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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농어촌체험&자연

서울, 도봉> 도봉산에 가다!

 

 

 봄처럼 화사한 주말입니다.

어린 남매는 냅다 뛰려하는 넘쳐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친정아버지와 가족과 모두 에너지 좀 쓸까 하여 1호선 지하철을 타고 도봉산으로 나섭니다.

할아버지의 지하철판매 와플을 건네받고 좋아하는 아이들과 도봉산역에서 하차하니 헉~~~~

산 좋아하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았나요? 인 산 인 해!!!

 

횡단보도를 건너 길고 긴 음식점길을 지나면 버스정류장을 거쳐 도봉산 입구가 나옵니다.

제가 어릴 적에 가족들 나들이로, 학교의 소풍장소로 한 두번 왔던 기억이 있는데 그 기억과 지금의 도봉산의

모습이 연결되지 않을 정도로 달라져 있는 모습이네요.

 

 

북한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커다란 북한산 지역과 도봉산 구역을 합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해두셨나봅니다. 

등산코스도 여러 개 되고 서울과 경기를 아우르며 넓게 펴져있는 구조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놀랍기도 했는데 잘 정돈해두신 느낌입니다.

입구에서 잠든 딸을 부여안고 대기하면서 아들과 놀았는데 어린 아이들을 동반하신 가족분들은 거의 이쪽에서

놀고 계시더군요.

나무다리 밑과 졸졸 흐르는 물과 바위계단을 날고 뛰던 아들은 땀이 흐릅니다.

이대로 집에 가기는 아쉬워 관리소에 들렸더니 우리 딸이 탈수 있을만한 사이즈의 유모차가 있어 대여해서 오릅니다.

 

 

가족은 가장 무난한 오른쪽의 오르막을 선택해서 올랐는데 그리 버겁지않게 재미있게 올라갈 수 있네요.

북한산 둘레길이라는 이름이 쓰여져있는 나무와 어울리는 이정표와 어두워진 후에도 길을 찾아 내려갈 수 있도록

밧줄 기둥에 달아놓으신 야광띠가 반갑게 보입니다.

 

아들은 아빠와 올라가면서 멧돼지를 만나면 주위할 사항, 다람쥐와 청설모의 차이, 도봉산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와 꽃들에 대한 설명판을 함께 읽으며 자연공부도 하며 오릅니다.

 

 

노약자, 여성, 아이들을 동반한 방문자들의 수월한 코스인 도봉옛길을 선택했어요.

길고 긴 나무들과 함께 걷노라면 슬슬 서울의 중심지이지만 나무향도 느껴지고,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가득한 도심에서 벗어난 느낌이 듭니다.

잠에서 깬 딸은 높다란 나무 위에서 짹짹거리는 새둥지를 찾아내면서 아빠와 즐겁게 이야기하며 오릅니다.

 

 

그리 버겁지않은 거리의 코스인데 그래도 땀이 흐르는 아들의 이마의 땀방울을 닦아주시는 아버님들의 손이 바쁘시고

따사롭게 느껴지네요.

오늘은 정말 날씨가 좋아서 어르신들도 많이 보이십니다.

멀리 도봉산의 세 봉우리 중에서 자운봉이 보여 사진도 찍어보고 유모차 타고와서 힘들 것은 없을지인데

목마르시다는 딸에게 좋아하는 우유팩 하나 먹여보아요.

평소 등산이 좋은 운동임은 알고 있지만 집 안에서 뒹굴거리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인지 아는 모자간에게

익숙하지 않지만 땀흘리고 움직이는 재미를 조금 느끼게 하는 부담스럽지 않은 코스입니다.

 

 

내려오는 길에 위치한 능원사에 들렸습니다.

새로 색을 칠한 듯한 황금색의 단청은 매우 색다른 느낌을 주며, 시원한 약수를 마실 수 있는데

계단을 올라 사찰의 뒷 쪽에도 약수나오는 곳이 있어서 남매와 어느 쪽 물맛이 좋은지 이야기도 해봅니다.

아버지와 남편은 돌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시고

엄마와 아이들은 한바퀴 사찰 주위를 돌아보니 꽤 정돈을 잘해두신 사찰같아요.

 

역시나 기념품판매처에서 핑크팔찌와 야광곤충고리를 득템하신 남매들은 아주 만족스레 하산하십니다.

 

 

지친 가족과는 달리 주무시다 깨신지라 이제 좀 기분이 좋아지신 딸은 이제 가는거냐며 다른 쪽으로도 오르길

희망하는데 만장봉, 선인봉, 자운봉은 오르지 않아도 입구에 비슷하게 조형물이 있어서 올랐구나! 하며

기념사진을 찍을 공간이 있답니다.

이 곳이 어딘지를 알게하는 한자가 커다랗게 조각되어진 돌에 올라 사진을 찍으시라던 딸은

한 바퀴 휘휘 돌고 내려오자 하니 내려가자며 순순히 응하네요.

등산학교도 있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예약해서 방문할수 있도록 센터도 보이고,

산에 대한 방문자들을 배려한 문구들이 보입니다.

확실히 체계적이며 인공적이긴 하지만 할 것이 많아진 느낌이 들어요.

 

 

산두부집에 들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먹을 해물파전과 두부가 곁들여진 삼색보쌈, 칼칼한 찌개를 주문해서 먹습니다.

역시나 술이 빠질 수 없기에 막걸리도 주문하고...

보쌈은 가격에 비해 굴도 곁들여지고, 한약재향이 나는 돼지고기도 잘먹어서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두부 좋아하는 딸은 당근을 넣었음직한 핑크두부와 검은콩을 넣은 듯한

회색두부를 켜켜이 해서 샌드위치라며 잘 먹습니다.

막걸리를 잔에 따라 포크로 휘휘 저어주고, 엄마를 위하는 딸마냥 굴어서 옆 테이블의 아저씨가 흐뭇하게 웃으시던데

아마 어린 딸을 이렇게 시킨 것을 걱정 반, 놀라운 반의 느낌으로 바라보신 듯 합니다.

곡주라고 하여 막걸리는 잘 안마시는 편인 엄마는 딸이 재미있게 따라주니 2병 마시고 한 병 더 시킬까 하다가

남편과 아버지의 만류에 그만둡니다.

낮술은 위험하니깐요악

 

후딱 드신 부자간은 끝말잇기를 하셨는데 이기면 의기양양한 포즈와 표정을 보여주는 아들이 웃겨서

몇 장 담아봅니다.

그들은 단순하며 유치하면서도 담백해서 ....

 

 

왜 좋아하는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이들 손에 솜사탕을 하나씩 쥐어주고 서서히 어두워지는 도로를 걸어내려와요.

그 많고 많던 사람들도 많이 사라졌고,

빼곡히 구워올렸던 생선과 안주거리들이 거의 없어진 음식점들의 앞자리와 나동그라진 쓰레기더미를 보니

등산인지 먹는 유원지의 개념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좀 더 질서정연한 시민의식이 아쉽기도 합니다.

쓰레기는 좀 되가져가주자고요.

 

* 도봉산: 지하철 1호선, 7호선 도봉산역 하차해서 입구매표소 10분 정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