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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시티투어

전남, 전주> 1박2일, 한옥마을


일요일 절친의 결혼식을 겸해 전주로 떠납니다.
여유 있게 토욜 오전 아침식사를 하고 집정리도 하고 11시에 전주로 출발해요.
예상은 했지만 분당을 지나 경부고속도로를 타니 바로 막힙니다.
에버랜드가는 차량으로 나뉘어지면서 조금 수월해졌지만 휴게소를 한 번 들려
식사를 하고 전주로 들어가기까지 5시간이 걸렸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면 예상되지 못하는 어려움이 여행에서는 큰 두려움 및 힘든 사항이지만
오늘은 아이들이 잘 있어준 만큼 다른 부분이 발생하였군요.
차량 밑부분의 플라스틱이 빠져 잠시 정비소에 들려 교환하고 예약해둔 전주 한옥마을에
당도하니 주말이라서 방문객이 많았습니다.
종일주차 4천원인 주차장에 파킹하고 짐을 끌고 숙소로 걸어 들어와요.

 

 


우리나라의 인사동 혹은 삼청동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훨씬 전통에 가깝고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는 전주 한옥마을 입니다.
차량을 따로 주차해두고 걸어서 돌아보는 동네로 조성한 것이 특색이지만 불법주차 차량 들로 인해

아름다운 길들은 좁아져 있어요.
아직 여기저기 도로정비에 집들도 보수 중인 곳이 많아서 공사차량까지 혼잡스럽습니다.

전주는 다른 지역을 갈 때 가끔 들린 곳으로
이렇게 세세하게 바라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역사시간에 신라의 완산주가 전주로 개명되었고 백제의 마지막 수도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한국적인 전통문화체험 관광도시로 완벽하게 변신을 꽤 했네요.

 

 

 


운전으로 피곤이 잘잘 녹아 흘러 내리시는 남편은 금방이라도 잠들어버릴 듯한 기세구요.
아들은 5시간 내내 떠들면서 오시더니 도착하니 주무십니다.
딸은 잘도 잤는지 벌떡 일어나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바빠요.
동락원은 숙소를 정하려고 하던 중, 한옥체험과 전통생활체험이 가능하다고 하며
전주한옥마을의 대표적인 곳이라고 해서 예약하게 된 곳입니다.
아이들이 있어 화장실이 딸린 별당채를 예약했는데 좁고 협소하다고 생각되는 곳이에요.
시간에 늦게 당도해서 체험시간도 끝났다고 하고 전주 여행에 대한 책이 두 권 놓여져 있었습니다 ㅜ.ㅜ

 

 

 

 

 


아들이 주무시는 유모차를 끌고 전주 한옥마을을 돌아보려 나옵니다.
딸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쪽 저쪽 맘에 드는 곳을 잡아보고 흔들어 보며 기분 업 된 모습이며
거의 오빠에게 뺏기는 아버지를 온전한 내 것으로 한 즐거운 시간에 흠뻑 빠져요.
기름기 없는 호떡을 냉큼 아빠에게 뺏더니 거의 다 먹더군요.
길에는 핸드메이드 작품들을 파는 공간과 뽑기 등을 파는 노상들이 있었는데 거의 막판이에요.

 

 

 

 


아기자기한 상점들도 많이 있는데 옛모습을 잃지 않은 미용실이나 이발소 등이 정겨워요.
아이가 좋아할 만한 핸드메이드 곰인형을 만드는 공간도 있었는데
긴 의자에 왕 곰인형이 놓여져 있어 아이를 앉혀 사진 찍어 봅니다.

 

 

 


전주 한방 문화센터라는 한의학 박물관과 삼락헌이라는 전북예절원을 외형만 구경해요.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이라는 달빛 길어 올리기에 대한 홍보부분도 있어 사진 찍으며
가족은 오붓하게 저녁...조금 한산해지기 시작하는 길을 구경합니다.

 

 

 

 


아빠에겐 장난스럽거나 새침하게 구는 딸은 뽀뽀도 입에 해주고
평소엔 항상 찾는 엄마보다는 아빠의 손을 잡고 거리를 행진합니다.
귀염둥이 딸은 사람들에게 이쁘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요.
요즘 점점 이뻐지고 있는 것 같아 아빠는 뿌듯해 하십니다.

