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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수목원,식물원,휴양림

충남> 국립용현자연휴양림에 가다!



 한 시간이 안되게 달려 도착한 용현자연휴양림입니다.
정말 한적한 도로를 달려들어오니 비포장도로던데요.
창문을 열고 곰이 입장표를 나눠줄 것만 같은 산중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2차선도 안되는 길이라 차량끼리 서로 비껴주기도 하는데요.
도로정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으며 가는 길목엔 유적지로 보이는 발굴현장도 있습니다.
일단은 짐을 풀고 여유롭게 돌아볼 요량인데요.
입구에서 휴양림의 예약룸인 층층나무까지는 차량으로 이용해야 할 정도로 넓다랍습니다.
간이매표소를 들어서면 휴양림사무소가 보이고 주차장 시설을 지나 단독으로 가족만이 사용할
숙소가 나타나거든요.
전에 왔었던 언니가족의 이야기로는 물놀이장과 바베큐장이 중간에 자리해서 좋다고 하네요.


숙박시설로는 우리들이 머물렀던 숲속의 집이라는 시설과 함께 휴양관으로 독립된 방을 쓸수있는 시설과 2~5개의 방이 있는 연립동, 세미나와 단체숙박이 가능한 숲속수련관으로 나뉘고 있네요.
모두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참 좋아요.
아파트의 층간소음때문에 항상 지적을 받는 아이들도 오늘은 실컷 뛰어놀라합니다.

예약방법은 인터넷으로 나라에서 관리운영되는 35개의 자연휴양림사이트에서 예약을 받는데
매월 1일 오전 9시부터 가능하다고 하는데 거의 주말에는 후다닥 마감되는 것 같아요.
www.huyang.go.kr
자주 서울에서 가까운 곳으로 가족 및 친지들과 나오는 지라,
이런 저렴하고 자연친환경적인 휴양림이 따땃하게 느껴지는군요.
물론 펜션과 비교되는 장단점은 있긴해요.
동절기에 만난 자연휴양림은 온수라서 많이 사용할 수 없고, 물을 데우는 시간이 걸려요.
큰 방이 2개와 넓다란 거실인데, 주방과 화장실은 적은 편이라 화장실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드네요.
매점도 없어 충분한 먹거리를 준비해와야합니다.
아무튼 이래저래함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있어선지 단점은 쉽게 보이니까요.ㅋㅋ
생각보다 깨끗하게 마련되어져있는 침구류와 입실시간은 3시, 퇴실시간은 1시지만
조금 여유있게 조정해주신답니다.
바닥이 끼워맞추는 나무판이라서 밀려나 약간의 공간이 생겨 혹시나 아이들이 놀다가
발이 끼거나 다칠까봐 조금 신경쓰여 이리저리 발바닥으로 맞추고 다녔네요.
아무튼 그래도 숲한가운데 들어와 있어 마음도 노곤노곤해졌는지 좋기만 하네요.


남아들만 데리고 더 어둬지기전에 숲탐방로에 가보기로 했어요.
8살 조카는 남동생이 잘 내려오는지 지켜봐주면서 내려가줬는데 저래서 좋겠구나~
싶은 아들과 아들관계를 생각해봐요. 성이 다르고 개월수가 있어서 동우와 다윤이는
아직 서로 교류가 적은데, 동우가 커서 저렇게 다윤이를 챙겨주면 좋겠네요.
휴양관쪽으로 소모형이 있어서 아이들좀 태워주니 남편 바로 쫒아왔네요.
슬슬 숲탐방로에 걸어가봐요. 동우는 완전 신났습니다.


숲속체험장에는 고리던지기, 새총쏘기 등과 같은 시설이 있었는데요.
나무에 붙여져있는 뱀, 지네조심 글귀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네요.
여름에는 정말 나타나긴 할 것 같아요.
앞쪽 물놀이장은 꽁꽁얼었지만 들어가면 깨질 듯 무서워 어스름해지는 하늘만 바라보곤
바로 들어가기로 했네요. 역시 산은 해도 빨리지는가봐요.


아이들에게 탄 냄새날까 싶으셨던지, 밖에 있는 야외식탁에서 고기를 구우시던
형부와 아버지는 코가 얼어서 들어오셧어요. ㅋㅋ
준비해온 다양한 식재료로 밥을 먹고 아이들 세상이 되었습니다.
공기를 넣어 싸우는 놀잇감으로 대결도 하고, 할아버지께서는 체력이 다하실 때까지
말을 태워주셨어요. 아이들은 정말 오랫만에 아무런 잔소리도 안듣고 실컷 뛰어놀았습니다.
작은 화장실이라서 언니가 준비해온 플라스틱대야에 우유를 덥혀 들어가 목욕샤워도 하고 함께
과자도 나눠먹었어요. 아이들이다보니 뛰고 소리지르고 하는 것인데, 주택사정으로 인해
항상 조심해서 행동하라는 주의를 받는 아이들을 보다보면 불쌍하기도 해요.
전에는 시끌시끌하도록 온동네에 아이들 노는 소음이 들렸어도 호랑이 할머니 정도 뭐라시는
정도였는데 아파트가 많다보니 층간소음이 문제될까 매우 걱정해야되서 참 힘들기도 하네요.
서로 이해해주는 좋은 이웃을 만나야 할텐데~ 동우맘도 사뭇 걱정이에요.
아무튼 아이들이 생기를 찾고 뛰어놀며 맛있게 밥과 간식을 먹는 것을 보니
너무나 좋습니다.
저녁에는 내나라 박람회에서 받은 간단한 말놀이를 준비했는데 하나 둘씩 쓰러지네요.
어른들은 모두 거실에서 세계정세와 정치,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등 정말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시며 술한 잔 하셨습니다.
애주가이신 친정아버님이신데, 아이들과 노시고 여독도 있으신지 일찌감치 누우시고
코까지 고십니다. 피곤하신가봐요.


