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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중국> 아줌마,북경자유여행3박4일 떠나다! <<제2일



비가 올 듯 흐린 하늘입니다.
북경에 사는 친구 말로는 인공비가 가끔 내리는 것 아니면 비가 잘 안온다고 하네요.
조식의 중요성을 아니 한국에서 준비해온 밥과 카레, 라면으로 사람들을 먹여요.
바쁜 친구를 출근시키고 오늘 일정을 짜봅니다.
작년 방문의 기억, 임신한 친구를 배려해서 힘들지 않은 일정으로 구성했는데요.
중국의 베이징에서 왕징은 미국의 시애틀처럼 한국인들이 많은 곳이며 쓰왕징 쪽까지
2번째의 방문이지만 동양인들이라서 부담없는 지역입니다.
특유의 냄새가 있고 잘 씻지않는 특성에 머리에 새둥지를 틀고 말끔스럽지 못한 북경인들의
단점을 많이 접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선한 사람들이라서 그냥 넘어가면 된답니다.
세 여인들은 가장 바쁘다는 친구를 제외하고 프린터물과 간단한 중국어회화책, 지하철노선도를 가지고 겁도 없이 자유여행을 하기로 합니다.


친구의 집에서 나가면 바로 큰 도로입니다.
그 윗 쪽으로 쓰왕징역이 있다길래 무조건 직진했습니다.
쌀쌀해서 모자를 쓰고 마스크 착용까지 해서 웃깁니다만,
오전 출근시각에 중국인들은 크게 우리에게 신경쓰지 않아서 좋아요.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슷한데 자동매표기에서 잉글리쉬로 클릭한 뒤,
원하는 호선과 인원수를 누르면 총 합계가 나와 돈을 넣으면 된답니다.
편리하지만 공항에서나 하는 짐검사가 있어요.
새로운 노선이 생겨서 왠만하게 원하는 지역까지는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본 2원으로 매우 저렴해서 가까운 지역까지 이동하고 다시 택시를 타기로 했어요.
중국은 서민들을 위한 대중교통이나 기본적인 식재료 가격이 저렴한 편으로
그 외에 가공이 첨가된 것들은 가격이 올라가서 서민생활안정에 좋아보였습니다.
상위층이나 중류층에게 좀 더 많은 돈을 내게 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바에요.


오늘은 제가 찜해 둔 798 예술특구로 갑니다.
쓰왕징역에서 왕징역으로 간 뒤, 따산즈라고 하면 택시기사들이 데려다 주시는데
베이징의 현대미술의 대표지역으로 새로운 문화예술의 랜드마크라고 합니다.
왕징에서 가까운데 여긴가 아닌가 야릇한 순간 건너편 건물사이로
798이라는 반가운 빨간 숫자가 보여요.


육교로 건너편으로 지나려하다가 맛나고 향긋한 빵집에 들러 간식을 먹습니다.
서울에서 보다 풍성한 내용물을 자랑하는 샌드위치 종류를 먹어봤어요.
음료는 담아온 물을 마셨는데 좋았답니다.
다소 말끔스럽고 먹음직스럽게 빵이 만들어 지고 진열되는데 대부분 빵값은 저렴하지만
케이크는 우리나라의 가격도 비슷해요.
보기만 해도 이쁘거나 우스꽝스럽거나 귀여운 중국스타일의 디자인 케잌도 있어 흥미로워요.
나가다가 귀여운 가방샵을 발견해서 되지도 않는 중국말로 협상을 저렴하게 한 뒤,

딸 주려고 캐릭터 가방도 삽니다.


자전거 이용을 많이 하는 중국인들 때문인지 길다란 육교를 지나가 798예술특구로 입성해요.
우리나라로 치면 헤이리나 인사동, 홍대 정도의 분위기가 될 듯 한데, 좀 더 광대한 대지 위에
아담하고 소박스런 스타일이 좀 더 꾸밈없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며
계속 뚜닥뚜닥 만들어지는 중으로 보여요.
대부분 중국의 젊은이들과 몇 몇 외국인들이 돌아보고 계시더군요.