 

 


영화 편지에도 나왔다는 유명한 전동성당이 보여 가봅니다.
한국 최초 순교자를 위해 세워졌다는데 비잔틴양식, 로마네스크 양식을 절충한 건물형태
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성당이라는 군요.
자세한 내용을 알지 못해도 내 눈앞에 있는 빨간 벽돌과 회색벽돌이 요란스럽지 않고
웅장하게 자리 잡은 교회를 보면 우아~이쁘다하는 생각이 바로 듭니다.
내부 사진촬영은 금지인데 외부 못지않게 아름다운 유리창과 분위기가 종교적인 엄숙함과
신비로움으로 가득합니다.
이어 책자에서도 동정부부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던데...
사람이 어떤 뜻을 정하면 역시 밀고 나가야 하는구나..하는 의지력에 대한 부러움도 생깁니다.
저도 역시 함께 하기로 약속했으니 남편을 신뢰해야되겠지요!

 

 

 


발바닥이 아프도록 거리를 걸었습니다.
소담스런 꽃집과 커피향내 그윽한 카페가 골목골목에 자리잡고 있어 도보의 즐거움을
선사해줘요.
자연스러운 멋이 가득한 옷가게, 책대여점, 음식점 등을 비롯해 길을 알리는 도로표지판,
회색기둥도 이쁘고 어스름해지면 불 들어오는 여중의 담도 이쁘고, 하다못해 전압기도 나무틀
뒤주처럼 이쁘게 꾸며 놓은 것이 멋스럽기도 합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전통거리라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조성해둔 것이 좋았어요.
너무 많이 공들여 꾸미면 왠지 부담스러운 법인데 너무도 좋습니다.

 

 

 


오목대 방향으로 걷다 보면 작은 게스트하우스들과 사람들이 살고 있는 작은 집들이 앙증맞게 붙어있습니다.
남편과 아내는 유모차를 끌고 둘째를 업고 언덕길을 올라봐요.
계단을 올라 내려다보면 더욱 아름답겠으나 체력을 더 쓰면 안되겠기에..ㅋㅋ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밤으로의 시간을 구경합니다.
모주가 특산품인지 술을 파는 가게들과 함께 막걸리만 시키면 열 댓가지의 안주가 나온다는
술집 홍보문구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역시 전주하면 한소리, 한춤 이듯이 맛있는 한식과 더불어 술 맛 또한 기찰 것입니다.
효자동, 삼천동, 평화동 등 푸짐한 안주와 저렴한 가격의 전주막걸리 골목....아..가고 싶어요.
애들 다 키우고 다시 오자고 남편에게 말하였는데 이런 숨은 뜻은 모르시겠죠..우하하~~

 

 


하늘색에서 오렌지 빛으로 다시 남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정갈한 한옥마을이
너무나 잘 어울려서 마음에 울림과 동시에 안정감을 주는 한옥마을입니다.
마음 깊숙하게 띠잉~ 하는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아요.
쭈욱 따라 내려가며 주무시느라 이 아름다움을 함께 못한 아들에게 내일 아침 보여주기
위한 행로를 남편과 이야기해봅니다.

 

 

 


30년 전통이 기본인 듯한 다양한 음식점들이 많았지만 남편과 갑기원이라는 곳으로
저녁식사 장소를 결정하고 아들을 깨웁니다.
전주 비빔밥이에요.
고기는 익힌 것과 육회로 올려 주신다길래 부부는 육회전주비빔밥과
아이용 비빔밥을 주문해보았습니다.
비빔밥 상인데도 반찬이 12가지 정도 나왔습니다.
무침개, 도라지무침, 계란장조림, 물김치, 배추김치, 잡채, 샐러드, 멸치조림, 도토리 묵 등 요.
아들은 자다 일어나 맛나게도 비빔밥을 먹었습니다.
콩나물국도 짜지 않아서 좋았고 참 맛나게 먹었습니다.

 

 


동락원으로 들어오는 어귀엔 아름다운 조명이 하늘 쪽으로 바닥 쪽으로 반짝 거립니다.
아이들은 밤하늘을 걷는 듯 했을 거에요.
아들은 기분 좋다고 또 한 장..찍고 들어가십니다.
아쉽긴 하여도 내일을 위해 아이들을 이 닦여서 눕히니 안 잔다던 아이들과 남편...
미동도 안하고 잠의 세계로 가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