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여행이야기>/시티투어

경북, 경주> 경주2박3일 <가볼만한 곳>

 

차량을 가지고 이동하긴 하지만 아직은 어린 남매를 대동하고 있으므로 유명한 곳만 몇 군데 찝어서 다녀보기로 해요.

하긴 고등학생때 수학여행을 갔다왔었지만 자세한 기억은 나지않으므로 반복해서 다니고

잊지않는 것만큼 기억에 좋은 것은 없겠지만

그냥 어떤 느낌이랄지 또렷한 한 가지 기억이라도 자리한다면 하는 바램입니다.

 

 

1. 불국사

경주하면 뺴놓을 수 없는 명소 불국사입니다.

불국사에 오르는 길은 방문객이 많은 만큼 맛집들도 즐비하고 오는 길은 예쁜펜션도 많아 제주도 같은 느낌까지

들더군요. 오랫만에 온 우리가족은 아랫쪽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고생을 하며 언덕길을 올랐는데...

바로 언덕 위쪽으로 올라 파킹해도 되는 것이었어요.ㅠ.ㅠ

 성인입장료 4천원에 7세이하는 무료입니다.

 

 

왜 세계문화유산인지 지금도 아리까리 하지만 십원짜리에 있는 다보탑을 마주한 것을 신기해하는 아들과 함께

그리 넓지않은 불국사터를 휘휘 돌아보아요.

시원한 약수도 곳곳에 있어 목마름을 없애주었는데 참 시원하고 달콤하더군요.

항상 가지고 다니는 보온병에 담아 돌아다니면서 마시면 피곤이 풀리는 마법수 같았습니다.

 

 

대웅전, 극락전, 자하문에도 들려보고 오랜 세월을 말해주듯 색이 바래고 부풀어오른 나무기둥을 보니

뭔가 마음이 찌릿함이 오더이다.

아이들은 큰 집 마당인 양 모래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안에 있는 부처님들을 빼곰히 들여다보고 나옵니다.

바람이 적고, 햇빛이 따뜻해서 돌아보기 좋은 날이었는데 초록을 간직한 무수한 잎파리들이 가득한 대나무종의

나무들이 봄이 올려나 하는 설레임을 주네요.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돌아보자니 한 할머니 외국인이 아들에게 말을 걸어오십니다.

아들이 대답하기 좋게 천천히 영어로 본인은 파티마라고 하며 이름을 물어오시고, 긴장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멀리하고 또박또박하게 대답을 해서 흐믓합니다만,

이에 질세라 그녀에게 바짝 다가서서 본인도 질문해달라는 딸에게 그녀는 다시 한번 할머니 미소를 지으시며

다정하게 반복을 해주시고 딸도 아는 영어를 총동원하여 대답하는데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그녀의 친절함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런 것이 실전영어회화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또 다시 시원한 약수를 마시고 아이들과 재미난 신라시대 화장실 유구에서 부끄러운 폼 한 번

잡아보신 뒤 기분좋음으로 내려옵니다.

오랜 시간을 말해주듯 쭉쭉 군데군데 뻗어있는 고목들의 푸르른 이끼를 바라보며 그 세월과 인내와 생명력에

대해 숭고스러운 마음도 가져봅니다.

 

 

2. 석굴암

불국사의 위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도보로 40분, 차량으로 15분에 석굴암에 도착한답니다.

우리는 역시나 차량을 이용해서 올라갔는데 뱅글뱅글 ..정말 산을 타고 돌아서 멀미가 걱정될 지경이었어요.

낭떨어지 쪽으로는 경주시내가 보이고, 대체 얼마나 올라가야하나를 걱정할 즈음 정상에 올랐습니다.

맑은 날이면 동해바다가 보인다는 500원 넣으면 보이는 망원경도 아저씨들이 고냥 주셔서 구경하고,

1000원내면 1인 1타되는 커다란 종도 쳐보고 걸어서 10분이라는 석굴암으로 걸어갑니다.

 

 

에게게..이게 단감? 싶음 바위속에 므흣하게 앉아 계시는 불상을 관람하고 내려옵니다.

그의 편안한 미소가 깃든 얼굴을 보고 나도 그와 같은 마음이기를 바라며 줄 곧 땅을 보며 내려왔어요.

아이들은 남편이 잘 돌봐줄 것이라는 마음으로 내 안의 야속함과 그릇됨에 대해 걸으면서 생각하자니

입구에 왔을 땐 조금 가벼워진 머리였습니다.

감로수라는 약수가 또 있던데 그 이쁜 이름처럼이나 맑고 좋았던 물 맛이 떠오르네요.

목마름을 축이고 숨 한 번 크게 쉬고 또 살아갈랍니다.

 

 

아이들에게 어렵고 지루할 수 도 있을 것 같아서 경주박물관 관람은 하지 않기로 하고,

시간이 되는대로 보문단지 내의 특성지역을 돌아보기로 합니다.

3. 경주교촌한옥마을, 4. 대릉원, 5. 첨성대, 6. 동궁과 월지(안압지)로 돌아보았어요.

