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비가 내린다는 주말입니다만,
그리 많지 않은 양에 간간히 햇살도 빼곰히 얼굴을 내밉니다.
집에 있자고 할 때가 많은 아들이 어디든 나가자길래, 전부터 커피를 좋아하시는 친정엄마와
함께 가보려고 했던 커피박물관에 가보기로 합니다.
문을 지나 주차를 하고는 빠알간 버스에서 입장권을 끊습니다.
어른은 5천원이고 아이들은 초등학생 전까지는 무료입니다.
고풍스러운 성으로의 초대를 받은 것 같은 흙색 건물에 올라서면 커다란 문이 열려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박물관의 입구입니다.
벽에는 다양한 사진들이 전시되어져 있어서 기대를 갖게 만듭니다.
2층은 자연스럽게 구분되어 이동하면서 음성녹음기를 통해서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는데
신분증을 맏겨야해요.
전에 방문하신 남편은 잠든 딸을 안고, 친정엄마와 동우맘, 동우는 열심히 번호를 눌러가며
음성녹음기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합니다.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제 1관으로 에디오피아, 콜롬비아, 케냐, 브라질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질좋은 커피산지에 대한 소개가 잘 되어있습니다.
세계 커피의 역사와 한국으로 전파된 배경 등도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바로 옆 2관에서는 커피의 파종에서 음용까지 커피 유통의 전과정과 수출입량,
커피생두의 제조과정, 다양한 여러나라의 품종별 커피생두가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습니다.
조금 버거운 지식정보인데 동우는 그런 것 보다는 원두를 빻아 통에 담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예전에 원두를 볶는 모습도 재현해봅니다.
제3관에서는 커피와 관련된 부분들의 전시인데 다양한 커피원두 상품과 함께 예술가들과
작품들도 전시되어있네요.
전혜린작가도 포함되어있어서 반가웠어요.
직접 커피추출 체험에 참여해볼 수 있는데 30분과 정시 즈음에 시작됩니다.
인원 수에 맞게 원두를 가는 기계에 넣고 분쇄한 뒤, 따땃하게 예열한 플라스틱 내림주전자에 담아 천천히 뜨거운 물을 내려줍니다.
아들은 흥미를 보이며 손을 데이지않게 아빠와 조심스레 커피를 내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잔에 담아 미디어자료실이라는 옛날 다방과도 같은 분위기가 나는 곳에서
영상자료를 보았답니다. 아이들은 깜깜해서 곧 지루해하며 밖으로 나왔지만
진한 커피를 맛보며 잠시 휴식하기 좋겠네요.
2층으로 올라가면 커피재배온실로 사용되려했으나 그리 볼거리가 많지는 않은 장소가 나와요.
넓다란 강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은데 이 곳에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추출해서 나온
커피원액에 시원한 물을 섞어서 마실 수 있게 해주십니다.
따땃하지만 좀 씁슬하기 조차했던 커피보다 시원한 이 것이 동우맘은 좋더군요.
진정한 커피애호가들은 이렇게 해서 마신다는데
동우맘은 언제나 반이상의 물을 가득 타서 마셔야 해요.ㅋㅋㅋ
아이들과 장난스럽게 사진을 찍어주고 내려옵니다.
그 새 햇님이 방긋 나오셨네요.
계단을 내려와 뒷편의 레스토랑의 입구에도 가봅니다.
커피박물관에 방문하기 전에 식사를 하고 왔기 때문에 레스토랑에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넓다랗고 멋진 전망을 바라보며 식사하면 분위기 좋을 것 만 같아요.
동우도 신이나서 입구 까지 계단을 따라 오른 뒤 내려옵니다.
어린 아이들과 함께 하기엔 함께 할 프로그램이나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적지만
매우 분위기 있고 분주하지 않아 한 번 쯤 와봐도 좋을 곳 같네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명 삼봉리 272 번지 / 031-576-6051
www.wndocf.org
바로 앞 도로에 있는 남양주 종합촬영소에도 들려봅니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차를 타고 매표를 하는 곳이 나오는데 방문차량이 많을 경우는
웃기겠는 걸요.
