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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가족요리

2010년 4월의 밥상



언제나 반복되지만 주부에겐 새로운 4계절 밥상의 시작, 봄입니다.
황사와 바이러스로 피폐해진 가정에는 먹을 것이 생명력이며 주가 되지요.
엄마는 파릇한 봄나물들과 건강해질 수 있는 자연재료를 이용해서 모두가 먹기 좋을
요리를 구상하기 바빠요.
생선도 많이 먹고 싶지만 역시나 부족한 지라...구입에서 부터 찌그렁거립니다.
가능하면 찌개나 국이 있고, 자연적인 재료를 이용하려고 하지만
참치, 꽁치, 닭가슴살, 옥수수 등의 통조림재료도 사용합니다.
역시나 손쉬운 것은 콩나물, 호박, 양파, 감자, 당근, 계란 등이구요.
오이나 당근을 먹기도 좋은데 엄마나 동우정도만 즐기는 지라 상에 내지는 않고
거의 익혀서 부재료 적으로 쓰입니다.
목에 좋다는 도라지를 고춧가루를 넣고 고냥 소금간과 참기름에 볶는 2가지로 준비했는데
언제나 엄마차지거나 비빔밥에 넣어줘야 먹는 정도군요.
동우를 위해 씹고 넘기기 쉽게 모든 재료를 다져서 계란찜도 해주었어요.
믹서기로 가는 것 보다 자잘하게 써는 것이 영양소 파괴도 적고 좋다길래
열심히 조져줍니다. ㅋㅋㅋ


감기로 목이 아프고 수분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갈아먹는 쥬스를 많이 먹엿어요.
당근과 오이쥬스는 건강음료였지만 단 맛이 부족해서 조금 꺼려했네요.
하지만 참외쥬스 등, 과일을 이용한 쥬스는 동우는 만드는 재미와 마시는 재미에 빠져
한동안 만들어 먹었으며 다윤이도 잘 먹어줬어요.
아이들이 비실대다보니 남편도 재빠르게 퇴근하시는 경우가 많아
저녁식사는 꼭 집에서 하시게 되엇어요.
도와주시는 면도 있지만 아내는 아이들케어에 저녁밥을 하느라 동분서주합니다.
동우는 입맛이 조금 없는지 밥은 잘 안먹지만
과일을 좋아해서 사과, 파인애플, 딸기, 바나나, 포도 등을 갖추고 있는데 많이 달진 않네요.
두유와 우유를 번갈아 제공합니다.
바쁜 오전에 식사를 대신하기엔 두유가 참 좋은 것 같아요.
감자와 달걀, 고구마를 쪄주면 잘 먹습니다. 물론 샌드위치는 줄기차게 빠지지 않는
간식메뉴에요.
콩이 좋다고 하니 밥에 넣어서 하고 싶은데 아직은 잡곡밥까지만 먹어주는 부자간인지라
눈치봐서 다양한 콩이나 팥 등을 추가하려고 합니다.
믿음직한 잡곡을 구입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구요.


길고 지루했던 감기의 시간을 지나 살만해진 동우가 엄마의 부엌에 기웃거립니다.
새로 구입해준 앞치마도 있겠다 준비하다가 건네주니 제법해내는 군요.
굴소스를 넣고 두부와 각종 야채, 올리고당, 깨와 참기름을 넣고 비벼줍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진지해서 막을수가 없네요.
불에 어느 정도 익히니 꽤 괜찮은 덮밥이 될 것 같았어요.
퇴근하신 아빠에게 제공하면서 둘은 뽀뽀와 포옹을 하며 애정을 확인합니다.
매일 밥해주는 마누라는 왠지 찬밥되는 느낌이네요.
잘먹고 잘사는 법...다시금 생각해봅니다.


줘도 못먹는 다더니 귀찮은 저녁상에 회와 초밥으로 생색을 내며 와인까지 곁들인 강스가족은
역시나 따지를 못하고 버둥거립니다.
좋은 병따개가 있으면 뭐합니까~ 역시 호들갑스레 찾아낸 싸구려 와인오프너를 힘으로 돌리신 뒤 뻥따서 한잔 마시는데..비립니다. ㅋㅋㅋ
역시 회는 좋은 곳에서 싱싱하게 맛보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탱글한 회 한접시와 은은한 향의 와인을 바랬을 뿐인데...
서울에서 욕심이었나봐요.
그래도 아내 비위 맞춘답시고 와인구매까지 해주신 남편의 마음에
탄복하며 한 병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