시지만...
왠일인지 낙천적 엄마는 아들이 걱정입니다...아가야..잘먹고 잘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