어디가 입구이고 출구인지는 모르겠으나 길을 따라 쭈욱 들어가면
다양한 볼거리들이 펼쳐집니다.
옛날 집 혹은 샵인 거리는 부담스럽지않게 재구성되어지고 색을 칠해 예술인들의
거리로 만들어졌더군요.
재활용된 면들이 많아서 생생한 익살스러움이 좋아요.


설명을 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각 자 맘에 드는 것들을 눈여겨 보고 행복했지요.
때가 탔지만 주렁주렁 매달린 벽에 돼지인형을 보면서 피슥~웃음도 납니다.


미술관과 박물관, 갤러리들이 구성되어있는데 일반전은 무료이고 특별전은 갤러리에 따라
요금이 차등부과되니 확인하시면 됩니다. 우리는 무료인 부분만 돌아보았어요.
그래도 꽤 넓고 다양하게 느껴진답니다.
직접 그리고 스케치된 가방과 비싸지만 맘에 들었던 옷들...
귀여운 이미지들이 사방 팔방...하다못해 벽에도 찍혀있어요.
우리나라 작가의 전시도 보여서 잠시 들려봅니다.


우스꽝스러운 포즈나 표정을 따라해봐요.
언제나 아이들이 우선이던 사진에 주인공이 바뀌니 매우 부끄럽기도 하군요.
하지만 전적으로 느끼는 나만의 느낌과 공간에서 더욱 집중하게 되고,
실컷 자유로움과 충만함을 느껴봅니다.


언니와 친구에게는 별로지않을까 물어봤더니 모두 육아하고 돈벌고 바쁜 주부들이어서
그런지 행복해보이는 눈치더군요.
아무래도 지역선정을 잘한 것 같습니다. ㅎㅎㅎ
우리 행님도 엄청나게 웃기시더라구요.ㅋㅋㅋ


인사동처럼 소품과 작품들을 파는 샵들도 있고 커피숍도 있었어요.
대충 훑고나왔는데 아직도 새로 뭔가를 만들고 조성하고 하는 중이에요.
조용히 뭔가가 이뤄지고 만들어 진다는 시간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는 공간이더군요.
이제 슬슬 나가볼까 하고 접어든 골목에도 작품들이 있었어요.
성별이 모호하거나 매우 감정이 격하거나 위축되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는데
동물적이면서도 이성적인 모순된 인간의 모습을 마주한 것 같아서 가슴에 와닿네요.


거울에 비친 세명의 아낙들도 찍어보면서 슬슬 동서남북을 가려봅니다.
그나마 길눈이 밝아 두 여인에게 큰 보탬이 되어 기쁘네요.
대신 두 여인들은 계산력이 매우 좋은지라 비교하고 합산하며 알찬 내역을 뽑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니 삼국지의 주인공들 같습니다.
거대한 무리의 늑대들에게 칼 한자루 뽑아들고 대항하는 장군상도 있었는데
가까이 가니 섬뜩하였어요.
이렇게 커다란 동물이 나에게 온다면..으악...굼뜬 저는 바로 잡아먹히겠어요.
걸어나가는 도로 곳곳에도 멋진 작품들이 넘쳐났어요.
너무나도 많고 많은 작품들과 여유로운 감성들이 잊고 있던 마음 한켠의 섬세함을
일렁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매우매우 좋았어요.


작년 왕징에 왔을 때 좋았던 이윤당 마사지샵으로 갑니다.
길눈 밝은 저는 근처에서 내려 후다닥 아파트 안쪽으로 있는 샵을 찾아냈어요.
감성은 좋았지만 발을 아프도록 따산즈를 헤매인 세 여인들은 메밀차를 마시고
뜨뜻한 목베게와 함께 발마사지의 호사를 누립니다.
처음 받으신 울 언니께서는 아파서 잠을 못 주무셨다는데 저는 잘랑말랑 헀어요.
그리고 신나게 포식하려 들른 화로화가 쉬는 시간이어서 옆 집에서 백반식을 먹었는데
정말 한국에서 처럼 맛있게 먹었답니다.
역시 아줌마들은 밥 힘인가봐요.