 

 

3. 경주교촌한옥마을

경주밀레니엄파크에 갔더니 4시부터 야외티켓을 준비하고 계셔서 경주 교촌 한옥마을로 일정변경합니다.

대부분의 지역들이 그러하겠지만 너무 인위적이라고 느껴져서 한옥마을로 갑니다만

물론 이곳도 사람의 손길이 많이 있긴 하였어요.

잘 정돈 되어져 있어 골목길 순례가 재미있었는데 인사동 같기도 하고,

전주 한옥마을 같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손잡고 다니기엔 차량이 없어서 참 좋더군요.

 

 

염색, 국악, 공방 체험 한옥들이 즐비했지만 체험하진 않고 동네마실 다니듯 슬슬 걸어다녔어요.

가족단위로 나오신 가족들이 많아서 명절기분이 나더군요.

아들은 궁금한 것들을 살펴보며 굴렁쇠도 굴러보고 몇 차례 해보면 많이 나아지겠노라며 시도를 여러 번

해보면서 재미있어 합니다.

 

 

유명한 경주교동법주 고택에 가니 명절이라고 쉬시더군요.

법주와 사케에 대해 남편과도 이야기 해보았는데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경남지방의 사람이 건너가 일본의 사케로

대중화를 시켰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맛있는 전통주들도 좀 더 대중화, 상업화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북을 쳐보는 국악원의 체험장은 사람들도 북적였는데 노란염색을 한 국악인이 시범을 보여주시며

글로벌한 이미지시네요.ㅎㅎ

조금은 불편한 전통한옥은 그래도 따뜻하고 포근한 친근감을 주는 것을 아이들이 이해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정감어린 시골의 기억은 아이들에게도 부모와 같은 편안함으로 전달해주고자 합니다.

 

 

4. 대릉원

경주 시내 한가운데엔 23개의 크고 작은 고분이 자리잡고 있는데 유명한 천마총 등을 포함한 이곳이

대릉원이라네요.

첨성대를 내비게이션에 찍고 왔는데 천마총이라서 잘못왔나 했더니 주차를 하고 이 지역을 돌아볼 수 있도록

넓었습니다.

천마총엔 가지않기로 하고 드넓은 고분공원쪽으로 이동합니다.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는 사적지대이기보다는 가족단위로 나오신 분들의 연날리기 장소로 눈에 띄입니다.

 

 

5. 첨성대

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알아보게 하였다는 첨성대는 선덕여왕때 만들어진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관측대입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남편이 아이들에게 해준 이야기에요.

저도 학교 당길 때는 국사와 세계사는 좀 한다 하는 편이었는데 그가 하는 다양한 역사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만화 혹은 영화로 접하는 역사이야기가 훨씬 기억하기에도 좋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저리 작았던가 싶은 나무사이에 가려진 첨성대쪽으로 걸어가자니

옛 수학여행때의 추억이 떠올라 반갑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올록볼록한 왕릉을 끼고 돌았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촌스러운 단발에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드랬죠.

 

앞 쪽으로 쭈욱 들어가면 포석정과 남산쪽이라는데 힘들어하는 아들과 주무시는 딸을 생각해서

차량으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6. 안압지

야경이 아름다워서 사진이 너무 잘 나왔던 신라의 궁원지 안압지입니다.

동궁과 월지라고 신라시대의 유적지로 유명한 곳인데 성인 1,500원인가 입장료가 있습니다.

야경이 이쁘다고 해서 마지막 날, 저녁식사를 하고 피곤해하는 가족을 데리고 엄마가 몰고 왔는데

막상 도착하니 남매는 펄펄 뛰더군요.

피로는 금새 사라지는지 말이죠.

 

인공호수라는데 몇 가지 유적들과 자세한 설명이 부착되어져 돌아보는 부분도 있어서 아이들과 읽고 봐가면서

잘 쳐다봅니다.

조명과 조명에 비친 사물이 이렇게 아름다우니 다시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는 것 같은 기분이네요.

 

 

맑은 연못물에 비치는 모습이 무엇이 실물인지 가늠하지 못할 만큼 명확합니다.

아름답다며 사진을 찍으시는 외국인들도 많으시고, 낮에 오면 그냥 릉과 연못일 듯 한데

신비롭고도 아름다운 밤의 느낌은 조명이 정말 한 몱, 단단하게 한다는 느낌이었어요.

 

호수를 끼고 한 바퀴 돌았는데 예전에 살았던 석촌호수를 걷던 때도 생각이나고,

조명을 끼고 아름다운 호수를 걷다보니 경주라는 여행지를 잘 선택한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조용하면서도 투박스러운 ...과장되지않은...

 

 

내국인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도시인 만큼 꼭 세련되진 않더라도 좀 더 친절하신 직원임이 아쉬운

매표소 아주머니들도 계셨지만..

좋아질 것이고 변화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세계문화 엑스포공원에는 멋진  경주타워 전망대가 있다해서 가보니 3월에 오픈한다고 해서

아쉽지만 외관만 구경했습니다.

아름답고 좋은 우리나라의 역사지, 경주..

아이들이 크면 다시 찾아와도 좋을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