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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수목원,식물원,휴양림

경기,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6월6일 현충일이 낀 연휴지만 7일 오전 아들은 등원하고, 열이 40도에 오르내리는 딸 때문에 걱정하다가

5월 말에 계획했던대로 가평 여행을 떠났어요.

온 가족이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서, 서울에서 가까워 연휴기간에 가장 막힐 만한 가평으로

오전 8시경에 떠났더니 크게 막히지 않고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10년 전 즈음인가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무작정가서 동네 아저씨를 잘 만나서 트럭 뒤에 얻어타고

구경을 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너무나 아름답게 몰라볼 정도로 단장된 모습입니다.

엉덩이가 들썩거릴정도의 비포장도로는 말끔해졌고, 주차장도 엄청 넓군요.

 

날씨가 더우니 오전에 둘러보고 점심을 먹기로 하고 나섰더니,

아직까진 후덥지근 하지 않아서 둘러보기 좋습니다.

 

 

 

 

 

 

전시회 및 축제일정이 1년 내내 있는데 6월은 아이리스 축제기간입니다.

붓꽃, 꽃창포 등의 한국산 아이리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나라의 품종들이 화사하고 아름다운 자태와 색상을 뽐내서

여기저기서 탄성과 셔터소리가 가득했어요.

 

살짜기 계곡물이 흐르는 곳을 보더니 양말을 벗고 들어서려는 아이들인데,

다시 발과 신발을 닦아 신기고 돌멩이가 들어가서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딸에게 싫은 소리를 아빠가 한 번 내었더니

저렇게 서럽게 한 참을 울었습니다.

몸도 아픈데다가 믿었던 아빠의 차가운 목소리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혔는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눈물만 질질 흘리는 딸을 보니 처량하기도 하고,

언제쯤 커서 몸과 마음이 조금 딱딱해져서 넘어가게 될지, 한 숨이 나오네요.

 

사실 좋자고 나온 여행길에, 아이들 연령이 어리면 예상치못한 부분들의 힘겨움도 함께 하는지라

너무 어릴 때는 우리 가족들만의 여행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잘 도와주시며 함께 하는 친정엄마와 하던가요.

물론 어려움을 함께 해서 왠만한 것은 두려울 것이 없이 아이들의 힘들것이라는 부분을 지레 짐작은 하지만

성인들도 어린 저 녀석들의 고집과 의욕 앞에 좌절하고 말때도 아주 많이...종종...있지요..ㅋㅋㅋ

 

 

 

 

 

 

그렇게 딸의 약간의 훌쩍거림 소리를 동반하며 언덕을 오르면 추억학습장이 나타납니다.

원목으로 된 집인데 시청각실도 있어 아침고요수목원에 대한 영상물을 시원하게 앉아서 관람가능하고

나와서는 몇 가지의 체험을 할 수 있어요.

아들은 잠자리피리를 만들어보겠다고 선택하고,

딸은 비누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지도해주시는 선생님들이 참 좋으시던데, 띵한 딸에게 다양한 모형틀 중에서 원하는 것을 고르게 하시고

상냥하게 마음을 슬슬 풀어주시게 하는 선생님 덕분에 딸의 표정이 좋아졌습니다.

토피어리는 가지고 가기가 힘들 것 같아서 제외했는데 아들과 딸의 체험비는 각 각 4천원으로

저렴한 편이네요.

 

 

 

 

 

12시 정각에 작동한다는 가든레일입니다.

작은 모형기차는 미국의 허드슨기차를 축소한 것이라는데 신나게 칙칙폭폭 작게 꾸며두신 예쁘장한 장소를

씩씩하게 철길사이로 다녀주어서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습니다.

주변으로 계곡도 있고, 등산복차림으로 다니시는 분들도 많으며,

가든레일의 주변을 비롯해 철제 혹은 나무 의자가 많아서 나무그늘 밑에서 앉아 아름다운 자연을 느껴볼 수 있어요.

 

 

 

 

 

멀리서도 이쁘니 가보자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달빛정원입니다.

하얗고 작은 교회당인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앉아볼 수도 있어요.

들어서는 길로는 하얗고 커다란 꽃을 비롯해 아름다운 이름모를 꽃들이 만발해있어서

결혼식장에 들어서는 기분이 나게 하는 곳입니다.

 

그렇게 구경하고 앞 쪽으로 내려오다보면 다양한 정원들을 마주 할 수 있어요.