그렇게 또 방문자 주차장쪽으로 쭈욱 올라갑니다.
차량이 없을 시에는 방문하기 불편스럽겠습니다.
주차를 하고서 내려서 올라가면 다양한 영화에 대한 포스터들과 이 곳에서 촬영된
영화들이 가득하게 전시되어있네요.
운송역에서 무료 셔틀버스도 있는가 봐요. 승객을 기다리며 대기 중이십니다.
오른쪽 계단을 오르면 판문점세트가 있어요.
예전부터 보고 들은 적이 있는 부분이라 익숙하기도 한데 아이들은 마냥 좋은가봅니다.
동우가 사진을 찍자 친정엄마 등에 업혀있던 다윤양도 "나도"하며 찍어보려하네요.
공동경비구역JSA라는 영화로 유명한데 다시 본 장면 속 사진 속의 배우 이영애는 참 이뻐요.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이쁜지 잘생겼는지 와닿질 않았는데 최근엔 구분이 되니
이상야릇한 일이기도 합니다.
물론 젊은 때인지라 연예인이나 연예계보다는 나와 내 주변인물들에 대해서도 챙기고
만나기 바빠서 관심이 없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유행했던 음악, 인물 등은 인지는 하고 있지요.
아이들이 그렸을 만한 다채로운 타일그림을 봐요.
유모차나 아기띠를 준비해오지 않아서 친정엄마께서 진흙탕인 바닥때문에 다윤양을
업으신지라 힘드실까 고냥 지나치시자는데도 궁금해 하는 것은 보여줘야 한다며
힘들게 언덕을 올라가셨습니다.
딸의 짐을 기꺼이 함께 나누시며 본인이 짊어지시려고 하시기도 하셔셔
희생적인 엄마의 의미를 가장 가까이 느끼게 하시는 내어머니세요.
언덕 위쪽으로 황진이, 왕의 남자 등을 찍었다는 전통한옥마을세트가 있었지만 바람도 휑하여 고냥 민속마을 세트에 입장해요.
취화선을 찍었다는데 매우 오래된 옛 가옥의 형태이며 길다란 처마, 흙담이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집을 가까이에 다닥다닥 짓고 흙담으로 해서 보온력을 높이며 지나가는 사람들도 비를 맞지
않도록 길게 처마를 내려지었던 선조들의 아량을 친정엄마와 남편이 이야기 합니다.
그런 깊은 뜻이 있는지는 또 몰랐네요.
주막의 커다란 가마솥 속에 아들이 좋아하는 뽀얀 국물이 있을 지도 모른다며 뚜껑을 열자
국물은 없고 더러운 물만 있다는 아들입니다.
우하하...동우는 가끔 너무 재미있어요.
쭈욱 돌아나와 내려갑니다.
기차세트도 있었으나 들어가볼 수는 없어 그냥 집으로 돌아가려합니다.
영상지원관과 촬영스튜디오, 시네극장에서는 무료영화도 상영하고 있고 영상체험 관련한
부분들도 있다는데 차량을 타고 내려가야하고 어디가 어딘지 몰라서요.
아이들을 동반하고 오게 되면 좀 더 설명을 잘 해주셨으면 좋곘어요.
입장료를 내면 종이한 장을 딱 건네는데 어디로 가서 어떻게 따로 주차를 하고 들어가야 하며
시설에 대한 설명만 있고 위치라든지 이용시간 등은 나와있지 않아서 답답해요.
좀 더 확인하고 올껄 싶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가족들로 보이시는 관람객들도 우리 가족과 비슷한 코스만 돌다가 내려가십니다.
어른은 3천원, 어린이2천원의 입장료가 있는데 커피박물관의 위치보다 높아서 쌀쌀했어요.
이런 날에는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가 더 볼거리 많고 이동하기 수월하게 느껴지네요.
따땃할 때 다시 찾아와서 영화문화관, 영상체험관, 소품실과 체험세트도 구경해보고
싶어집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100 / 031-579-0605
아직 봄날 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친정엄마를 꼭 모시고 오고 싶어하던 남편덕분에 오게 된 양평나들이는 즐겁기도 하고
분주하지않아서 좋았습니다.
더욱 자주 함께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