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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육아>/아들과 좋은시간

대학로공연 <빨간모자2>~성대입구


 남편이 제주출장을 가셔서 친정으로 왔어요.
새벽 비행기를 타러 나가시고 오전 식사를 하고 아들만 데리고 나와 죽마고우들과 노원롯데백화점에서 만났습니다.
7층 유아동코너에 작은 키즈카페가 있어서 한 시간 정도 수다를 떨었는데
친구가 맛있는 스콘을 궈와서 더욱 좋았답니다.
노원롯데백화점은 아이들을 동반하고 가면 포스트잇 선물을 줍니다.
매콤달콤한 낚지볶음으로 점심식사까지 하고 헤어집니다.
아이들도 잘 놀고.. 오랫만에 엄마를 따라나와 원에 안가는 신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엄마도 짧았지만 이렇게 볼 수 있어 너무 좋은 친구들에요.



이제 대학로에 빨간모자2를 보러 지하철을 타고 고고씽~~~
혜화역에서 내리니 아들은 빌빌 졸기 시작하지만 집에 도로 갈까?했더니 아뇨!하면서 엄마를 따라옵니다.
검색하고 왔지만 찾기 힘든 두레홀4관이군요.
1번출구 뒷편으로 하겐다즈 골목으로 쭈욱 들어가면 왼편에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천년후애라는 카페를 전에 와본 적이 있고 대학로에 자주 안오시는 분들은 혼동될 것 같은 곳에 위치해있어요.
귀여운 팬더곰이 매달려있는 간판을 보고 지하2층으로 내려갑니다.
종이로 출력한 안내장이 벽에 붙여있으며 계단으로 내려가야 해요.
그리 썩...내키지않는 입장길이군용..

 

공연과 관련되지않는 동화책을 2천원에 구입했어요.
아들은 매우 기대하면서 행복한 미소를 보였습니다만..
엄마는 공연내용에 걸맞는 내용의 동화책 등을 판매하는 것이 좋아보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오즈의 마법사를 보고 책도 사고 하면서 오랫동안 공연을 봤던 이야기를 이어가더라구요.
물론 빨간모자 책을 안가지고 계시는 가족은 적으시겠지만요...


의자는 아이들이 앉기좋게 낮고 넓은 플라스틱소재였으며 무대와 가까워서 소극장의 장점이 두드러지는 곳입니다.
기대가 적었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결과는 매우 흡족스런 공연이었습니다.
조명과 무대를 적절히 조화시켜 다양한 공간으로의 유도를 시켜줬으며
두 주인공의 연기력과 가창력이 너무 뛰어나서 집중이 잘 되었습니다.
빨간모자 원작의 주인공들이지만 원작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제목 그대로 빨간모자2로 그 이후의 이야기겠어요.

늙은 할머니가 된 앤이 시간여행 기차를 타고 다시 소녀로 돌아가 할아버지와 멋진 여행을
시작하는데요.
역시나 늑대도 이들을 잡아먹으려는 나쁜 늑대가 아닌 친구가 되고 싶어하며 지난 날을 반성하고 겁도 많은 소심한 늑대랍니다.
할머니에서 소녀로 다양한 캐릭터를 넘나드는 여 주인공과
노래와 재미로 시종일관 아이들에게 웃음과 집중력을 유도했던 남 주인공의 탁월한 연기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엄마 또한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다음 장면을 기대하며 웃고 집중해서 볼 수 있었거든요.
물론 유머러스한 대사와 움직임에 조금 진정성, 전달력 등은 떨어질 수 있지만
내 아이만 보더라도 엄청 즐거워했으니 결론은 다를 것 같네요.

전에는 조용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않도록 소심하게 문화예술 공연을 관람하는
에티켓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무대와 관객이 함께 즐기며 소통한다는 점이 매우 새롭고 탁월하게 느껴지네요.
아이들에게 대화를 유도, 춤추며 크게 웃어도 상관없게 만든다는 점은 행복한 어린이 공연문화의 정착을 엿볼 수 있게
해주며 다양성과 참신성이 가득한 내용 또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점입니다.

남편은 원을 결석하면서 까지 공연을 보러 가야겠느냐며 미심쩍어하는 눈치였지만
엄마는 너무나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유로운 대학로의 주중시간에 모자간의 데이트를 겸해
너무 완벽스럽고 조화로운 빨간모자2를 관람했으니까요.


횡단보도를 건너면 서울연극센터라는 곳이 나옵니다.
바람도 피할 겸 들어섰는데  매우 즐거워하며 이곳 저곳을 살펴보네요.
대학로의 다양한 문화공연정보와 더불어 현재 진행되는 다양한 공연과 공연장의 정보를 알 수 있게 해놓은 요충지군요.
안내에서 구매, 할인까지 발품을 팔지않아도 원하는 공연을 바로 찾을 수 있어 좋았어요.
자신이 본 공연을 클릭해보며 시간, 찾아가는 길 등의 정보도 볼 수 있음을
엄마에게 알려주네요.

http://www.e-stc.or.kr/Front/


아이가 좋아하는 카레를 먹이고자 성대앞으로 갑니다.
몇 년 전에 친구와 갔었는데 정말 다양한 매운 맛의 카레종류와 라씨라는 새콤한 음료가
있으며 인도인 요리사께서 만드신다는 것이 떠올랐거든요.
성대앞의 좁은 길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떡볶이 집은 깨끗하고 현대적인 분식집으로 바뀌어 두리번 거리며 걸어들어가 보았지만 못찾고는
떡볶이와 오뎅으로 교체해서 먹었습니다.
아들은 오뎅 두개와 국물도 두 번이나 떠와 식혀서 마셨어요.
엄마가 떡볶이를 좋아하는 편이라 어릴 때부터 오뎅을 먹여서 그런지 아들은 오뎅을 참 맛있게도 먹어요.

엄마와의 즐거운 대학로 데이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