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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엄마의 나들이

서울, 정릉> 정릉과 흥천사

 

 

 

 

 성북구에서는 좋은 취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가족구성원과 그 개개인의 연령과 취미, 학습에 맞춘 이러한 프로그램의 존재여부가 최근 감사하면서도

참여욕구를 일으켜 확인하게 하고 있어요.

달빛마루도서관에 갔다가 길위의 인문학이란 프로그램이 있어 관심있겠다 싶은 친구와 접수하였습니다.

 

조선역사의 현장을 성북구 주민들과 체험하는 행사인데 강연을 듣고 탐방을 하는 3차로 구성되어있는데

날짜와 시간을 맞춰 2차까지 참여하도록 접수하였어요.

그 첫 번째 강좌는 정릉입니다.

비가 오던 화욜 오전에 이금수 한국사강사분 강의를 듣고 다음 주에 정릉과 흥천사를 탐방하기로 했습니다.

조선의 무대였던 문경새재에 지난 주에 다녀왔던지라 눈을 반짝이며 재미있게 들었던 강좌였답니다.

 

 

 

오늘의 스페셜코너는 능침에 올라보는 것이었어요.

조선최초의 왕비 신덕왕후의 능으로 태조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역사적으로 불운하기도 했던 아픔이 있는

곳입니다.

매우 가파르지만 열심히 올라보니 하늘도 예쁘고 어제 내린 비로 인해 더욱 청명한 날씨를 자랑하는지라

선생님들의 재미있는 그러나 너무도 많은 역사적인 사실과 지식정보는 저만치로 멀어집니다.

 

 

 

두 그룹으로 나뉘어 이동하며 관람포인트를 들었는데 실록과 야사를 넘나드는 이야기들은 안타깝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니 역사의 재미가 이런데 있겠거니 싶었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있기도 한 장소이거늘 왠지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자손의 융성함을 위해 땅의 복을 받고자 깊이 묻었다는데 곡장을 갖췄음에도 바람이 스미는 듯한 외로운 느낌..

 

선생님의 열띤 설명과 사진까지 갖추신 준비성을 보면서 있자니 무리로 있어도 내 친구만 보이는구만요.

아는 것도 많고 알기위한 노력도 아끼지않는 지적인 나의 친구는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잘도 들었답니다.

학교다닐 때의 생각이 나네요.

 

 

 

태종에 명에 의해 현재의 자리로 이장(천장)해온 정릉은 홍살문에서 정자각으로 이어지는 참도가 꺽여있어서

일반적인 왕릉조영양식의 차이를 보인답니다.

묘 앞의 커다란 사각장명등도 크기 등이 고려양식을 계승한 것이면서도 특징적인 면이 조선과는 또 다르다는데

많은 미스테리와 아이러니가 넘실대는 장소군요.

글씨를 지우고 다시 새겼다는 비각과 수복방, 수라간도 살펴보고 정자각까지의 제향공간을 확인하고

슬슬 내려옵니다.

도토리가 너무도 많이 떨어져있고 유아들도 선생님들 따라 나들이 나왔던데 도심속에서 조용하면서도 경건하여지는

자연미를 갖춘 아름다운 정릉입니다.

 

* 정릉: 서울시 성북구 아리랑로 19길 116

 

 

 

 

다음 코스는 흥천사입니다.

정릉 옆의 작은 골목길을 드러서서 약간 올라가니 공사 중인 장소가 나왔는데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았으나

이 곳에서 사시는 분들은 땀 좀 흘리면서 사실 것 같네요.

새로 지어진 삼각선원의 정문에는 손잡고 오르는 집이라고 이쁜 글씨가 있으며 어린이집도 보이고 주차장이 보이는

넓다란 부지에 차례로 손을 보고 있는 흥천사의 모습이 보입니다.

흥선대원군의 지원으로 지어졌다는 흥천사의 대방은 H자여서 특별하다는데 그가 직접 쓴 현판이 걸려있었습니다.

시간이 맞지않아 주지스님을 뵙지는 못하였지만 관계자분께서 새로 지어질 것이며 역사에 나와있는 부분을 되살려

지어질 것이라 하시며 이쁜 손수건을 전해주셨어요.

 

 

 

유명하다는 종각의 진짜 범종은 덕수궁에 있다고 하며 금새라도 무너질듯한 극락보전은 쇠기둥을 받치고

어서 새로이 지탱할 수 있기를 바라는 듯 서있었어요.

그 오색 처마가 바래지고 기울어지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역사적인 진실과 비밀을 지니고 있었을지..

 

역사책으로 교과서로 만나는 역사를 넘어 나이가 들면서 만나는 역사공부의 재미가 솔솔해요.

그동안 배웠던 것들이 길게 연결되면서 깨우치는 재미도 있고, 그 모든 진실과 시간속에 내가 살고 있다니

신기하고 독특스럽습니다.

나와 뜻이 맞는 좋은 친구와 조선의 역사를 함께 하면서 즐거울 수 있는 시간...너무 좋았습니다.

조선비운의 왕, 경종을 만나는 2차 행사도 무척이나 기대가 됩니다.

 

*흥천사: 서울시 성북구 돈암동 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