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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농어촌체험&자연

서울, 노원> 태능에서 놀다!

 

 

 태능은 엄마가 어릴 적 가족과 혹은 학교에서 툭하면 소풍을 갔던 장소였어요.

서울여대, 육군사관학교, 태능선수촌을 지나면 친정아버지께서 좋아하신다는 이유로

가족외식의 장소가 되곤했던 태능갈비촌이 나옵니다.

이제는 남양주시 진건읍의 엄청난 아파트를 짓게 되면서 갈비음식점들도 타지역으로

많이 이동하신 것 같습니다만, 간만에 온가족이 외식을 나갔습니다.

 

 

갈비를 좋아하시는 친정아버지를 생각해서 가끔 나오는 갈비집인데 사실 그닥..맛은

좋은 곳이라고는 할 수 없는데 아이들이 뛰어놀만한 놀이터같은 곳도 있고 가까워서 가요.

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부부는 집에서 미리 식사를 하고 왔고 아이들은 뛰어놉니다.

어제도 보고 그제도 보는 조카와 아들은 그래도 할 이야기가 뭣이 그리 많은지

히히낙낙입니다.

 

 

가까운 태능으로 뛰러갑니다.

차량을 이용해서 가려니 날씨가 초 여름처럼 뜨거워서 아이들의 옷을 벗깁니다.

벌써부터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이나 물 좀 먹고 싶다며 불퉁거리네요.

입장료가 저렴하지만 공놀이, 자전거타기, 텐트사용 등이 금지된다는 방송을 들으며

태능으로 입장합니다.

어른들은 1000원, 7세미만은 무료인 것 같은데 무료입장 표도 준비해서 주십니다.

어릴 적에 와보곤 오랫만인데 새롭게 단장해서 제가 생각했던 그 장소가 맞나 싶습니다.

 

 

실내의 조선왕릉전시관에 들어서면 시원하고 아늑하군요.

건물외관도 멋스러운데 재미있는 문화재그림으로 그려진 사잇길의 그림들도 재미있습니다.

이 곳도 어린이 도슨트가 설명하여주는데 꽤나 심오하고 멋진 아이입니다.

가족은 조용하게 돌아봐야하는데 감탄사를 보이기도 하고 우르르 몰리기도 하며

실내의 전시실을 둘러봅니다.

 

 

할아버지에게 심통을 부리며 유모차도 엄마가 끌으라며 떼를 쓰더니 딸은 잠이 와서

그랬는가 봅니다.

펄펄 뛰며 언니와 오빠들을 따라다녔을만한 딸은 유모차에서 잠이 들어서 조금은

조용하고 개인적인 쉼의 시간을 갖습니다.

 

 

아름다운 오솔길 스타일의 갈래 산책길과 슬슬 피어나는 꽃들이 푸르름을 전해줍니다.

오래되어 이끼를 가득 안고 휘어질 대로 휘어져 버팀철기둥을 받쳐 놓아야하는 고목소나무들은

그래도 온전한 시간을 전해주려는듯 향내를 뿜어내네요.

그늘이 약간 있는 곳으로 돗자리를 깔고 온 가족이 부벼 앉습니다.

전시관 기프트샵에서 음료도 팔고 있어서 아이들의 물과 커피를 사서 나눠마시니

목 뒤로 흐르는 땀이 금새 마릅니다.

 

 

나무로 만든 평상과 테이블이 곳곳에 있어서 넉넉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조카와 남편,

친정아버지는 벌써 따악 각자 자리를 잡고 누우셨습니다.

조선왕릉은 519년간 27대에 걸쳐 이어졌고 왕과 왕비가 돌아가신 뒤 묻히기 전의 국장절차는

전시실에서 미니어쳐 등을 통해서 잘 설명되어져 있습니다.

11대 중종 비 문정왕후의 태능, 그녀의 아들인 명종과 명종 비 인순왕후의 강릉의 공간으로

그 외에 경기도 파주, 양주, 남양주에 걸쳐 장대하게 조선왕릉이 분포하고 있네요.

 

 

딸의 낮잠으로 남편의 평상으로 가서 흰 머리를 뽑아주며 대화시간을 갖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런 쉼의 시간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네요.

아이들도 나름대로 뛰어다니고 위험하지 않아서 놀기 좋습니다.

흙놀이도 하고 되지도 않는 나무타기도 시도하면서 아이들은 그렇게 재미있는 놀이를

찾아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나의 친정가족들은 많기도 하고 또 자연스럽기도 합니다.

친정엄마는 나무의 기운을 받아보라며 나무에 기대어보고 숨을 쉬어보라십니다.

남동생과 여조카의 뜀의 소리, 아이들의 웃음소리..

조금씩 불어오는 바람과 나무향과 바스락거리는 잎새의 소리...

자연을 가끔 가까이하며 지내는 시간은 정말 좋은 시간이며 필요한 시간인데

도심속에서 소비를 많이 하며 살다보면 그러한 시간은 여행 등을 통한 시간을 내어야만

되는 일정같기도합니다만...

이렇게 아무 목적도 계획도 없이 가까이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니 알차게 느껴집니다.

 

함께 살며 살아온 가족들이 각자의 생활 속과 장소 속에서 바쁘지만

함께 만나 시간을 보내고 여유를 느껴보는 것 또한 서로에 대한 각별한 마음과 안정을

느끼게 하는 시간인 것 같네요.

다음엔 온가족의 여행을 다시 계획해보렵니다.

아름다운 봄이 쭈욱 이어지네요.

 

* 태능과 강릉: 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