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족여행이야기>/시티투어

경기, 남양주> 조안면나들이, 주필거미박물관, 능내역

 

 

 

 아들이 가고 싶다던 주필거미박물관에 왔어요.

스파이더맨을 본 연유인지, 왜 오고 싶었냐고 묻자, 그냥 전에 올려고 했다가 못왔던 기억이 나서 오자고 했답니다.

싱거운 녀석~~~~

딸은 개학인지라 등원시키고 여유적적하게 부부와 아들만의 오롯한 시간을 가져봅니다.

동생이라고 이뻐하기도 하지만 귀찮기도 한 바, 오늘은 온전한 아빠와 엄마를 모두 가진 첫 째 아들로서

대해주려고 해요.

 

용문역에서 한 참을 더 들어가니 깊고 깊은 숲속에 주필거미박물관이 나옵니다.

아라크노피아 생태수목원도 함께 겸한 곳으로 동국대 생물학과 교수님 김주필박사가 마련하신 거미천국으로

세계최고, 세계최초의 거미박물관이에요.

 

 

 

 

수집과 기증을 통해서 거미표본, 광물화석, 야생화, 원예식물과 수목까지 다양한 전시관을 구성해두셨는데

개인적으로 이렇게 다양한 기초적인 자연적인 면에 관심이 계신 분이신지라 사뭇 대단스레 여겨졌어요.

거미박물관 본관은 2층으로 이뤄져있는데 다양한 표본들과 거미들이 있어서 좀 움찔스러웠으며

오래되어 훼손된 나비표본도 있어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새끼돼지와 토끼, 제가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쥐까지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아찔한 엄마는 아랑곳 없이 곳곳을 누비며 이름을 읽고 설명도 보면서 부자간은 재미있어 하길래 먼저 내려왔습니다.

 

 

 

뜨아..타란튤라를 만져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독거미 타란튤라의 특징을 알려주시고는 손바닥 위에 놓아주셨는데 긴장한 아이의 머리에서 땀이

흐릅니다. ㅋㅋㅋ

유순한 성격이지만 거미줄을 날릴 수 없어 떨어뜨리면 안된다는 주의사항에 아이는 매우 조심하는 눈치였어요.

거미줄 또한 항문에서가 아닌 비슷한 위치의 실젖이라는 부분에서 나온다는 사실과 바로 물면 사망한다는

작지만 무서운 독거미, 검은과부거미에 대한 이야기도 섬뜩했습니다.

새도 먹고 곤충도 먹는 다양한 거미의 독은 강력해서 뼈도 녹인다는데 쥐는 털과 꼬리만 남게된다는 군요.

설명을 들으니 더 무서워집니다.

 

 

 

 

야외로 나오면 위쪽으로 수목원가는 방향이 나오는데 꽤 울창스러워서 모기떼의 습격을 걱정하여

현미경관찰실로 갑니다.

눈과 더듬이 등 거미의 세부적인 모습과 특징을 볼 수 있어서 아이가 집중해서 내려다 봅니다.

박제된 동물들과 다양한 수집품이 있는 미술관도 들렸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도 진행 중이시던데 친절하시지만 환기나 환경개선 등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사설박물관이다보니 열심히 관리하심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거나 부족스러운 부분이 보여서 지원의 필요성을 느꼈고

개인이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놓으신 박물관이 오래오래 유지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맘이 생깁니다.

 

* 주필거미박물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 528

http://www.arachnopia.com/

 

 

 

 

맛집을 빠져선 아니되겠죠?

아들과 기와집순두부로 들어서서 녹두전과 생두부와 편육, 동동주 반되를 주문합니다.

유명하다는데 한옥스타일로 주인장으로 뵈시는 분의 커다란 문패가 자신감을 내비치시는 것 같아 좋아요.

다양한 다녀가신 유명인들의 싸인들이 벽면으로 다닥다닥 붙여있고, 외국인 손님도 보이고 분주했어요.