오래된 듯이 빽빽하게 쭉쭉 내뻗은 나무들도 그윽하게 바라 볼 수 있으며,

가까이 나무들 옆으로 가면 세월을 말해주듯 함께 공생하는 이끼들과 새로운 생명들이 숨쉬듯 느껴집니다.

 

그새 사진찍는다면 나란히 의자에 앉았던 남매는

누군가가 꽂아두신 솔방울 가지를 서로 가지겠노라며 시끌 벅적.....

 

 

 

 

 

남편은 삐친 딸아이를 안고 달래가며 시원스럽고 화창스레 느껴지는 나무 길을 걸어 내려옵니다.

날씨는 좀 더웠지만 이런 푸르름이 아쉽고 아름다워 사람들은 더위도 마다한 채,

나들이를 많이 나오시는 6월인 것 같습니다.

 

그 초록의 힘이 강력하기에 조용히 느껴보기도 하는데

식물이고 사람이고 초록이 주는 건강함의 힘은 확실한 것 같아요.

작은 꽃이 예쁘다고 들여다보는 딸과 이제는 이름들도 알고,

좀 더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아들을 보면서 부부는 조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제가 친구들과 왔을때는 이렇게 다양한 꽃과 식물들, 볼거리가 있진 않았던 것 같은데

한옥찻집도 있고, 다양하게 조성된 갤러리와 샵들까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유명해진데는

확실히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원들도 시골스러운 곳, 분재원, 암석원, 허브원 등등 다양하고 꽃들이 정말 이뻐서

손이 많이 가시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최근에 심으셨구나 싶은 어린 묘목들도 보면서 이렇게 어르고 달래주고 관심을 보여줘야

아름답게 자라는 식물과 꽃들처럼 사람도 그러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관심이 도가 지나쳐 과욕스레 되면 안되는 것이므로 꾸준한 사랑과 물을 주고,

아프면 챙겨주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 가장 유용한 것이라는 마음도 갖게 해요.

 

 

 

 

 

제가 왔을때가 떠오르는 곳으로 탑골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도 무수한 기원을 가진 돌탑들이 가득했었는데, 사이사이로 졸졸 흐르는 계곡물을 맞으며

다양한 사람들의 뜻과 마음이 담긴 아름다운 돌탑입니다.

 

아들은 물줄기를 따르기 바쁘고,

딸은 그새 아름다운 단풍잎 하나를 집어들었습니다.

 

계곡사이로 짙게 드리워진 시원한 그늘밑으로 사람들이 많이 자리를 잡고

아이들이 놉니다.

참 편안하고 좋아보입니다.

 

우리는 식당 2층에 있는 굿모닝커피샵에 들어가서 시원한 시간을 가지기로 합니다.

커피와 아이들의 음료수를 하나씩 쥐어주니 좋군요.

 

내 아이들과 남편과 시원스런 잠깐의 휴식이지만 말이에요.

현실도 이러하지않을까 싶어요.

힘들고 덥고 짜증나지만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을 찾고

이렇게 시원한 곳에서 잠시 쉬어가고 다시 또 살아가는...

가끔 이정표없이 흘러가듯 힘겹게 느껴지는 현실도 있는데

가능하면 좋은 모습,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 많이 차분함을 되찾게 되는 것 같아요.

습관도 되었지만 그래서 나들이를 다니고 그 이야기를 올리고...일상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매체와 영화에서 마주하는 아침광장과 하경정원을 내려다보며 모두 와~해봤어요.

탁트인 언덕아래로 보이는 화사한 꽃들과 산들과 초록.....

우리도 모르게 마음이 풀리고 편안해지게 되죠!

 

얼른 쓰레기 버리러 오신 남자분께 가족사진 한 장을 부탁드려봅니다.

우리 가족 3명 혹은 아이들만 찍곤 했는데

제주 여행을 다녀오고나서 가족사진을 정리하면서 가족끼리 찍는 사진이 참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가족이 4명 모두 나오는 사진을

여행을 하면 꼭 한 컷은 남기려고 해요.

 

친구들과 함꼐 했던 추억을 말해주고,

현실의 가족들과 다시 추억을 만들기 좋은

아름답고 푸른 돌아보기 수월할 정도로 넓고 좋은 아침고요수목원이었습니다.

 

*아침고요수목원: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www.morningcal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