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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관심사

가족의 의미



 신종플루로 인해 생각지도 않게 아들의 긴급방학이 생겼습니다.
어찌 저찌 하다가 친정에 머물게 되었는데,,,무척이나 좋아하였던 시간이었어요.

조카들과 엄마의 잔소리도 무시하고 놀만큼 흥분해서 노느라고 케어가 안되기도 했습니다만,
혼자노는 시간이 많다보니 말과 놀이가 통하니 정말 신나나 봅니다.
초딩1년생 조카는 파워레인져 엔진포스를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컴퓨터도 틀어주고 싸울때는 조율도 해줍니다.
미끄럼틀을 비롯해서 혼자서는 가지고 놀지도 않던 벼래별 장난감이 출동을 하고
쇼파도 재미있는 탈 것으로 변신하는 군요.
위험하기도 해서 제어도 해보지만 땀으로 머리카락이 범벅이 되서
흡사 머리를 감고 나온 아이처럼 젖어버리기 까지 했어요.
아이들은 감기기운도 있는데다가 너무 과하게 노는게 아닐까 싶어서 걱정될만큼 놀았지만
엄마를 찾지않고 잘먹고, 잘자고 뛰어놀아서 좋기도 했어요.


좋았던 점은 외할아버지와 더 친밀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 많았던 점인데요.
쉬는 날에 아이들에게 간식거리도 사주시고, 안고 업으시며 몸으로 놀아주셨어요.

 할아버지께 사랑한다면서 뽀뽀도 서슴없이 해주었는데, 부부를 제외하고 감정표현을 많이 하지 않는 아들인지라

 할아버지꼐서 신나게 놀아주시니 정말 좋았구나 싶었답니다.
엄마가 어릴 때에도 우리 3남매를 안고 업고 많이도 놀아주셨는데
손주는 더 이쁘시다며 정말 아껴주시는 것을 보면 아빠도 할아버지가 다 되셨네요.
항상 친정엄마께 타박을 들으시면서도 카라멜이나 사탕 등을 슈퍼마켓에서 검은봉지에 사들고 들어오시는 아버지가 오늘은 참 즐거워보이시네요.
아이들의 표정도 좋구요.
그렇게 몇 시간을 놀아주시던 아버지는 이제 그만을 선언하시며 누우셨어요ㅠ,ㅠ


딸은 너무나도 사랑을 많이 받는데 친정엄마와 언니까지 먹이는 것을 제외하고 케어해주셔서
엄마는 모유제공자로서만 자리하게 되는군요.
형부께서는 아이들을 위해 우유를 냉장고에 가득 꽉꽉 들어차 놓으셨는데
아이들은 젖병과 컵 등을 가리지않고 넣어서 자주 마셨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것은 조카에게 우유목욕용으로 사용하셔서 깜짝 놀랐더랍니다.
왕후가 따로없는 조카를 보니 역시 딸사랑은 아빠의 몫인가봐요.
친정엄마께서는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빨래와 청소를 비롯해 아이들 먹이기에 중점을 두신 바,
초저녁이 되시면 잠의 세계에 빠져드십니다.
추웠던 겨울 날, 몇 일간 남편없이 아이들과 친정에서 지내다보니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기도 했는데요.
딸이기만 했던 때를 지나 엄마가 되서 나의 가족을 남편과 함께 이끄는 동반자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 너무도 큰 일들을 치뤄내었구나 싶어서 문뜩 머리속이 아득해집니다.
나의 자리에서 가족의 의미를 소중히 알고,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며 지낸다는 것이
그리고 그 속에서 중요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를 느끼게 된 시간이었어요.
언제나 동생이라고 무작정의지하는데도 항상 웃으며 반겨주는 언니가족과
언제나 줄 것만을 생각해주시며 사랑을 베푸시는 부모님을 뵈며
나도 남이었지만 좋은 가족이 된 형부와 남편에게도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며 좋은 감정의 말들을 표현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봐요.

정말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