주문 후, 빨리 나온 편이었는데 겉절이, 콩나물무침, 깻잎나물, 콩나물무침, 오징어 젓갈 등 밑반찬도 괜찮았고

암튼 유명식당들이 갖춰야 할 맛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들이 너무나도 잘 먹어서 놀랍기도 했지만 함께 먹고 아이의 식성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허옇스런 강원도식 순두부를 그리 좋아하지않아 콩탕없이 이렇게 주문했는데 맛있었어요.

우리 아들은 또 오고 싶다하니 두부좋아하는 우리 딸의 입맛에는 잘 맞을지 재방문 해봐야겠습니다.

 

* 기와집순두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1리 169

 

 

 

 

고냥 갈 순없자냥....

딸의 하원이 한 시간 가량 남아있어서 전부터 오고 싶었던 능내역으로 은근슬쩍 밀어부칩니다.

중앙선의 간이역으로 이제는 폐역이 되었지만 자전거타시는 분들께 잠시의 쉼터로 보존되어 추억을 떠올리게 하네요.

 

철길은 매점으로 운영되고 있고, 아들도 걸어보면서 재미있어합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다보니 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않고 지하철 정도만 이용하다가 다 커서 만나게되는

오래된 기차역은 저도 나의 아들처럼 생소한 느낌이에요.

남편이 누나와 나가 놀았다던 해수욕장의 송정역과 모래시계의 대표적인 관광지 정동진역의 느낌도 그러하던데

춥고 덥고, 길고 긴 기다림이 가득한 장소인 것 같지만

오래 전 영화나 뮤직비디오에서 보던 청춘남녀, 혹은 모자간의 애틋한 이별의 장면이 스치면서

아련한 느낌의 장소같기도 합니다.

 

 

 

자전거대여소의 다양한 자전거가 보이던데 자물쇠로 꽁꽁 잠겨져있어 조금 거닐어 보기로 했어요.

자전거도로를 내려가는 나무계단쪽으로 친환경 생태체험마을 능내리 연꽃마을이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와우...

두물머리와 세미원과의 느낌과 비슷한 물가를 마주할 수 있답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가까이 가보니 생태마을인만큼 물고기도 커다랗게 살고 있고, 개구리도 폴짝...

머루터널을 지나 슬슬 피어나고 있는 연꽃에 취해 동네 한바퀴를 돌아보아요.

 

개구리밥과 부레옥잠, 연잎,,,

이제 여름은 한 풀 꺽여가는데 짙푸른 색의 자연을 한 여름이 그대로 인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능내역이라고 해서 폐역에 왜오나했다던 남편은 이런 좋은 장소가 있었냐며 맘에 들어하고

오자고 했던 저도 의기양양....

흐린 날씨여서 걷기도 좋고, 마음도 온화해지는 오후의 도보나들이,,

기분좋아져서 아들에게 부부사진도 권해보고..아웅..조아조아....

 

 

 

 

너무나도 아름다운 마을 능내역 연꽃마을...와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들던데

길은 넓고 완만하게 잘 닦여있고 뒤쪽으로는 전원주택 스톼일의 넓찍한 집들도 있어서

돈을 많이 벌면 엄마에게 좋은 집을 사주겠노라던 아들의 마음에 불을 지핍니다.

개인 수영장이 있는 넓은 아파트의 구입을 목표로 하던 아들을 흔들리게 한 전원주택의 초록은

욕심이 아닌 꿈으로 자리하길 바라는 바에요.

연꽃마을 체험관은 문이 닫혀있는 상태던데, 방문객들을 위한 홍보관으로 유지하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잘 사용하고 깨끗하게 돌아보는 시민의식이 뒷받침 된다면 더욱 다양한 곳들이 개방되고

유지보수 될텐데..아쉽기도 합니다.

 

큰 기대없이 돌아본 남양주 나들이게서 또 다른 힐링과 여유를 느끼고 돌아갑니다.

자주와도 좋을 나들이 장소에요.

 

*능내역 연꽃마을: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