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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이야기>/가족요리

2012년 겨울 밥상 (12월)

 

 

 

 겨울입니다.

이번 겨울은 너무도 추워서 전국이 꽁꽁 얼어붙고, 열이 많아서 난방비도 적게 나오는 편인 가족에게도

십만원이 훌쩍 넘는 가스비가 나온 그러한 동절기에요.

물론 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따끈하고 맛깔스러운 국물요리의 철이기도 해서

어떻하면 깊은 국물의 맛을 낼까를 고민하는 중이랍니다.

밀가루를 좋아하고 면류도 즐기는 둥글둥글 포실이 가족은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한 살찌우기의 걱정은

뒤로한 채, 일단 먹고 있어요.

엄마는 왜이렇게 멸치육수가 진한 잔치국수가 먹고 싶던지 집에서 끓여보았답니다.

외국인들은 김치, 된장, 멸치우린 냄새를 무척이나 싫어한다는데 예전에 비릿한 그 향이 싫기도 하였던것

같은데 이제는 좋으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두국, 남편에게 항상 인정받지 못하는 칼국수에도 도전해보았어요.

 

 

겨울이 되니 장보기도 수월찮고 몸도 귀찮기도 하고, 딱 바로 해서 먹는 음식들을 생각해보곤 하는데

오늘은 뭘해먹지? 하고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안동찜닭의 맛처럼 간장찜닭을 했답니다.

잡채맛에 닭고기까지 들어갔다며 선호하던 아이들은 후다닥 먹던데, 혹시나 해서 닭봉 4개만 헀는데

다음엔 반마리에서 한 마리도 해볼만 하겠더군요.

 

닭한마리를 사다가 반으로 나눠서 어른들이 먹을 매콤한 닭볶음탕과 아이들의 닭죽을 만들었답니다.

청량고춧가루가 맵다시던 남편은 고기살에 묻혀먹으니 괜찮다하여 조금 더해서 언니네 가족도 조금 싸줬네요.

친정엄마께서는 국물이 자작하니 많게 해서 닭고기를 안먹는 저를 위해 감자와 당근, 양파 등을 푸짐하게 넣어서

해주셨는데, 오늘은 그 기억에 제 감자도 듬뿍 넣어봅니다.

물론 잘 안익으니 껍질을 벗겨 잘라서 끓여준 뒤, 양념과 데친 닭과 함께 넣어주면 포옥~ 함께 잘 익습니다.

닭의 껍질을 벗기고 끓는 물에 데쳐 기름기를 제거한 뒤 사용하는데, 찹쌀 한 줌과 함께 물을 자작하게 잠길 듯이

넣고 20분 정도 압력솥을 올려두면 금새 향긋하게 익는 닭죽은 밤향이 나면서 쫀득함이 살아있네요.

 

 

매콤한 것도 입맛을 돋우는 양념인데 저는 매우 선호한답니다.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고,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갈 지언정, 왠지 말끔스러워지는 기분~

대신 위장은 지쳐 쓰러져 있겠죠..ㅋㅋㅋ

광주시 농촌체험에서 받아온 맛있는 노루궁뎅이 버섯, 느타리버섯으로 버섯매운탕을 끓여 친정아버지와 온가족이

둘러앉아 먹었답니다. 소주한 잔! 따라드리면서요.

국물육수낼 때 버섯말린 것이나 밑둥을 넣으면 더 깊은 맛이 나서 버리지않고 몽땅 썼어요.

멸치 한줌, 물10컵, 대파 한 뿌리, 버섯밑둥 하나, 양파한개 혹은 양파머리, 정도 넣어주면 대포리나 포머리를

넣지않아도 어느정도 깊은 맛이 우러나더군요.

그 육수로 국이나 찌개도 끓이고, 소불고기, 떡볶이 기본 국물로 사용하면 참 좋습니다.

가스렌지 4구를 몽땅 켜고 이리저리 불조절을 하며 후딱 밥상 한 번 차리면 손이 빠르구나~주부로구나~

느낀답니다.

 

 

항상 먹는 밥이지만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는 가능하면 가족과 함께 하려는 밥의 힘을 믿고

밥도 좋아하는 강스가족입니다.

대신 살도 찌고 있지만 대화가 끊이지않고 , 어찌보면 조용히 하고 밥 좀 먹자~할 정도로 대화가 많아져요ㅠ.ㅠ

국좋아하는 남매와 찌개 좋아하는 남편, 3,4가지의 반찬을 준비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그 안에 식사하는 행복한 모습과 건강이 녹아있다니 엄마, 열심히 손놀려 상차림을 합니다.

