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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대전> 남편 대전출장에 동행하다.

3월은 남편의 지방출장 및 세미나가 참 많았습니다.
아들과 함께 자야한다며 당일로 해서 가따오는 수고를 서슴치않으시는 
남편을 보면서 일을 즐기며 한다는 것도 힘들지만,
가족에게 관심까지 갖는다는 것은 더더군다나 힘들일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새삼 감사합니다.
옛어른들은 밥은 아무데서나 먹어도 잠자리는 가려야 한다고 했거늘,
어려서 한동네에서 자라나 오래된 친구가 많았던 저는 오늘은 누구네..오늘은 누구네..
하며 친구네 집에서도 참 많이 먹고 잤습니다.
그러던 제가 결혼을 해서 살림을 하다니..준비없는 생활이었는데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칭찬하기도 하지요..ㅋㅋ

봄바람도 불고 대전에 친구도 보고 싶어서 아들을 친정어머니께 맏기고 신랑을 따라 갑니다.
퇴근한 남편과 집에서 저녁을 먹고, 간단한 짐을 싸서 야탑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허름한 버스터미널로 다양한 노선은 있으나 고속버스는 적고,

사람은 많이 없었으나 오래된 버스의 냄새가 가득합니다.
조금 불편한 좁은 좌석에서 비스듬히 신랑은 자고, 창밖구경과 책읽기를 하면서 있자노니..
슬슬 멀미가 나네요.
대전에 거의 다 다다렀을 즈음엔 나좀 내려달라..신랑에게 말할 정도였으니,
오래된 버스는 타지 않을래요. 멀미잘하는 아들이 차타면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겔겔하며 하차하여 숙소모텔로 향하였습니다.
외관은 궁전처럼 좋습니다만,
내부는 침대, 화장대,티비, 느려터진 컴터와 간단한 탁자와 의자 등으로 기대에 못미칩니다.
좀 더 화려하거나 최신 가구를 생각했던 제가 이상했나봅니다.ㅋㅋ
그래도 조용한 편이라며 신랑은 아무렇지않게 본인의 일들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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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은 환락의 거리라는 예전 명성과는 동떨어지게 한산했습니다.
12시경 늦은 야식을 먹고자 나왔는데 네온사인만 화려하네요.
이도저도 아닌 낙지볶음을 먹고 들어가 잘 준비를 하면서
내일은 더 맛있는 것을 먹자고 다짐하며 잠듭니다.
목욕탕의 물줄기는 세서 후다닥 씻기엔 좋네요.
다음 날, 집이 아니라 잠도 일찍 깹니다.
신랑에게 열띠미 로션을 발라 어깨를 주물러 주고 잠을 깨워 준비해서 나갑니다.
사진 한 번 찍쟀더니..참..별개 다 하구 싶구나 하며 얼굴을 들이밀어 주네요.ㅋㅋ
밖으로 나와 어데먹으러 갈까 헤매는데 공원조성을 잘해놨더군요.
안 쪽으로 주택가가 있는 건지 술집과 모텔만 즐비한 중앙공원에
족욕을 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해놨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만,
많은 어르신들이 나와 족욕장은 인산인해입니다.
또한 물줄기 요란한 물레방아가 떡하니 멋드러지게 돌아가면서
꽃들도 바람에 하늘하늘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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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봤자 음식점이 없을 듯해서
커다란 칼국수집으로 들어가 두부두루치기와 해물칼국수를 주문합니다.
대전은 두부두루치기는 두부만 있네요.
오징어볶음 양념 비슷한 칼칼한 양념에 두부가 가득하고 칼국수는 조개양이 적네요.
음...음식도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일하러 간다는 신랑이 택시를 타고 먼저 가라합니다.
저녁에 봐여..하고 타자니 이렇게 헤어진게 언제인가 싶어 나름 운치가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의 아파트로 이동합니다.
유성과 가까운 청사부근의 아파트로 피아노레슨을 하고 있어서 케잌을 사서 집으로 갔더니
너무 반가워합니다.
수다떨고 1학년인 딸과 3학년 아들을 고루 만나고
레슨할 아이들이 하나 둘씩 와서 먼저 일어섭니다. 꽃피는 4월에 서울에서 만나자 하구요.

청사로 와서 바로 강남 고속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차냄새가 안나서 너무 좋네요.
두 어시간 신랑을 기다려 함께 올 수도 있었지만, 아들 생각에 먼저 서울로 올라갑니다.
시내를 지나가며 대학시절 놀러왔던 엑스포를 보았습니다.
새록새록 그때가 떠오르는 것을 보면 몸을 늙지만
정신상태는 항상 20대라는 엄마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그건 아니야..하며 세대차이를 내세우곤 하지만 힘들 때 돌봐주시고 아들까지
맏아주시는 친정엄마 덕분에 간만에 남편과의 데이트 잘 했습니다.
이제 돌아가서 금쪽같은 아들과 잘 지내야 겠다고 다짐합니다.
육아가 힘들다고 하지만 항상 함께여서 더욱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군요.
어서 가서 맛있는 밥을 해줘야지..합니다.
다음 번엔 꼬옥~~아들도 대동해야겠어요.
나름대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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