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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이야기>/테마투어

제주> 3박4일의 넷째날

 

 

 

 3박4일의 일정의 마지막 날입니다.

길것도 같고 분주할 것도 같았는데 생각지못한 아이의 아픔으로 좀 더 여유롭게 일정을 내려놓고

천천히 돌아봄이 가능했던 봄날의 제주여행이네요.

 

오늘도 어디를 가볼까 생각하다가 제주의 자연을 느끼려고 오름을 선택합니다.

368개의 많은 제주도의 오름속에서 낮으면서도 아름다워서 아이들과 오르기 용이하다는 용눈이 오름입니다.

햇님이 방긋거리긴 하지만 뿌연것을 보니 서울의 하늘은 정말 쾌쾌할 듯 합니다.

 

 

 

용눈이오름은 이름처럼 귀엽고 깜찍했어요.

곡선미가 사라있고 구름과 함께 어울려 사방으로 살펴보면 다른 감각이 돋보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길을 따라 오르니 아이들은 정말 체력도 좋아졌는지 잘 올랐습니다.

한라산의 아래 중간산지역에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오름들은 화산섬이었다는 증거가 된다며

아들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따라 돌아보면 아름다운 풍경이 내려다보이고 깊은 곡선을 따라 걷다보면 오름의 언저리를

한 바퀴 돌아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다양한 구간을 확인하게 됩니다.

올라올 때는 딸과 왔는데 내려갈 때는 아들과 가게 되었습니다.

함께 걸으며 대화도 나누고 할미꽃을 만나 사진도 찍어보고..

앞으로 서울에 가서 해야할 일들과 떠오르는 질문들에 대한 대답도 늘어놓았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깊은 계곡이 있다는데 내가 낳은 아이라할지라도 그의 머릿속과 마음속은 잘모르겠어서

이렇게 사소로운 대화와 일상에 대한 관심이 서로를 잡는 끈이되리라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단순한 감정이 서로를 든든하게 지켜주니 말입니다.

 

* 용눈이 오름: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산28

 

 

 

아이들과 종달리의 다양한 곳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어느 담벼락, 어느 길거리 ....우리에겐 관광지로 유명한 곳들보다는 이렇게 여유있게 돌아봄이 더 필요했을지도 몰라

아들이 아픈 것은 이렇게 소소한 자연스런 제주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라는 지혜의 눈을 주신것 같습니다.

약복용을 했더니 컨디션도 좋았고, 마지막 날인지라 열심히 사진도 찍어주고

남매끼리 장난도 쳐가면서 좋았습니다.

 

파워레인져 용사들같은 포즈에 정말 사이좋은 남매포즈에 싸웠다 친해졌다를 반복하며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복잡다단하게 살아가겠죠?

 

 

점심은 순희밥상입니다.

아주 단촐한 한정식이라고 하면 좋을만한 순희밥상과 성게미역국정식을 주문합니다.

엄마의 마음이 묻어나는 식당이었는데 숙주나물과 무나물, 돼지고기볶음, 멸치볶음, 잘익은 열무김치,

생선구이 등으로 밥도 2공기씩이나 비웠습니다.

열이 나서였는지 입병이 난 아들이 조금 씹기를 힘들어해서 약간 남겼는데 성게미역국과 시래기콩나물된장국은

정말 엄마가 해주신 밥상의 느낌이고 뱃속이 든든했어요.

아주 잘 먹었노라며 아이들과 이쁘게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 순희밥상 :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823

 

 

 

 

밥먹었으니 카페에 가볼까나요.

인근의 바다는 안보여요 카페입니다.

남편은 매우 맛나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디크레마 커피와 생생함이 와락 온몸에 퍼지는 듯한 구좌읍의 당근쥬스,

아이들은 딸기스무디를 주문하니 2잔으로 나눠주시는 센스를 발휘해주셨어용.

고양이가 있어 함께 놀고 싶어했었는뎅 우리가족이 들어와서 나갈때까지 주무셔주는 냥이님은 어제 밤새셨나?

모빌, 엽서, 책들이 있고 아기자기함이 묻어나서 남자사장님과 조금 안어울리는 듯한 감성의 카페..

