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으신 이웃분들을 초대했어요.
형부가 주신 열무김치가 맛있다고 남편이 이야기해서 새콤달콤한 열무비빔국수를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여름에나 어울릴 메뉴이지만,
뭐 우리 매운 것을 좋아라하는 주부님들에게 계절의 큰 영향은 없을것이므로
떡볶이도 좋아하시는 그분들을 초대해서 즐거운 국수런치 시간을 갖습니다.
이제 곧 아이들 방학도 있고, 개인 사생활에 바쁘실 어머님들을 위해 좀 더 여유있는 시간으로 급히 땡겼스와요.
열무비빔국수와 과일, 카레가루를 넣은 미나리전으로 간략하게 준비했는데
미소된장국이나 맑은 장국을 곁들였었다면 하는 뒤늦은 아쉬움이 남네용.
그냥 오셔도 되시는데 아이스크림이랑 과자랑 과일이랑 저를 위한 맥주까지 많이도 들고 오셨답니다.
아이들을 위한 오후일정이 있으시지만 모두 급히 맥주 일캔씩 하기로 해요.
사람을 만나고 잊혀져가는 무수한 일상들이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마주치는 좋은 사람들이 꼭 있기 마련이죠.
너무나도 재미있고 개성들이 특출나신 어머님들이시라 제가 참 좋아하고 자주 뵙고 싶은데
일상이 바빠서 자주 초대하지는 못해요.
항상 배려하시고 재치가 넘치시며 겸손하셔서 본받을 것도 많은 언니들이신데
이렇게 좋은 관계속에서 저도 사는 행복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족들과 비벼드시거나 하시라고 약간씩 싸서 가시는 길에 드립니다.
너무 메뉴가 간략해서 조금 죄송스럽기도 했는데
빠른 시일안에 좀 더 풍성한 메뉴로 다시 초대하고 싶은 분들입니다.
바쁘게 일하는 워킹우먼들 내 친구들이 오랫만에 오신답니다.
어찌나들 바쁘신지...그래도 얼굴을 봐야 또 안심도 되고 가족같은 지인들인지라 급히 만나기로 했어요.
남편도 일이 차고 넘치시는지라 나의 집으로 오라고 손 내밀었어요.
미나리, 당근, 호박, 가지, 냉이까지 모듬전으로 궈내서 담고, 토마토, 딸기, 귤을 올린 과일접시 하나...
친구가 좋아하는 간장소스를 뿌린 양배추, 상추, 바나나 등과 견과류를 넣은 샐러드
소주먹을 때 잘 드시는 지라 배추김치와 섞박지, 하이라이스를 준비했답니다.
놀러가서도 환상적인 바베큐를 선보여주시던 밍양께서
오늘은 본인이 자시고 시픈지 홍합을 가득히도 사오셨으와요.
왜 나의 메뉴가 부족하더냐? 하지만 그녀는 배가 고프다면서도 묵묵히 요리를 하십니다. 그려...
참을성도 농후하신 그녀는 저같으면 뭐라도 입에 쳐넣을만도 하려건만..
너무나도 우아하시고 농염적으로 홍합탕과 토마토 홍합스튜를 완성시키셨으와요.
뷰리플, 인크레더블~~~~
또 한 친구가 왔는데 저를 보고 화를 내드라고용.
제가 얼굴이 넘 하애서 캔 하나밖에 미리 안먹었는데 많이 먹은지 알고 그랬다나 뭐라나...
어째 그리그리하더니 저는 완전 체해서 친구들이 손따주고...남편이 등쳐주고 그랬습니다.
한 어언 십여년 만에 급체하신 것 같은데...
날 잡으면 이런다고...
그래도 저는 정신의 끈을 놓지않고 독서토론을 할까, 영화토론을 할까..논하는 그녀들에게
헛소리도 좀 찌끄려주시고...
전반적인 국문학의 세계에서 양자역학과 불교와 삼위일체가 천장을 타고 넘나드는 오묘하고 모호한 만남의 세계에서
음주보다도 더한 어지러움을 느꼈어요.
까빡스레 졸다가 다음 날 출근과 일상을 위해 새벽4시에 떠나시는 그녀들에게 빠이빠이....
우린 아직 젊은 체력이 아니거늘, 주무시지 않으시려거든 빨리들 떠나시지들...
너무 늦어 덜 위험스러울 것 같은 시간대라서 급히 쌩하니 현관문을 쳐닫고 잤어요.
저에 대해서 좀 더 본질적인 생각을 해보게도 하고 한 아이의 엄마이며 아내인 제 모습보다
친구로서의 인간적인 모습을 생각해주고 격려해주며 바라봐주는 애정어린 시선이 느껴지는 지란지교들이
오늘 밤도 참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네요.
이제 하도 와서 가족같기도 한지 남매와 남편까지 신경 크게 쓰지않는 너무나도 편한 우리들의 관계가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지속되기를 희망하며 끝을 보지못한 맥주들과 윤쌤 그녀의 곡물크랜베리빵과 코코넛 오일
선물을 흐드러지게 바라봅니다.
너무 힘들었지만 코코넛 오일 한 스푼 꿀떡 넘겨주면서
멀쩡스러워서 음주와 도보가 가능할 노년을 희망하며 몸에 좋은 것들의 섭취와 운동병행을 위해 노력해야하겄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해피뉴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