역시 기상시간은 예외가 없네요.
일찍 자더니 더 일찍 일어난 아이들은 또 이리저리 몰려다니기 바빠요.
아침식사를 하고 할아버지와 전망대 근처까지 혼자 힘으로 올라갔다 내려온 아들과
남조카는 기운이 펄펄합니다. 모두 씻고 정리를 하였는데 몇 번 가족여행을 갔던 바,
분업의 조화로 나갈 채비로 정말 잘 됩니다.
우리가족은 양심껏 쓰레기를 치우고 다음 사람들이 와서 바로 사용해도 될만큼
조리기구도 깨끗이 닦아 제자리에, 침구류도 싹 개어 장에 넣었어요.
밖으로 나오니 어제보다 더 좋은 날씨가 가족을 반겨주네요.
차량으로 입구쪽 운동장에 가서 공차기 대항전 벌입니다.
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친정 아버님은 역시나 펄펄 나시고요.
친정엄마와 온 식구들 공을 4,5개 던져놓고 발로 차서 연결합니다.
동우맘은 몇 번 뛰니 힘드네요. 운동부족 바로 실감납니다.


넓다란 유적지발굴현장이 내려가는 길에 있었습니다.
서산보원사지입니다. 멋드러진 당간지주앞에서 사진도 찍고, 오층석탑은 멀리서 바라봅니다.
절터만 남아있고 옆쪽으로 작은 절이름의 가옥만 몇 개 보이는군요.
꽤 넓다란 장소에 줄로 들어가는 길을 잘 해놓아서 구경을 해보았어요.
백제시대의 유물로 역사와 견주어 설명해주긴 아이들이 너무 어린듯해서 휘익 보고 내려갑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멋드러진 잔가지가 많은 나무 한그루를 찍어봅니다.
꼭 살아있는 산의 정령같아요. 죄지으면 안되겠죠!!


차량으로 조금 더 아랫쪽으로 이동해서 서산마애삼존불상을 보러갑니다.
최근의 여행지의 트렌드인지 나무 계단으로 조성해놓은 부분들이 많네요.
부산의 아펙이나 태종대쪽도 이런 나무 층계를 이용했던데, 아이들과 함께 이동하기 수월하고
잘 정돈되어져보여 좋아요. 돌계단을 이용해서 조금 높다란 절쪽으로 올라가요.
발을 헛디디면 떨어질 것만 같은 절을 지나 쪽문으로 나가니 다시 돌계단이 있고
바로 돌에 조각되어진 멋진 불상을 구경할 수 있답니다.
경주에서 혹은 그냥 스쳐가는 역사적인 부분의 여행지들이 많은데, 이제 아이들도
자라면서 점차로 많은 관람이 예상됩니다.
그 옛날 그것도 이리 높은 산중턱에 무엇을 가지고 돌에 조각을 하였을지, 사뭇
후세에 뭔가를 남긴다는 예술가들의 업적을 높이 살만하군요.
설명해주시는 분도 있었으나 간단히 돌아보고 내려가요.
아직 과거와 현재, 미래의 구분도 버거운 동우에게 자세하게 오랜시간 공들여
인생에 대한 설명과 이어짐의 이야기를 들려줄 시간은 많으니까요.


수덕사까지 들릴까 하다가 좋았던 날씨도 구름이 끼고 흐려져 서두러 서울행을 합의보고
삽교호 근방의 우렁이 전문식당을 향합니다.
형부의 추천이었는데 우렁쌈밥에 초무침을 정말 온가족이 환호하며 먹었어요.
대아우렁이전문식당이라고 하는데요. 대형버스가 자주 들리는 관광전문식당이라고 합니다.
시골식 밥상인데 달걀말이, 짠지무침, 무생채 등 정겨운 반찬들과 더불어 커다란 쟁반으로
매우 빨리 나와 정말 그만입니다.
이 근방은 우렁쌈밥식당들로 유명한 곳이더군요.
역시 산지의 식재료로 먹는 밥상이 최고인 것 같아요.
동우도 징그럽다고 먹지않는데 아빠가 싸주는 쌈을 많이도 받아 입에 넣고 꼭꼭 씹었어요.
세련된 식당의 인테리어는 없지만 퉁명스런 아저씨의 고집스러운 좋은 식재료를 쓰신다는 말은
참 듣기 좋고 믿음가는 말씀이셨습니다.

눈구경, 입의 즐거움이 가득했던
짧았지만 알찬 서산여행이었습니다.
시간을 함께 조율하고 일정을 준비하면서 크게 가볼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 있기도 헀지만
충남으로 또 안면도로 다시 한번 가족여행을 오고 싶어지네요.
어릴 적에는 자주 방학마다 내려오곤 했던 곳인데,
그동안 너무 많이 변모했네요.
아름다운 자연과 따땃한 그리움이 남아있는 충남여행에서 잠시나마 온가족의
묵은 시름과 걱정을 날렸던 시간이길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