구좌읍 당근 한 박스를 사가면 좋겠노라 노래를 불렀는데 아무래도 서울와서 택배로 주문해야겠네요.

오고가는 도로에서 잔뜩 싣고 떠나는 트럭을 보고 계속 이야기했더니 남편도 구좌읍 당근을 외워버리신 듯 합니다.

 

조용한 작은 동네는 이제 슬슬 움트는 봄처럼 손님들이 왔다리 갔다리 하시던데..

바다는 안보여요 카페의 맛과 멋을 많이 전파하시길 기원해요.

아니 글쎄..맥주가 있었다는 슬픈 진실을 듣고야말았다는...친구들이랑 가보고 싶은 동네입니다.

 

* 바다는 안보여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884-1

* 감성사장님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photo_nc2u

 

 

 

 

비행기 시간까지 조금 널널스러워서 몇 년전에 찾았다가 맑은 바다가 아이들 뛰어놀기 좋았던 월정리로 가요.

공사중이었던 많은 곳은 카페가 되고 카페의 뒷쪽으론 밥집들도 많이 생겼더군요.

오빠밥줘, 그냥라면, 월정스테이션, 곱들락, 멘도롱 돈가스, 노리터...

다양한 카페들까지...

맑고 따뜻스러워보이나 일단 발내밀면 차갑기 그지없는 월정리에서 아이들은 양말신고 뛰어놉니다.

저 고운 모래는 어떻게 말려서 털어낸담? 깔끔떨면서 정리정돈을 해야하는 모두 나의 몱이라는 고정관념의

엄마는 맘에 안들기도 하였지만 엣따 노라라 하며 남편과 달콤한 귤을 까잡쉈네요.

노는 아이들의 입에 귤넣어주시러 봉다리 가지고 간 남편...

까긴 내가 깠는데 역시 모두 나의 몴..ㅠ,.ㅠ

 

 

 

인근 공사장 수돗가에서 양말은 벗어내고 모래만 털어내서 다시 신발을 신습니다.

추운줄도 모르고 들어가 한 참 놀더니 이제 슬슬 한기가 느껴지는 모양인지라 점퍼를 입히고 또 카페로..

우리 남편은 대체 제주에서 커피를 몇 잔이나 들이키시는지...그래도 잠은 잘자요.

 

월정리해변의 대표적인 상징이 된 의자들과 사진도 찍고..

팔팔하게 살아나서 안드셔서 뱃속이 가벼워지신 아드님은 점프도 하시어 사진을 남겼습니다.

 

 

 

 

지중해스타일의 카페에서 노닥거리며 어린 아가에게 과자도 쥐어주는 딸..

그러고보니 아들은 초등2학년이라며 아빠와 여행온 남자아이에게 순희밥상에서 후식으로 먹으라며

풍선껌을 건내기도 하였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나 잠깐의 인연으로 만나는 사람들...

앞으로 어떤 장소, 어떤 시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게될지, 우리 아이들의 인생의 인연들이 궁금해지네요.

서로 잘 보듬으며 만나고 헤어지게 되길 바래봅니다.

 

* 월정리: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월정리에서 가까운 또 다른 해안가, 김녕성세기 해수욕장입니다.

사진이 아름답게 나오기로 유명하여 관광객들에게 1, 2위를 순위짓게 하는 아름다운 해안가이죠.

조금 작긴 하지만 아이들과 맑은 물에서 사는 생물들도 다시금 확인해보고

뛰뛰빵빵 신나게 다시 뛰게 합니다.

 

* 김녕 성세기: 제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천혜의 자연이라더니 해가가고 달이가도 언제나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아주는

제주도...

항상 와도 다시오고 싶은 곳입니다.

바닷가에서 춥게 놀았는지 아들이 또 열이 납니다.

주문한 밀면 물, 비빔, 만두가 아쉬운데 역시 밀면은 부산에서 먹는 것이...장땡!!

아이들이 많이 성장했지만 예상치못한 부분도 생기고 무엇인가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은 사건에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그들이 더 튼튼해져서 함께 한라산도 등반하고 거문오름을 예약해서 방문하게 될때까지 제주도의 자연을

돌아보는 일정을 다시금 꿈꿔봐야곘습니다.

참 여유롭고 좋은 제주도...아껴주고 싶어요.