택시를 타고 근처에 있는 이케아로 갑니다.
젊은 택시기사는 길을 몰라 허둘대시다가 여기저기서 길을 물어 다행이 잘 데려다 주셨어요.
1층 소프트아이스크림을 물어봅니다. 달달달....
작년에 왔을 때는 너무나 살 것이 많다고 느꼈는데 두번 째 방문이라서 그런지 물품이 크게
다르지않아 소소한 생활용품만 구입했어요.


딸이 좋아할 만한 원목주방도 있던데 장난감도 그렇지만 실용적인 부분이
많은 이케아라서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싶답니다.
헤이리쪽에 샵이 있긴 한데 너무 멀고 주방용품이나 가구쪽이 많아서 아쉬워요.


짐도 생기고 피곤하지 않으려고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 약간 빗방울이 흩날리네요.
퇴근시간이 가까워오면 시내는 서울 못지않게 밀리고 막혀요.
친구집 맞은 편에 있는 쇼핑몰에 내려서 약간 옷도 구입하고 이쁜 샵도 둘러보는데
시내라 그런지 저렴하진 않습니다.


지하 식품매장으로 가서 물, 맥주, 간식거리, 과일을 삽니다.
한국과 비슷한 식재료도 있지만 약간 이국적인 느낌의 식재료에서 친언니는 놀라셨습니다.
예민한 후각이신 분들은 조금 힘든 부분도 분명이 있지만 그 나라의 특성이니까요.
다양한 안주거리들 중에서 선택만 잘하면 집에서도 맛난 안주에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특권도 있지요. 육포도 소괴기에서 부터 오리와 돼지고기까지 다양합니다.
과일은 비가 많았던 탓인지 작년보다 단맛이 덜하였지만 용과와 배 등은 구입해봤어요.


물과 과즙이나 탄산음료, 알콜음료 등의 가격이 비슷하고 저렴하기도 해서
우리나라도 많다 싶은데 중국도 참으로 종류가 많군요.
지층으로 한 층 더 내려가니 다양한 대형물과 음료들이 쫘악이었습니다.
역시나 과자나 그밖에 대용량 제품은 통이 크군요.


밖으로 나오니 한 두방울 하던 빗방울이 추적거릴 정도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회사퇴근한 친구와 저녁식사는 함께 하고자 했지만 우리끼리 먹기로 해요.
바로 앞에 피자집이 있어서 저녁식사를 하러 후딱 들어가요.
미스터피자라는 상호인데 샐러드바와 해산물피자는 한국에서 먹던 것과 흡사했고
기운차린 여성들은 농담섞인 수다로 배꼽잡습니다.
기운도 차렸으니 집으로 갈까해서 일어났는데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모자를 눌러쓰고 짐을 어깨에 단단히 여며매고 건물들 사이로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10분 남짓한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걸어들어갔는데 임신한 친구는 힘든 내색도 없이 쳐지지
않고 따라와서 아줌마들은 역시 강하다는 것을 알게 하네요.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한국에서 못본 영화를 시디로 봅니다.
냉장고에 넣어둔  맑은 맥주와 용과 등의 과일을 먹었어요.
중국은 물도 따뜻한 것을 주고 맥주도 닝닝해서 차갑게 마시는 우리네에겐 조금
어리뚱스러워 집으로 사가지고 와서 차게 해서 마셨어요.
마더와 2012를 보는데 예고편에서 임신한 친구는 자고 마더를 끝으로  뿅.....
친언니와 퇴근한 친구는 수다를 떠시다가 주무셨다는 군요.

즐거운 하루 후다닥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