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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타인의 밥상

경기, 별내> 수인씨의 마당



아이들과 맛있다는 시래기요리집에 가기로 해요.
친정엄마도 모시고 갑니다.


남양주 별내면에 위치한 수인씨의 마당이라는 곳으로 시래기 요리가 나오는 음식점입니다.
고즈넉한 한옥집인데 들어가는 입구가 좀 애매해서 한 바퀴 돌고 들어가게 되었는데
어디서 알고 오셨는지 손님들의 차량으로 마당이 빽빽합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오면 방마다 안내를 해주시는데 옛스러운 물건들로 가득하고
창호지를 덧댄 문짝에 아이들은 신기한 물건들을 보느라 쫒아나오고
엄마는 사진도 찍어봐요.
마루 중앙엔 난로가 있는데 아이들이 위험하니깐..잘 데리고 다녀봅니다.
아이들은 귀여운 조각상에서 아이와 개도 찾아내고 풍로를 서로 돌려보며
재미있어 하네요. 손엔 약간 먼지도 묻어납니다.
찻잔이 들어와서 문지방을 넘어서 후다닥 들어가는 아이들입니다.


향긋한 물을 주시는데 따땃하니 보드랍지만 특유의 향이라든지 그런 것은 강하지 않아서
마시기 부담없어요. 밖에서 양파껍질을 말리시던데 건강을 위해서 물과 함께 끓여내신다네요.
노란 이쁜 물색이 밥맛을 기대하게 만드네요.
우리가 앉았던 상의 벽면으로 수인씨가 주인장인 줄 알았는데 중국 최초의 인류뮨명을 밝힌 분중의 한분이 수인씨라하는 긴긴 이야기가 액자속에 담겨있군요.
깊은 뜻을 안고 무공해식품을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있답니다.
먼저 고깃집이셨다는데 확~바꾸신거죠.


무엇을 먹을까 메뉴판을 펼칩니다.
닭볶음탕, 치자보리밥, 떡갈비,묵밥 등이 있었지만
일단 시래기전문요리집이므로 가장 기본이 되는 시래기 정식을 3인분을 주문하였더니
뜨뜻한 뚝배기에 시래기밥이 담겨나와서 강된장에 비벼먹어도 봅니다.
된장을 좋아라하는 동우맘에겐 좋지만 청량고추도 섞여있어서
아이들에겐 간장양념장이 곁들여진다면 좋겠어요.


시래기나물, 시래기부침개, 잡채와 코다리구이, 무고추무침, 취나물무침, 배추김치,
물김치, 강된장과 시래기된장 수제비, 숙주냉샐러드 정도가 정식에 나와요.
처음에는 어디에 젓가락을 먼저 둬야할지 잠시 머뭇거리던 남편과 아이들은
주섬주섬 밥도 먹어보고 한가득한 시래기나물 상의 반찬들을 집어봅니다.
채식을 선호하는 친정엄마와 동우맘은 자주 접하는 나물 상이며
건강이 느껴지는 상차림이어서 부담없이 먹었어요.
시원한 물김치의 무도 다윤양은 아그적 씹어먹고,,
코다리구이는 양념을 쓰윽 밀어 하얀 속살을 동우의 밥위에 얹어주었어요.



아이들도 먹는 재미를 슬슬 느끼는지 제법 깨끗하게 잘 먹어주었습니다.
배도 부르고 엉덩이가 뜨뜻한 방바닥에 있자니 잠이 올 타이밍이더군요.
계산을 하고 나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청국장도 가득 담아 파시길래 두 개 구입해봅니다.
과일사탕과 두부과자도 아이들이 집었지만 내려놓게 했어요.
어디서 알고 들으시고 오셨는지 손님이 꽤 많으셨는데 모두 빠른 서비스와 주문을
원하시는지라 매우 바빠보이셨는데요.
그래도 친절함은 잊지않으시려고 노력하시는 점이 좋아보였답니다.


주차장 옆쪽의 마당에 들어가고 싶어해서 놓아두었더니 다양한 항아리와 함께
아직 추위속에서 꽁꽁 싸매놓고 봄을 기다리는 의자들과 야외테이블들이 비닐에
싸인 채 숨죽여 있네요.
아이들은 밥도 먹었겠다, 날씨도 좋겠다..
나 잡아봐라..알아서 술래가 서로 되서 뛰기 시작합니다.
요녀석들은 나물먹고도 힘이 팔팔 솟는가 봐요.

*수인씨의 마당: 경기 남양주시 별내면 덕송리 265 / 031-57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