이제는 습관이 된 부분도 있지만 조금은 편하게 사다먹거나 반조리된 음식을 먹기도 하면 왠지모를 허탈감과

혀의 아림, 죄책감 등도 들어서 가능하면 집밥을...아무래도 중독인 것 같아요 ㅠ.ㅠ

 

 

친정어머니의 49제는 언니와 동생인 제가 손수 준비하였어요.

기독교시긴 하지만...뭐....

가족들과 약간의 친척분들은 그냥 인사만 하고 나오긴 뭣스러워하셔서 명절엔 시댁을 가야하는 딸로서

좀 뭔간 챙겨드리는게 옳지않겠나 싶었어요.

고사리, 숙주, 시금치의 삼색나물과 호박전, 두부야채전, 생선전, 깻잎전등을 오전에 준비하는데

일찍 일어난 아들이 살살 숙주나물도 무쳐주고, 그 야무진 손길이 듬직하였습니다.

 

국, 밥, 과일, 생전에 엄마께서 좋아하시던 몇 가지를 준비해온 언니에게 며칠 후, 반찬선물도 했어요.

친정엄마와 가까운 곳에 살던지라, 혹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요리엔 영 소질과 관심이 적은 언니인지라

요리잘하시는 형부를 만난 것도 복이긴 하지만...

남이 해주는 밥상과 음식은 주부들은 왠간하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법이니 시어머니의 김장김치 한통과

더불어 잡채, 소고기고추장볶음, 어묵볶음이 메뉴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잡채와 김밥을 좋아하겠지만,

우리집 남매들은 먹어도 질리지않는 간식 겸 반찬이라서 당면을 항시 구비해놓아요.

큰 영양가는 없는 당면이 잡채나 전골, 찌개에 들어가서 내는 건져먹는 재미는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제 김밥속 재료는 간장에 조린 어묵이나 간장에 조린 우엉채, 볶은 당근, 단무지, 오이, 깻잎, 계란, 햄 등

기본적으로 7개 정도 되는 것 같고, 참치 혹은 볶은 멸치를 넣기도 하고 햄대신 베이컨, 소고기볶음 등

있는 재료를 활용하는 편입니다.

이번에 마약김밥을 먹으니 볶은 당근과 작은 단무지가 다이던데, 간단해도 되겠어요.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볶은김치김밥과 남매를 위한 날치알 김밥을 싸고 버섯과 야채를 몽땅 자잘하게 해서 계란에

부친 야채전으로 간단한 주말식사를 했었답니다.

슬슬...꽤가 나지요..ㅋㅋ

 

샌드위치도 속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편인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 혹은 베이컨, 모짜렐라 치즈만 넣어서

찌익 하고 함께 짜부시켜 먹는 간단 샌드위치도 아이들이 잘먹네요.

큰 아이는 두유, 작은 아이는 우유 200ml과 더불어 주면 땡입니다.

 

 

남편이 뭐라해도 계속 하고 있는 요리는 칼국수입니다.

왠지 저는 칼국수..정말 못해요.

김치볶음밥과 간단 칼국수를 주니 영 못미더운 표정,, 그래도 먹긴 먹습디다만...큰 호응력은 없어요.

굴을 좋아해서 굴국, 굴밥도 해먹다가 굴전을 해줬더니 안먹어서 제가 다 먹었어요.

그나마 맛있다고 한, 마파두부입니다.

두반장과 굴소스, 양파와 고추다진 것, 고추기름, 간장, 설탕 , 다진마늘 등을 넣고 볶다가 돼지고기 넣고

두부넣고 검정깨와 참기름을 넣으면 완성!

전에는 자주 해줬는데 아이들과 먹기엔 다른 것을 준비해야되서 중단한 바,

좋아하니 혼자 드실 땐 가끔 해줘야겠군요.

아이들을 위해선 오랫만에 돼지고기 두툼하게 썰어놓은 것에 양파, 양배추, 옥수수, 당근, 감자 등을 넣고

짜장가루를 넣고 포옥 끓여 밥에 얹어 짜장밥으로 먹습니다.

 

동절기가 가고 있습니다.

아직 춥긴 하지만 얼음이 녹고 그 안에 새순이 나오고, 청명하고 아름다운 숨결이 느껴지겠죠.

그러다가 더워지고 낙엽지고, 또 춥고...

그런 순환처럼 먹고, 자고, 화장실 가는 일생일대의 습관이지만 중요한 먹거리..

2013년에도 가족을 위해서 좀 더 생각하고 조율해서 준비하는 엄마이고 아내이고 싶습니다.

2012년 한해도 고생하였다! 나의 손과 머리야~ 앞으로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