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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서울,강남> 압구정싸돌아다니기



오랫만에 딸을 친정엄마께 본의아니게 맏기고 오게 됬어요.
그 소중한 시간의 하루...친구를 만났습니다.
아들 옷을 한뭉탱이 사들고 압구정동을 싸돌아다니기로 했어요.
그리 춥지도 않았고 이리저리 구경도 할겸..겸사겸사 했는데...
생각해보니 임신한 친구를 몇 시간 끌고 다닌 셈이 되었더라구요.
거기다 짐까지.....이런...


우리가 원했던 스파게티집이 폐업을 했는지 없어져서
근방을 지나다가 떡볶이집을 발견했어요.
I LOVE 떡볶이라는 상호였는데 무서운 고드름을 피해서 2층으로 올라갔네요.
떨어지면 다치겠어요.
아기자기한 분식집인데 분위기도 좋아요.
리쿠르제 비싼 냄비속에 오이피클이랑 단무지를 담아두셔서 셀프로 가져다 먹습니다.
칠판에는 끓일 때 주의사항도 있는데 쥔장께서 알아서 저어주십니다요.


고추장과 춘장이 어우러져 간간짭잘한 떡볶이였는데 그럭저럭 맛있어요.
마약김밥도 주문했는데 왠지 한잔 하고 싶은 동우맘은 주류가 맥주 밖에 없어서
우물쭈물하였더니 쥔장으로 뵈는 이쁘장하고 친절한 언냐께서 전에 양식집이어서
하우스와인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해서 한 잔도 걸쳐봐용..
달달 쌉살하니 정말 맛났습니다만...적정량이 좋을 것 같아서
더 주신다고 했는데 사양했습니다.
후식으로 커피도 먹을 수 있고 깔끔해서 젊은 사람들이 많았어요.
다음에 또 와보고 싶은 곳이네요.

I LOVE 떡볶이 <청담점: 3448-1108 / 학동사거리 버거킹골목에서 오른쪽



바로 옆 마키 청담본점에도 가봐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많아서 둘째를 임신한 친구에게 좋은 눈요기거리가 될 듯 했어요.
시즌세일도 하고 있고 아이용품도 있는 3층건물인데 소녀의 정서가 되게 해주네요.
알록..달록...
물론 구입은 하지 않고 눈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아이 옷가방만 해도 들고다니기에 버거워요.


갤러리아쪽을 돌아보았는데 변경된 곳도 있고 유지되는 곳도 있고 그러네요.
도산공원으로 갈까 하다가 바람불면 휭~해서 골목길 샵들로 지나쳐가봐요.
커플 여름의류를 살 수 있는 매장에도 가보고 구제의류처럼 왠지 입으면 도로시가 나오는
시대로 날아갈 것만 같은 매장도 지나봐요.
누비 한쌍으로 입히면 엄청 귀여울 것 같은 한복집에서도 사진찍어보구요.
아기들 옷과 장신구 매장도 역시나 핫합니다.
아이..귀여운 가방과 옷들이여요..



수다를 떨며 걷다보니 압구정 가로수길에 당도했습니다.
혼자 다니면 절대 이렇게 다니지 못할텐데...정신적인 즐거움은 육체피로를 이기네요.
친구와 오면 들어가는 옷집에도 가서 한 벌...구입하고..
딸의 머리핀만들기에 도움이 될만한 디자인도...슬쩍 사진찍고...
아무튼 이곳에 오면 예술가도 아닌데 많은 영감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뭐..변화하고 예전같지 않고 그런 것도 있지만..뭐 즐기는데 의의가 있는 거니까요.
날씨가 추워서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았네요.
야채를 선호하는 입맛인지라 잘 먹지 않았던 육식인데..친구와 두 마리를 뜯었던 닭집도
그대로 있어 사진찍어봐요. 후라이드를 좋아하던 그녀는 먼먼 북경에서 닭다리를 뜯으려나
그리움이 사무칩니다.
인테리어 소품점도 지나쳐 우리의 목적지..
압구정에 오면 항상 들려야만 할 것 같은 동우맘이 좋아하는 ...마니로 갑니다.


엥...근데 언니가 없데요.
물론 10분정도 기다리면 오신다는 시각이라서 문자를 보내고 기다리기로 해요.
멀리..그녀일 것 같았는데..긴머리 휘날리며 마니 쥔장언니 뛰어오십니당..


간만에 들렸는데도 여전히 따사롭고 감미로운 마니에요.
좀 더 넓다라해진 듯 한 인상이에요.
작은 테이블이 더 생겼거든요.
숨을 헐떡이는 언니였지만 후다닥..아줌마들도 갈 길이 바쁘므로 일단 주문부텀..ㅋㅋ
주문메뉴도 정하며 온터였지만 친구도 보여주며 다시 한 번 메뉴를 보아요.
이런 핸드메이드 메뉴판은 예전엔 매우 희귀했는데 요즘은 꽤나 멋스러운지
요식업계에서 많이들 사용하시더군요.
사진이랑 손글이랑 아무래도 좀 더 옛스럽거나 정성스러워보이나봐요.


커피와 코코아, 베져테리언샌드위치와 모짜렐라 토마토 샐러드를 주문합니다.
친구도 최근엔 고기맛이 싫다고 해서 입맛이 딱 맞네용.
커피맛을 잘 모르는 동우맘도 이 곳 커피는 참 좋아해요.
그윽하고..씁슬한데 아주 심플한 맛....
입맛은 시각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중요한 모양입니다.
친구도 오랫만에 만난지라 대화하고 먹고 후다닥닥 나가느라 쥔장언니랑은
많은 이야기를 못했네요,
문자받고 널러오셨으니 좀 쉬셔야겠죠..ㅋㅋ
항상 봐도 이웃사촌같은 좋은 쥔장언니신데 벌써 10주년 되쎘다면서....
아웅....
더욱 오래오래 머물러주시길 부탁드렸어요.

임신한 친구와 버스를 타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친구를 하루 좽일 너무 끌고 다녔네요. 그녀 코골겠습니다.
오랫만에 만난 여유, 친구, 맛집 떡볶이, 나의 취향 마니...참 좋은 하루였어요.
살빠지겠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