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모임이 있을 때나 만나던 조카와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만나서 노는지라
아이들은 밝아졌지만 어른들은 조금 힘에 부칩니다.
그동안 움츠렸던 몸은 봄의 기운을 슬슬 받는지 몸이 근질근질하기도 하고
봄바람을 좀 쐬볼 요량으로다가 동네에 모두 나가기로 했어요.
3월의 춘분을 지나 4월의 청명, 식목일을 지나서 인지 봄의 기운들이 가득하고 봄꽃들도
슬슬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내기 시작하려합니다.
한예종을 거쳐 의릉에 다녀오는 코스인데
아이들의 배드민턴과 축구공, 돗자리와 물을 넣으니 가방이 한가득이군요.
아이들은 밖으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지 가벼운 발걸음을 옮겨 맘에 드는 장소로
뛰어갑니다.
전에는 오픈해서 갤러리도 보고 화장실도 들릴수 있어서 좋았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대부분의 건물들의 현관을 굳게 닫고 있어서 아쉬운 한예종이네요.
아무래도 학생들 뿐만아니라 타인들의 이용으로 문제가 있었는지 가까이서 미술작품을
볼수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철쭉으로 보이는데 ..진달래와 구분이 잘 안가네요.
분홍꽃을 집어들고 좋다고 언니도 한 꽃 쥐어주며 행복해 하는 딸입니다.
개나리는 전에 알려줘서 무슨 꽃이냐고 물으니 " 노란 꽃" 정답입니다.
우리 남편은 깨알같이 이쁘다는 표현을 아이들에게 많이 사용하시는데
곳곳에 깨알같은 소소한 재미들이 보여서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어디든 출동한다는 배달의 기수..우리 나라 사람들의 민첩성을 나타내는 중화요리집
메뉴와 전화번호가 웃음을 나오게 하네요.
또한 학생회쪽으로 영감다방이라는 문구도 ㅋㅋㅋ
아이들은 푸르름이 이제 곧 시작하려는 잔디밭도 지나고 놀다가 공놀이를 할 수없다는
말에 의릉에 가지않고 한예종에서 놀기로 합니다.
그새 여조카는 아빠가 끌어주는 자전거 뒤에서 꾸뻑꾸뻑 졸고 있다가
사진기를 대니 번쩍 큰 눈을 뜨네요.
한 귀퉁이에 돗자리를 깔고 맘대로 놀게 했더니 과자와 물을 마신 뒤 알아서 노는
아이들이네요.
요런 기운의 아이들을 겨울내 집안에서 있게 했더니 몸이 근질거렸겠어요.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배드민턴과 공놀이를 하기는 힘들었지만
아이들은 밖에서의 놀이가 그저 마음에 드는 눈치인가 봅니다.
슬슬 사라지려하는 딸의 뒤를 쫒으니 저만치 앞 쪽으로 가서 줄넘기를 시도하고 있네요.
어디서 본 가닥은 있는지 양 손에 손잡이를 부여잡고 제 자리에서 깡충거리며
하나에서 열까지만 셉니다.
줄은 고냥 그 자리구용.
따라온 엄마에게 보라색 꽃이름이 뭐냐고 질문을 하더니 사진을 찍어달라십니다.
물론 팬지라는 이름을 알려주었지만 본인의 이름을 따서 dd꽃이라고 하기로 하자며
종용하면서요.
맘처럼 되지않는 줄넘기는 포기하고 멀찌감치 계단으로 내려가 놀고 있는
오빠와 언니들을 발견하고는 쪼르르..또 쫒아갑니다.
작은 소품 하나에도 즐거움이 가득한 아이들은 우스운 안경을 서로 쓰겠다며 쟁탈전이
벌어졌다가 울고불고의 쑈를 끝으로 집으로 돌아갈 채비를 합니다.아무래도 제일 막내이다보니 울며 떼를 쓰면 어른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일단 먼저 우선순위로 쥐어준다는 사실을 눈치로 때려맞히고 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어서 생기는 눈치인데 엄마에게는 얄짤이 없어서 안경의 주인
언니에게 돌려주게 되었어요.
찡징거리는 아이를 들쳐업고 이모아파트 놀이터에 가서 놀자하니 또 금새 좋아..하며
타협을 하고 목련과 개나리와 이름모를 연두색 순들을 바라보고 만져봅니다.
그런 딸을 보면서 밖으로 나오신 어르신들은 "니가 꽃이다."해주시네요.
새록 새록한 봄의 기운 처럼 우리 아이들도 이쁘고 푸르고 맑게 자라나주길 희망하는
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